내게 다시 찾아온 아기, 그리고 현실
내게 다시 찾아온 아기, 그리고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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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0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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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한 번의 아픔 끝에 귀한 아기를 얻은 늦깎이맘

[특별기고] 나는 대한민국 임산부입니다


39세의 늦은 나이, 20135월의 신부가 되었다.
 

건강은 자신 있어서 금방 임신이 될 줄 알고 오히려 초에는 피임을 했는데 6개월 정도 되니 괜한 짓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10월부터 임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전혀 관심도 없었던 배란일을 체크하고 임신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작년 1월에 테스트를 했는데 줄이 희미해서 아닐 거라 부정하고 간 산부인과에서 임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정말 너무 기뻤지만 기쁨도 잠시 임신 시작은 현실이었다. 우린 맞벌이였는데 임신하게 되면 아이는 누가 돌보고 직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앞으로의 일들이 필름처럼 머릿속을 지나갔다.

결혼 초에도 나중에 친정 부모님과 집을 합칠 생각이었는데 집 문제가 급해졌다. 아직 초인데도 맘이 급해져 집을 좀 알아보러 다녔다. 임신 후 조심해야 한다는 걸 난 너무 간과했던 것일까 8주쯤 병원에 방문했을 때 심장 소리가 약하단 소리를 듣고 눈물이 왈칵 났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하혈을 했다. 유산이 돼서 난 소파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비와 유착이 안 되게 하는 영양제, 기타 등등 한 40만 원 정도 비용이 들고 임신 후 몇 번 병원 방문한 비용까지 한 달 새에 60만 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 이제 나의 아이는 없었다. 몇 달은 힘들었다.


그리고 딱 1년 후 기다리던 임신 계속 테스트 실패를 맛보고 불임 병원도 다녀볼까 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다니는 게 쉽지 않을 듯싶어 포기한 상태여서 여행이나 다녀오자는 생각에 오사카 여행을 준비했는데 출발하는 아침 혹시나 한 테스트에 선명한 두 줄!

기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여하튼 여행은 23일 일정으로 다녀오고 일주일 후 병원방문을 했다. 아기집 심장 소리까지 들으니 정말 눈물 왈칵 나며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내게 다시 찾아온 아이는 건강한 상태였다.

하지만 또 현실을 간과할 수 없었다. 올해 2월 임신하여 지금 27주차 친정 부모님과 살림을 합쳐서 편안하게 지내고는 있지만, 노산에 입덧이 얼마나 심했는지 5개월까지나 지속되었다. 출근해서 5~6번 구역질 하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악몽이다. 그나마 27주인 지금은 편안한 상태이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고운맘카드 50만 원 지원에 정말 기뻤는데 노산인 나에게 50만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지금 카드 잔액은 '0'이다. 앞으로 3개월 더 병원 방문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첫 시행 때는 20만 원이었다고 하니 그거에 비하면 2배인 건데.

아무튼 결혼 시기도 늦어지고 출산시기도 늦어지는데 노산이라고 고위험으로 분류해 놓고 지원해 주는 건 별로 없는 듯하여 슬프다. 나이 많은 엄마라 아가한테도 미안한데 돈도 더 많이 써야 하니 말이다.

나보다 먼저 결혼한 친구는 불임 병원을 2년 가까이 다니면서 인공수정에 시험관 돈은 수없이 깨지고 실패만 맛보고 포기한 상태였다. 다행히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자연 임신이 돼서 그나마 행복한 일이지만 그 시간과 비용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복지부에 글을 한번 올린 적이 있다. 답변은 인공수정, 시험관인 경우 각각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는 구태의연한 답변이었다. 그걸로 모르고 글을 올린 것이 아니다. 현실과는 너무나 맞지 않는 복지시행을 수정하란 뜻이었는데.

주위에서 보면 보통 5년 이상은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럼 그 비용은 고스란히 개인이 부담을 져야 하니 말이다. 정부에서는 출산 장려를 하면서 정말 현실성 있는 복지시행은 내놓지 않고 있다.

나 또한 출산 후 육아비용을 늘 걱정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돈이란 말이 와 닿는다. 출산준비물, 병원출산비용, 조리원, 예방 접종 등등. 늦은 출산에 아이를 하나만 낳으려고 했지만, 출산이 가까워지니 혼자일 아이를 생각하니 하나 더 낳아야 하나 고민이 찾아왔지만 결론은 한 명 출산으로 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부모인 현실이 슬프다. 전에 우리 부모님은 능력도 안 되는데 애를 셋이나 낳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이 정말 죄송스럽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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