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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로 키워요

응팔의 딸 진주를 자라게 한 '공동육아'

ja.yoon@ibabynews.com


숱한 화제 속 최근 종영한 '응답하라 1988',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에 집중된 드라마인 듯 보이지만 가족의 사랑, 쌍문동 골목 이웃 간의 정 등 많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공감을 얻어냈다.


그중에서도 각각 매력 만점인 주인공들의 동생이자 골목의 딸 역할로 모든 이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던 진주. 진주는 진주 엄마가 돌볼 수 없을 때, 어디든, 누구에게든 맡길 수 있었다. 진주 엄마는 동네사람들을 믿었고 동네사람들 역시, 당연하게 진주를 맡아줬다. ‘공동육아’라는 말이 없어도 당연했던 시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데 맡겨도 될까?’가 아닌 ‘급한 일이 생겼는데 잠시 맡아줘’가 가능했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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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88' 마을에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진주. 그 시대 공동육아는 자연스러웠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마을에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진주. 그 시대 공동육아는 자연스러웠다. ⓒTVN

 

◇ 내 아이를, ‘우리 아이’로 만드는 공동육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에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물론 무턱대고 옆집에 아이를 맡기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같이 아이를 키우고 공동 또는 품앗이로 이웃끼리 아이를 도울 수는 있다. 요즘은 이를 ‘공동육아’라 한다.


공동육아는 1990년대 시민사회 활성화로 인한 생활공동체의 등장이 배경이 됐다. 핵가족화가 진행되기 전에는 이웃끼리 서로서로 돕는 것이 가능했지만, 핵가족화로 인한 비교적 고립된 육아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공동육아’인 것.


공동육아란,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것을 말한다. 공동육아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사)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은 공동육아는 형제자매가 적은 요즘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부모들도 스스로 가꾸어가는 삶의 소중함을 더 넓은 공동체 차원에서 실현해 가는 것이 ‘공동육아’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와 같은 과거에 비해 현시대 엄마들은 고립된 육아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양육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한 대응으로 작게는 소모임에서부터, 지역사회 커뮤니티, 관계부처의 공동육아나눔터로 진화돼온 것이 ‘공동육아’다.


◇ 골목 육아에서 ‘공동 육아’로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회도 진출하는 등 활동을 하는 마을공동체 함께누리. ⓒ함께누리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회도 진출하는 등 활동을 하는 마을공동체 함께누리. ⓒ함께누리


내 아이를 내가 키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을과 이웃이 함께 키워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무엇보다 든든한 일일 터. 이 같은 느낌은 7~80년대 감성이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지만 공동육아를 진행하면서 육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엄마들은 지금도 존재한다.


"다양한 연령대 아이들이 모이고, 엄마들끼리도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면 스트레스가 자연히 해소된다. 내 자녀를 내가 아닌 이웃과 소통하면서 함께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옛날 한 동네에 살던 것이 떠오를 때도 있을 정도다."


공동육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구 아무개(43·서울 마포구) 씨는 ‘내 아이는 내가 직접 키워야 한다’는 주의였다. 하지만 외동이었던 아이는 외로워하고, 엄마도 나홀로 육아에만 전념하기엔 재미없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광진구 마을공동체 ‘함께누리’를 두 아이와 이용하고 있는 임희남(43·서울 광진구) 씨도 “공동육아,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끼리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엄마들의 감정을 공유할 동네 친구들이 많아진다는 점이 굉장히 큰 메리트”라고 전했다.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는 엄마와 아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육아공동체의 참여하는 대부분의 엄마들은 엄마들끼리의 유사한 고민과 경험의 공유, 자녀와 또래의 상호작용 등을 염두하고 모인다. 그 속에서 아이는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게 된다. 모이는 엄마들의 일상 속에서 아이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무엇이든지 생활 속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쉽다.

 

◇ 공동육아, 더 넓은 마을로 확대하려면


현재 공동육아는 지역 내 도서관이나 주민센터, 커뮤니티센터, 작게는 아파트의 한 공간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각종 공동육아에서 이뤄지는 엄마,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은 품앗이 육아로 발전하는 주된 경로역할도 하고 있다. 공동육아가 좀 더 활성화되면 ‘응답하라 1988’ 속 진주를 현재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안정적인 공간 확보가 되지 않으면 공동육아는 확산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지원연구팀 유해미 연구위원은 “지역 내에서 자발적으로 품앗이 육아를 시도해도 안정적인 공간 확보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은 부모들이 육아품앗이 사업에 참여하곤 한다”며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공동육아를 위한 공간 확충은 일차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공동육아를 원하는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중 하나인 ‘품앗이 활동 역량’에 대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도 높다. 육아정책연구소 연구기획팀 김문정 전문연구원은 “지자체 기관 프로그램과의 적극적 연계를 모색하면 활동을 보다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며 “공동육아 내실화를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 컨설팅 등의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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