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과 배에 열이 많은 경우 얼굴 쉽게 빨개져
[기고] 일산 함소아한의원 윤종현 대표원장
친구들과 같이 노는데 혼자 유난히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가 있습니다. 한 번 빨개진 얼굴은 가라앉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빨개진 색도 더 진합니다. 왜 그럴까요? 얼굴의 모세혈이 다른 아이들보다 피부 겉으로 더 올라와 있어서 혈액 공급이 많아진 것이 눈에 띄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보다 교감신경 흥분이 민감해 빠른 시간 안에 혈액 공급량을 늘리고 혈액순환 속도도 빠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가슴과 배에 열이 많은 경우 얼굴이 쉽게 빨개진다고 봅니다. 몸속에 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아이는 다른 아이에 비해 더 많이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높은 곳에 올라가길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잘 때도 가만히 자지 않고 찬 곳을 찾아 찾아다니며 몸을 식히려고 해서 맨바닥을 좋아하고 굴러다니면서 잡니다. 또, 더위를 많이 타고 물을 많이 마시는 편입니다. 스스로 속열을 식히려는 몸의 반응입니다.
이 경우 빨개진 얼굴보다 아이가 더위 먹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더운 여름철에 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식욕이 떨어집니다. 온종일 땀을 흘리면서 돌아다니니 유난히 피곤해하기도 합니다.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아니더라도 만약 아이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더위를 먹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럴 때는 뛰어노는 것을 삼가고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 스스로 몸의 열을 식힐 수 있는 음기를 보충해야 합니다.
식단에는 쓴 채소를 포함시켜주셔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채소 먹기를 싫어한다면 과일과 채소를 1:1 비율로 갈아 주스로 마시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 마실 때는 생수보다 보리차를 챙겨주시고요. 생수를 마실 경우 배 한 조각을 얇게 잘라 물에 넣어 마시면 갈증을 풀어주고 진액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 체력 고갈이 왔을 경우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2:2:1 비율로 끓인 ‘생맥산’에 도움이 됩니다. 기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오미자만 보리차에 섞어 먹어도 좋습니다.
그래도 땀이 많이 나고 피곤과 갈증을 호소하는 아이라면 몸을 시원하게 하는 물 기운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를 평소보다 일찍 재워주셔야 합니다. 충분히 숙면을 취하면 필요 이상으로 발생되는 열을 진정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가 오후에만 얼굴이 빨개지고 화끈거린다면 ‘음허증’일 수 있습니다. 몸 전반적으로는 물의 기운이, 장부로는 신장의 기운이 약해져서 나타납니다. 이럴 때 한방에서는 숙지황이라는 약재를 처방합니다. 가정에서는 해조류나 생선 등 해산물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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