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난임 부부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 기고 = 조호상
  • 승인 2017.04.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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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둘 중 누구 잘못이냐"고 물어야 되나요?

[특별기고] 난임 부부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임신이나 결혼에 대해서 막연하기만 했던 30대 초반. 그때부터 산모교실 MC로 활동한 지 어느덧 1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간 많은 얘깃거리와 함께, 만난 예비맘만 해도 대략 2만 5000여명이 넘으니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은 약 3만명은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와 달리 결혼한 지 6년차인 우리 부부는 난임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져 있다.

고백하건데 사실 난 처음에는 아이를 원치 않았다. 그러나 어디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혼자 뜻대로 되는 것이랴. 2세를 간절히 원하는 아내의 꿈을 함께 이루고 싶었고, 좋지 않은 몸상태이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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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난임부부처럼 힘들때도 많다. 그래도 서로 다독여가며 파이팅하고 있음에도 간혹, 아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상상도 못했던 질문으로 나를 힘들게 만들 때가 있다. 질문의 흐름은 마치 짠 것처럼 거의 같은 형식이다.

"슈렉 씨~ 결혼은 하셨어요?"


"네~ 6년차입니다."


"아! 그럼 아이는 있으세요."


"아직 없고요. 저희는 난임부부에요."

잠깐! 난임부부를 공공연히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처음 1~2년은 난임부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난임이라는 것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는데, "왜 아이가 없냐", "언제 갖냐" 등등 불필요한 질문이 많아 미연에 예방하고자 바로 핵심단어를 쓰게 된 것이고 그 효과는 나름 괜찮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사람들은 '난임부부'라는 말에 안쓰럽다는 듯 뒷 말이 따라온다.

"아! 그러시구나~ 안되셨네요. 그럼 누구 잘못이에요?"


"!!!!!!!!!!!"

'응? 누구의 잘못? 이게 뭐지? 왜 물어보는거지?'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몹시 당황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일찍히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기분이 나쁘기 보다 왠지 부끄러웠다. 나중에 누구 몸이 문제인지 고민까지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난임에 있어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듯한 질문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례하다는 것을 반복적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그들은 걱정스러워 하는 얘기겠지만 대답하기가 난감하고 기분이 나쁘다. 물론 남의 얘기가 궁금한 사람들의 심리는 이해한다. 나 또한 그러니까.

다만 때론 단순한 궁금증이 누군가에게는 매를 맞는 것보다 심한 아픔과 불쾌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아이가 없는 것보다 이런 현실이 더 슬프고 힘드니까 말이다.

앞으로는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고 해도 "누구의 잘못이에요?"라는 질문보다 "아. 그러시군요"하고 담백하게 넘어가 주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길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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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상(MC 슈렉)은 베이비뉴스에서 진행하는 산모교실 '맘스클래스' MC이자, 합정역 근처에서 '엉클조빠'를 운영 중이다. 그리고 신혼 때보다 더 즐거운 결혼 6년차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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