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낼모레인데..” 마이너스 인생의 그들
워크아웃 건설사 임금 체불..직원들 ‘마이너스 인생’ 전락
중견건설사에 다니는 A부장. 승승장구하면서 20여 년을 건설사에 몸담았지만 요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잘나가던 건설사가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고통이 시작됐다. 이 중에서도 경제적인 고통이 가장 크다. 임금이 수개월째 밀리다 보니 카드 대출로 연명하고 있고 이마저도 이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그는 "아이들의 학원까지 끊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며 "후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등 경영위기를 겪는 건설사 임직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임금이 제때 나오지 않아 은행 빚으로 연명하고 일부는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해 가정 해체 위기까지 맞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2년째인 B사는 올 들어 월급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임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월급을 받아 여기저기 지출했던 생활패턴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고참 직원들은 적금을 깨 생활하고 있고, 젊은 직원들은 신용카드나 이미 개설해 놓은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C씨는 "오피스텔 한 달 임대료가 50만원인데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도 없고 해서 마이너스 대출로 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조만간 대출 한도가 넘어갈 텐데 방법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직원 중 일부는 결혼 연기까지 고민하고 있다. 직장이 불안정하다 보니 결혼에 자신이 없고, 결혼을 하게 되면 당장 신혼집도 구해야 하는 등 결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기업의 한 부서장은 "임금이 제때 나오지 않으면서 올해 결혼계획을 잡았던 직원들이 결혼을 연기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언제 될지 장담을 못해 답답하다"고 밝혔다. 그는 "남아 있는 자산이라도 팔아 임금체불을 해소하고 싶지만 채권단에서 모두 팔아 치워 내다 팔 자산도 없다. 채권단에 긴급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해도 번번이 거절당한다"라고 토로했다.
집을 팔아 전세로 옮긴 직원도 있다. 한때 성원건설에 다녔던 D씨는 임금체불로 인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경기도 남양주에 있던 아파트를 팔고 옆 동네 전셋집으로 이사를 했다. D씨는 "처음에는 회사가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믿고 기다렸는데 몇 달이 지나도 월급이 나오지 않아 힘들게 보냈다가 결국 집까지 팔고 이사를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shin@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신홍범 기자 / 베이비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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