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부진, 반드시 비싼 영양제나 보약이 필요할까?
성장 부진, 반드시 비싼 영양제나 보약이 필요할까?
  • 칼럼니스트 이대용
  • 승인 2018.05.29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흔한 소아질병 Q&A] 또래보다 작은 아이
성장 부진의 원인으로는 기질적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심리적 요인이나 아이에 대한 방임, 잘못된 영양 공급 같은 비기질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성장 부진의 원인으로는 기질적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심리적 요인이나 아이에 대한 방임, 잘못된 영양 공급 같은 비기질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서구화된 식생활과 영양 상태의 개선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신체가 이전에 비해 많이 성장했습니다. 실제, 평균 신장과 체중 등의 수치는 과거 10~20년 전의 기록들과 비교해봐도 부쩍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청소년에서 보이는 현상만은 아니며, 0~1세 영유아나 3~4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영유아에서도 성장부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그 부작용이나 과잉 기대와 투자로 인한 폐해들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Q. 우리 아이가 작은 것 같아요

먼저 성장 부진이라 하면 무엇일까요? 성장 부진이라 하면 또래 아이에 비해 키, 몸무게 성장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며, 외부에 나타나는 원인 없이 체중이 증가하지 않거나 감소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것이 단순하게 같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앞 순위에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리원 동기모임에서 우리 아이가 가장 작고, 어린이집에서 작은 편이라고 해 모두 성장부진으로 판단하고, 값비싼 영양제나 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성장 부진의 원인으로는 기질적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심리적 요인이나 아이에 대한 방임, 잘못된 영양 공급 같은 비기질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급한 것처럼 주변 친구들에 비해 키가 작거나 체중이 적으면 모두 성장 부진일까요? 꼭, 그렇게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연령, 같은 성의 아이들의 평균보다 2 표준편차 미만이거나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를 저신장 혹은 저체중이라 하며, 일정 기간 동안 백분위수 곡선이 2개 이상 밑으로 떨어지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영유아검진 혹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장곡선에서 3퍼센타일 아래이거나 점차 곡선이 감소할 때 성장부진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진료실에 ‘우리 아이가 작아요’ 하면서 찾아 오는 경우의 상당수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많으며, 정상 범위 내에서 키가 작거나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범주에 속하는 아이들에게 과잉의 기대나 각종 보약 혹은 쓸데 없는 영양제 같은 불필요한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아이 고기 사먹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Q. 성장 부진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성장부진 환아는 식이 섭취 및 식습관에 대한 이력과 신장, 체중, 두위 등의 정확한 신체 계측, 가족력 등을 통해 성장 부진의 유형을 판단해야 합니다. 신장과 두위는 정상 범위(신장은 다소 적을수도 있습니다만)면서 체중만 적게 나가는 저체중형의 경우 적절하지 못한 영양 공급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체중 뿐만 아니라 신장 또한 작은 경우나 두위까지 모두 작은 경우는 가족력이나 출생력, 또는 기질적 질환에 대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빈혈이나 영양 관련한 각종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필요시에는 성장판 검사나 갑상선 기능 검사, 성장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체형이나 어린 시절 성장 기록 등을 확인하고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성장 부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장부진으로 진단됐을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과잉 영양이나 보약 등을 통한 개선이 아닌, 적절한 원인에 따른 따라잡기 성장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질적 원인이 있는 저신장형 영유아에게 무조건적인 고열량식을 공급하였을 경우에는 신장의 개선이 아닌 단순 비만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기질적 질환이 발견됐을 경우에는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통해 성장부진을 개선해야 합니다. 거의 모든 유형의 성장부진에서는 적절한 영양 치료가 필요한데,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이거나 부진시에는 입원 치료를 하여, 정맥 영양을 통한 열량 공급이 도움될 수도 있으나 일반적인 영유아에서 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따라잡기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공급,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합니다. 단기간에 걸친 효과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체중 증가와 식욕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입이 짧은 아이의 경우도,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먹는다거나 다른 음식들(음료, 우유, 군것질 등)로 배를 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습관 확인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질적 원인이 없는 저신장형의 경우에는 내분비 전문의에 의한 추적관찰 등을 통해 필요시에는 성장호르몬과 같은 치료가 도움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 공부할 때, 무조건 비싼 학원이나 과외만 시켜주는게 부모의 역할이 아닙니다. 그런다고 무조건 성적이 잘 나오는게 아닙니다. 자녀의 공부에 있어 돈으로 때우는 행위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성장 부진이라고 해 무조건적인 비싼 영양제나 보약만 찾는 것은 아이 성장을 돈으로 해결해보겠다는 것밖에는 안됩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고, 장기간에 걸친 노력과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이대용은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이며 소아위장관영양 세부전문의이다. 위장관 질환과 모유영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2017년에 태어난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는 책과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는 다름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