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은 행복한 보육교사입니다”
“나는 아직은 행복한 보육교사입니다”
  • 정리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2.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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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수기공모전 당선작②] 경기도 고양시 지혜나라 어린이집 이혜성 보육교사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와 베이비뉴스는 가정어린이집 보육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알아보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육교사를 격려하기 위해 영아중심어린이집 보육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보육수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을 매월 1편씩 소개한다. 두 번째 소개작은 경기도 고양시 지혜나라 어린이집의 이혜성 보육교사 ‘나는 아직은 행복한 보육교사입니다’ 작품이다.

어느덧 보육교사로 근무한 지 5년이 돼가는 지혜나라 어린이집 이혜성 교사입니다. 요즘은 TV 뉴스나 신문 등 각종 언론에서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아 누가 직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당당히 보육교사라 말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처음 보육교사를 시작했을 때는 그저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사랑하기만 하면 훌륭한 보육교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아이들을 사랑만 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보육교사가 무엇인지, 어떤 직업인지를 아프게 배우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의 나의 작은 행동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내가 돌보는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조심스럽고 불안하고 자신감을 가지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초보 교사시절이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의 작은 섭섭함이 보육교사인 나에게 커다란 무기가 돼 돌아오는 것을 깨닫는 기간 동안 많은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한 걸음씩 나아갔던 원장님과 보육교사 동료들이 없었다면 5년이라는 시간동안 보육교사라는 직업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처음 어린이집에 출근하는 나의 하루가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으로 시작할 거라는 꿈을 가지고 시작한 초임 보육교사의 일은 3월 달 적응을 시작하며, 울음바다가 돼버린 어린이집과 그런 아이들을 때리거나 구박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학부모님들의 못마땅한 눈초리에서 처절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한 번 더 안아주고 싶고 보듬어 주고 싶었던 마음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나 하는 좌절이 저를 하루하루 지치게 했습니다. 더군다나 몇 년 전부터 계속 떠들썩한 아동학대뉴스도 자긍심이 불안한 초임 보육교사에게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게 무서운 이유가 됐습니다.

아이들을 안아주는 내 모습이 CCTV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손을 잡고 걸어가는 내 모습은 아이를 끌어당기는 거친 모습으로 보여 지지 않을까? 교사들의 진심과 사랑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메마른 CCTV만으로 평가되고 해석이 된다는 게 마음이 아픕니다. 얼마 전 내가 근무하는 어린이집의 어머님께서 CCTV를 보여 달라는 요청을 하셔서 처음으로 메마른 모습의 나를 보게 됐습니다. CCTV를 학부모님께 보여주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거치고 요청 기간을 다운받고 준비하는 일은 처음이기도 했고, 아동학대 의심과 관련된 일이라서 원장님과 교사들 모두 마음이 힘들어 하루하루 제대로 근무하기 힘들었습니다.

학기 초부터 적응을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상담하며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던 원장님은 배신감에 3월부터 얼마 전까지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방법이 있다면 하나도 빼지 않고 노력했던 저는 허탈함에 무너졌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막상 CCTV를 열어서 2개월간의 영상을 돌려 보게 되니 내가 그 동안 툴툴거리며 참석했던 교사 힐링 교육과 어린이집 일과 집안일을 끝내고 밤을 지새우며 들었던 수많은 의무교육, 원장샘의 잔소리처럼 들었던 존중과 공감의 돌봄 등의 수십 가지의 교육받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흘러갔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을 들은 대로 완벽하지는 않아도 ‘아~~내가 그동안 이걸 실천하고 있었구나’ ‘내가 이걸 잊지 않고 있었구나’ CCTV속 나를 보자 뜨거운 눈물이 왈칵 나왔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아동학대를 의심하시던 어머님도 열람 후에 아이의 말만 듣고 오해했다며 힘들었던 CCTV열람의 사건은 마무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돌아서 집에 돌아온 저는 다시 한번 보육교사로서의 자괴감에 빠지게 됐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걱정하던 남편과 친정 부모님께서는 보육교사를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얘기했습니다.

어떤 직장이든 사건과 사고 그리고 일의 많고 적음이 있겠지만 이렇게 늘 죄인처럼 학부모님의 기분을 맞춰주지 않았던 죄만으로도 열어보면 뭐든 걸리게 돼 있다는 사람들의 편견으로도 아니 이건 사실일지도 모르지요. 그렇다고 많은 직장인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징역을 받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유죄인지 무죄인지도 결정되지 않은 동안 죽음 보다 더한 손가락질과 고통을 받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에 보육교사는 직업이 무섭고 진저리가 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은 보육교사로서 버티기 두려운 마음이 들어 “내년에는 차라리 다른 직장을 알아보겠다”고 원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슬프게 웃으시며 “가지 말라고 말리기도 힘든 게 보육교사라는 우리 직업이다 그지” 라고 말씀했습니다. 예전에 교사 힐링교육을 갔을 때 강사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 “남의 아이 보다가 내 아이 하루 못 보게 하지 마세요”라며 뼈있는 우스갯소리를 해주셨는데, 이번 어린이집 일을 겪으며 저에게는 크게 깨닫는 내용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수많은 애정표현들이 아이에게는 원하지 않는 스킨십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번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니 다시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니 많은 좋은 이야기들이 이제야 이해가 되고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에야 조금 웃을 수 있을 만큼 CCTV열람사건으로 고통 받았던 저에게는 원장 선생님의 부탁과 강요를 통해 퇴근 후 투덜거리며 갔던 많은 교육이 나에게 피가 되고 뼈가 돼 나를 지켜주었구나라는 생각에 대체교사 구하기도 어려웠던 어린이집 형편에도 매번 교사교육을 보내주신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매년 보육교사들의 교육이 보육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으로 더 많은 교사들에게 교육받을 기회가 자유로워지고 실제 어린이집 생활 중에 필요했던 내용들로 구성돼 발전하기도 바래봅니다. 

이러한 것들이 쌓여 교사들이 좀 더 부모님들께 신뢰를 주고 어린이집이 영유아와 학부모가 행복해질 수 있는 대한민국의 시작이 되기를 또한 바라봅니다. 선생님의 이러한 마음과 깨달음을 글로 써보라고 하시는 원장님의 잔소리에 다시 한번 나를 뒤돌아보는 마음으로 이글을 써봤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웃음과 행복이 전부인 보육교사들의 마음을 담은 글을 읽어보시고 조금만 더 어린이집을 믿고 소중한 나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주신다면 모래위에 성처럼 작은 오해에도 부서져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는 믿음과 사랑의 새로운 이름으로 어린이집이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는 아직은 행복한 대한민국의 보육교사입니다. 그리고 우리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행복한 아이들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가 돼가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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