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으로 다시 들여보내라는 것인가
뱃속으로 다시 들여보내라는 것인가
  • 소장섭 기자
  • 승인 2010.12.03 23:4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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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 숨겼다 들킨 '출산비 25만원' 육아휴직급여 중단 사태에도 '나몰라라'

30%도 3%도 아닌 0.03%라니 참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 의료기관 외에서 출산한 임산부 중 건강보험에 따른 출산비 지원을 받은 임산부의 비율입니다. 가정 또는 병원 이동 중에 출산한 경우에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받지못하고 있는 이가 거의 대부분인 것입니다.

 

건강보험의 출산비 지원과 같은 제도를 알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책임일까요? 아닙니다. 한 개인이 건강보험의 세세한 지원책을 꿰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인생에서 자주 찾아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습니다.

 

가정이나 병원이동 중에 출산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냐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 출생아 수의 합계는 140만 7,234명이고, 요양기관의 분만건수는 137만 1,587건이기 때문에 요양기관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3만 5,647명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중 출산비를 지급받은 산모는 1,006명에 불과해 결국 3만 4,641명이 출산비를 지급받지 못한 것입니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닙니다.

 

제도가 이런 지경이면 무슨 대책이 나와야하는게 당연한데 주무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다뤄졌지만 해명자료를 냈다거나 보완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제도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홍보대책은 고사하고, 국회의 지적에 대해서도 나몰라라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23일부터 산전후 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 지급이 전국적으로 중단됐다는 소식도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한겨례신문을 통해서 이 사실이 알려졌고, 진보신당에서는 "정부는 틈만 나면 아이 낳으라고 국민들을 다그칠게 아니라 제 할 일이나 똑바로 하기 바란다"고 호통을 쳤습니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입니다.

 

정부는 현재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따라서 내년부터 육아휴직급여를 임금의 40%까지 지급할 계획입니다. 물론 이 계획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간과한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과 상대적으로 급여가 적은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종전 50만원의 두 배인 최대 100만원까지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소식이 출산을 앞둔 부모들에게는 희소식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부모들은 다시 한번 절망합니다. 육아휴직급여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아이를 낳아야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높은 육아비용이 부담돼 아이 낳기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실정인데 육아휴직급여 중단이 말이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묻습니다. 주겠다고 약속한 것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나오는 아이를 뱃속으로 다시 들여보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이냐고 꼬집고 있습니다.

 

일련의 사태의 핵심은 정부의 태도에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제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펼치고도,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입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도 못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 흔한 보도해명자료조차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놓은 정책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데, 내년부터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 진정으로 반성해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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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 2011-04-22 16:10:00
부모들은 절망.
아이 낳으라고만 말하고 높은 육아비용엔 나몰라라~하고.

tenys**** 2011-02-22 23:39:00
아아 낳으라고만...
홍보하고 광고 만들 자금은 있으면서..
다른데 지원할 예산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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