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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혼모, 필리핀 미혼모와 만나다

코피노 만나는 순간 한국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외모에 눈시울 붉어져

jw0703@ibabynews.com

여성과 아동의 권익을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을 다짐하며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필리핀 미혼모 .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여성과 아동의 권익을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을 다짐하며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필리핀 미혼모 .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사단법인 한국미혼모가족협회(대표 김도경, 이하 협회)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 동안 필리핀 마닐라로 미혼모와 자녀들 18명이 문화탐방과 간담회를 다녀왔다고 18일 전했다.

협회 가족들은 마닐라의 대표적인 문화, 역사적 장소를 둘러보고 지난 7일 마카티의 세인트 자일스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협회 가족들과 코피노(Kopino 한국남자가 아빠인 아이들)가족들, 코피노 지원단체 드림컴트루 재단, 여성단체 GABRIELA, 아동인권단체 ARCSEA가 참석해 4시간 동안 진행됐다.

간담회 시작 전 협회 가족들은 코피노 가족들을 맞이하며 눈시울이 붉어져서 시작을 잠시 늦춰야 했다는 후문이다. 한국 엄마들은 필리핀 엄마들의 손을 잡고 들어온 코피노 아이들을 본 순간 너무나도 한국 아이의 얼굴을 한 아이들을 홀로 키우는 그들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미혼모로, 한국남자의 아이를 키우는 공통점 때문이었는지 한국 미혼모들과 필리핀 미혼모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눈으로 인사를 나눴다.

간담회는 참여 단체들이 각 단체 소개와 멤버소개를 시작으로 첫째 두 나라의 미혼모(한부모) 지원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와 둘째 각 나라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협회 관계자는 “특히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낙태와 이혼이 금지돼 있어서 필리핀에서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더욱 궁금했었다”고 전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미혼모가 많은 필리핀은 이혼이 힘들기 때문에 사실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도 많고 외국남자의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많은데 코피노가 상대적으로 많다. 필리핀은 한국에 비해 미혼모가 성적으로 비난받거나 여성의 책임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은 덜했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몇몇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양육비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코피노 가족들도 늘고 있다.

필리핀은 현금성 지원은 없지만 여러 할인제도와 무료 교육지원 등이 있고 소득이나 재산 여부에 관계없이 한부모는 모두 똑같은 지원을 받는다.

셋째로 여성이 결혼여부, 나이, 경제력과 상관없이 아이를 선택했을 때 ‘과연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 나눴다. 필리핀 여성단체 가브리엘라의 국제교류담당자인 Joan Salvador는 “아이를 선택한 여성을 국가에서 돌봐주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라며 특히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은 꼭 국가에서 책임지고 무상교육을 제공해야 된다”고 말했다.

협회 미혼모들과 필리핀 미혼모들, 단체들은 간담회 시간을 훌쩍 넘기도록 여러 질문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코피노지원단체 드림컴트루, 필리핀 여성단체 가브리엘라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두 국가 간 여성의 유대를 강화하고 앞으로 여성과 아동의 권익을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을 다짐하며 자매결연을 맺었다.

마닐라 문화탐방을 진행한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마닐라 문화탐방을 진행한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협회 엄마들은 준비해간 기념품과 기부금을 필리핀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전달하며 다음에는 한국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필리핀 코피노 가족 중에는 한국의 미혼모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일주일 식비를 교통비로 쓰면서 왕복 8시간 거리를 찾아온 가족도 있었다. 협회 엄마들은 한 가족 한 가족의 사연에 마음 아파하며 아이들에게 용돈을 쥐어주며 코피노 가족들이 떠나고 나서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협회의 오랜 회원인 김민정 씨는 “마닐라의 명소와 사람들, 음식 모두 좋았지만 간담회 일정이 가장 감동적이고 기억에 남는다. 중학생 아이와 함께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이와 나에게 모두 큰 선물 같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도경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문화탐방은 한국여성재단을 통해, 코피노와 여성단체와의 간담회는 SIWA(Seoul International Women’s Association)의 후원을 통해 성사됐다”며 “여성과 아동을 위한 프로젝트에 여성단체들에서 지원해 준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감사를 전한다.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족 친정방문 같은 프로그램이 있듯이 언젠간 코피노를 한국에 초대해서 그들을 한국에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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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2009년 미혼모 당사자들이 만든 단체로 미혼모가족의 인식개선과 권익향상을 위해 활동하며 긴급일시보호쉼터 운영과 정기모임, 긴급지원, 자립지원, 미혼모전국네트워크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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