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시작됐을 때, '5분 간격'에 속지 마세요
진통 시작됐을 때, '5분 간격'에 속지 마세요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19.11.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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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진통'을 현명하게 견디는 법

진통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 산모들은 진통 간격 재는 앱을 켜고 시간부터 잰다. 그렇게 30분쯤 흘렀을까? 산모는 맘 카페에 글을 올린다.

“지금 병원에 가야 할까요?”

내 대답은 언제나 “아니오”다. 

진통이 시작되면 앱 켜지 말고, 가만히 진통을 보내는 것부터 해야 한다. 몸을 흔들며 호흡으로 ‘진통의 파도’를 서서히 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진통이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진통이 시작됐을 때 어떤 것부터 하는 게 좋을까? 병원은 언제 가는 게 좋을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진통이 시작됐을 때, 뭘 해야 할까? 병원은 언제 가는 게 좋을까? ⓒ베이비뉴스
진통이 시작됐을 때, 뭘 해야 할까? 병원은 언제 가는 게 좋을까? ⓒ베이비뉴스

◇ 가진통 5분 간격에 '낚이지' 말 것

생리통처럼 배가 살살 아프거나, 배뭉침이 잦은 정도로는 자궁경부, 안 열린다. 이는 가진통이다. 이 상태에서 배와 허리가 동시에 아프면서 5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면 산모들은 ‘낚인다’. 병원에서 말하는 진진통 5분 간격과 헷갈린다. 그래서 서둘러 병원에 가지만 “아직 자궁경부가 1cm도 열리지 않았으니 집에 가서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온다. 

가진통 5분 간격에 속으면 안 된다. 가진통은 허리와 배가 동시에 아파서 진통을 체크할 때 주기가 짧게 느껴진다. 

5분 간격으로 가진통이 오면 그때부터 ‘이슬’이 비치거나, 자궁내막에 있던 물이나 피가 나올 수 있다. 이때부터가 경부가 짧아지고, 얇아지는 시점이다. 경부는 완전히 얇아지지 않아도 열리지만, 본격적인 출산은 가진통을 일정 시간 겪어낸 후에야 진행된다. 

진통이 왔을 때 음식을 먹거나, 소파나 의자 위에 다리를 올려 보거나, 욕조에 들어갔을 때 진통이 바로 사라진다면 확실히 가진통이다. 

가진통의 지속시간은 길어야 40초 내외다. 하지만 5분 간격으로 오는 진진통의 지속시간은 1분 내외다. 같은 패턴의 진통이 2시간 이상 이어진다면 출산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뜻이니 그때 병원에 가면 된다. 간혹 가진통에서 진진통으로 넘어가는 듯하다가 진통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거나, 가진통에서 진진통으로 가는 것이 아닌, 자다가 바로 진진통이 3~5분 간격으로 진행되다가도 2시간 후 다시 소강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2시간 이상 같은 패턴으로 진통이 이어지는지 지켜보고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 초기 진통, 집에서 충분히 겪어야 산모와 아기 고생 덜한다 

나는 산모에게서 진통이 시작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냥 일상생활을 하시라”고 말한다. 옛날 엄마들 중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거나, 밭에서 일하다가 아기를 낳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통이 왔을 땐 그렇게 다른데 정신을 파는 게 좋다.

초기 진통을 집에서 충분히 견디고 병원에 가야 산모도, 아기도 고생을 덜고 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밤에 진통이 왔을 때 졸음을 참아가며 진통 간격을 체크하는 산모들이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잠이 부족하면 잘 진행되던 출산도 소강상태가 되거나, 진통은 있는데 자궁이 더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이완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이슬이 비친 뒤 언제쯤 진통이 오는지, 언제쯤 아기가 나오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슬이 나왔다고 해서 아기가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진통도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자궁경부는 진통이 일정한 시간 간격에 따라, 일정한 패턴으로 진행된 후에야 열린다. 하지만 초산인 산모들은 이슬이 몇 번 나오거나 피가 비치면 바로 병원에 간다. 정상적인 상황인지, 아기는 괜찮은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슬은 여러 번 나올 수 있고, 500원짜리 동전 크기 정도의 출혈은 정상이다. 

참, 새벽에 양수가 터졌다면, 병원에는 언제 가는 게 좋을까?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양수 파수 시 바로 병원에 오라고 한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특히 새벽에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가면 잠도 못 자고 차가운 병실에서 태동 검사와 내진을 반복하며 마냥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양수가 터졌다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지 말고 우선 침대에서 아기 태동이 있는지 살핀 후 최대한 잠을 청하라. 그리고 아침이 됐을 때 아침 식사를 든든히 챙겨 먹고 병원 진료를 보러 가도 늦지 않다. 

출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완과 에너지 배분이다. ⓒ베이비뉴스
출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완과 에너지 배분이다. ⓒ베이비뉴스

◇ 출산하러 병원 가기 전, 반드시 잘 먹고 잘 잘 것!

병원에 가기 전 이 두 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첫째, 병원에 가기 전 반드시 식사할 것. 둘째, 조금이라도 잠을 자 두고 체력을 비축할 것! 

자연분만 산모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주최하는 출산교실에 가보면, 병원에선 산모들에게 병원에 올 때 금식하고 오라고 말한다. 수술을 전제했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만,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산모의 자궁경부가 3~4cm 정도 열렸을 때 병원에 가도 보통 10시간은 버텨야 아기가 나올 텐데, 그동안 링거에만 의존한다면 산모는 쉽게 지칠 게 뻔하다. 그러니 병원에 가기 전 집에서 조금이라도 자고, 식사를 하고 갈 것을 권한다. 

새벽 2시에 양수가 터진 산모가 있었다. 그 산모는 새벽 5시에 아침을 먹고 병원에 갔다. 유도분만을 했고, 중간에 무통주사도 맞았지만 "최대한 자라"는 나의 말을 믿고 병원에서도 틈틈이 자려고 했단다. 산모는 그날 오후 아기를 만났다. 

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완과 에너지 배분이다. 따라서 초기 진통이 왔을 땐 집에서 최대한 잘 쉬고 자면서 일상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통이 시작됐다면 힘이 나는 음식을 챙겨 먹고, 집에서 샤워도 하고, 졸리면 자며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가진통은 자연스럽게 진진통으로 이어질 것이다.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할수록 산모가 순산할 확률은 높아진다. 무통주사를 맞고 싶다면 진진통이 5분 간격으로 왔을 때 병원에 가도 되지만, 집에서 최대한 진통하다 병원에 가고 싶다면 집에서 병원으로 가는 시간을 고려한 뒤 산모가 움직일 수 있을 때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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