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불능세대 만든 주범은 누구일까?
결혼불능세대 만든 주범은 누구일까?
  • 웨딩뉴스팀 신세연 기자
  • 승인 2012.09.2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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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결혼을 허하라' 결혼불능세대 토크콘서트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좌측부터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위원장과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윤범기 MBN 기자, 이동학 다준다 연구소장이 결혼불능세대 토크콘서트 '청년들에게 결혼을 허하라'를 진행했다. ⓒ박홍근의원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좌측부터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위원장과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윤범기 MBN 기자, 이동학 다준다 연구소장이 결혼불능세대 토크콘서트 '청년들에게 결혼을 허하라'를 진행했다. ⓒ박홍근의원실

 

“얼마 전까지 보증금이 없어서 고시원에서 살았다. 고시원에서 1년을 살면서 어떻게든 고시원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결혼하겠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었다. 서울 월세 평균이 50만 원 선이다. 구로 가산디지털 단지 청년들이 월급이 120~130만 원인데 월세가 50만 원이면 살 수가 없다. 굳이 고시원에 살지 않아도 이들에게 결혼은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회의원연구단체 '청년플랜 2.0' 주최로 열린 결혼불능세대-토크콘서트 '청년에게 결혼을 허하라'에 참석한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위원장은 이 시대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주거 문제’를 꼽았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지난 4월 출간된 서적 「결혼불능세대」의 저자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과 윤범기 MBN 기자, 이동학 다준다 연구소장이 게스트로 참석해 이 시대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MBN 윤범기 기자도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주거 문제가 결혼불능세대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부실한 정책과 정부를 꼬집었다.

 

“취재를 하면서 뉴스하우징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다. 정부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정책이다. 정부가 대학 인근의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를 매매해서 대학생들에게 임대하는 것인데 월 8만 원 정도의 집세를 낸다. 그런데 물량이 연 100개 정도 밖에 안 나온다. 대학생은 150만 명인데 말이다. 결국은 돈 문제다. 반값등록금으로 예산을 3조원인가를 쓴다는데 나는 이런 것이 반값등록금 보다 더 좋을 것 같다. 신혼부부 주거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신혼부부 주택도 정부가 예산을 늘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주거 문제 다음으로는 역시 육아 문제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가장 크게 제기됐다. ‘결혼 파업한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위원장은 “사실 결혼 자체가 어렵진 않다. 가장 걸리는 것은 과연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이 낳고 난 뒤에 보육정책이나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 등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결혼하면 경력이 단절 되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와의 차이점은 결혼과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고학력자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저학력 여성은 비정규직이거나 저임금이라 아이를 낳아도 계속 일해야 한다. 그러나 고학력자는 아이를 낳기 전에 어느 정도 모아둔 돈으로 아이를 키우고 나오려 하니 오히려 취직이 안 된다. 그러다보니 취직이 안 되는 고학력자 여성들 사이에 ‘그냥 사교육 많이 해서 내가 애를 잘 키우자. 그게 나를 위해서 좋다’라는 현상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결혼하기 힘든 사회 구조가 젊은 사람들을 결혼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은 “나를 포함해 나이든 사람들은 결혼문제를 개인 결단의 문제고,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낮게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혼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자살이 그렇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살안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상당히 높다. 사회 전체 구조가 사람을 고독하게 만들고 절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혼문제도 마찬가지다. 사회 구조가 사람들에게 결혼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결혼불능세대라는 새로운 사회구조적 현상을 만들어 냈다. 여러 의원들이 ‘결혼불능세대’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을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거품 많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결혼식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연구소’의 줄임말인 ‘다준다’ 연구소 이동학 소장은 “결혼식 비용도 문제다. 식장을 예약할 때 예상한 300명이 오지 않아도, 300명분의 결혼피로연 식대를 지불해야 한다. 사진도 지정된 곳만 하도록 강요한다. 예비부부들이 결혼준비를 하다가 울상이 된다. 예단 등 결혼준비를 하면 주범이 딱 나온다. 바로 여러분들의 어머니다. ‘남들 다 이 정도는 한다고 하더라’며 남 시선을 의식한다. 결혼식 비용을 낮추는 운동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국민들의 문화이나 생활수준이 빠르게 상승한데 비해 결혼 등에 대한 전통적인 정서는 세상이 빠르게 변화되는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미경 아트스피치 원장은 ‘불공정거래하지 마라’라는 주제의 동영상 강연을 통해 “요즘 남자들 맞벌이 하는 여자를 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남자들이여, 맞벌이를 하려면 맞밥을 해라”라며 달라지고 있는 부부간의 역할 분담을 수용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이날 토크콘서트를 국회의원연구단체 '청년플랜 2.0'과 함께 준비한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오늘 나온 여러 가지 청년들의 문제가 이슈가 되고 공론화 돼서 좋은 정책으로 반영돼 실현되기를 바란다. 청년들의 문제를 어떻게 수렴해서 풀어갈 것인지 오늘 이 토크콘서트에 오신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등 많은 의원들은 대선 정국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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