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준비, 남녀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
허니문 준비, 남녀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
  • 칼럼니스트 김영
  • 승인 2012.10.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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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여! 허니문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라!

[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노트북에 불이 켜지고, 프라하에서 사온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향기로운 커피의 향이 방안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나는 허니문의 행복한 기억을 살리며 글을 쓰고 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칼럼을 쓰는 나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하다. 하지만 실상은 갑자기 떠오른 마감날, 그리고 졸린 눈을 깨우기 위해 마셔야 하는 쓴 에스프레소, 그리고 어떤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표현된 듯 한 떡진머리, 그저 한 남자의 평범한 저녁에 불과하다.

 

생각에 따라 아니 표현하기에 따라 지금 나의 모습은 행복과 평범을 오고간다. 남녀관계도 항상 생각에 따라 순간순간이 행복할 수도, 아니면 서로에게 화가 될 수도 있다. 결혼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서로의 이익 또는 약간의 양보 부족으로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허니문은 어떨까? 준비부터 그리고 실제로 가서도 그 당시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자신의 잣대에 맞춰 서로를 바라보고, 또 자신이 가진 환상을 깨는 상대방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모든 것이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럼 '가서 행복한 생각만 하면 되겠네'라고 단순히 생각해서도 안된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명심할 사항은 허니문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 아니란 점이다!

 

프라하는 많은 연인들의 꿈의 도시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직접가 보니 알 수밖에 없었다. 프라하성은 겨울의 추위도 잊게 만들정도로 아름답다. ⓒ김영
프라하는 많은 연인들의 꿈의 도시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직접가 보니 알 수밖에 없었다. 프라하성은 겨울의 추위도 잊게 만들정도로 아름답다. ⓒ김영

 

지난주 칼럼에서 '허니문은 여자를 위한 여행'이라고 외쳐봤다. 여자를 위한 여행이란 주장엔 변함없지만 준비는 '함께' 해야 한다. 여행사에서 준비해주는 것처럼 철저한 준비가 아닌 모든 걸 여자 또는 남자 한 사람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여행은 두 사람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녀가 적어도 신혼여행을 준비하는 시간만큼은 환상에 젖어 있지 말고 보다 현실성있게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인 중에 허니문 여행사 팀장인 후배가 있다. 그 친구와 필리핀 보라카이란 곳을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여러 호텔을 둘러보면서 나와 다른 그 친구의 행동들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난 그저 호텔을 보면서 수영장 좋네, 침대 좋네 정도로 보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공항에서 호텔까지의 총 거리, 특히 보라카이란 지역 특성상 항구와의 거리에 신경을 썼다. 개인적으로 보라카이는 섬이 너무 작아서 '거리'란 것에 신경써야 할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에겐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 사실 그 당시에 난 그냥 '정보'겠거니 하고 따로 왜 자꾸 '거리'에 신경쓰는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그걸 물어봤더라면, 나 역시 신혼여행 당시 실수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지금도 생각해보면 아쉽다.

 

실제로 난 내가 신혼여행을 가서 그 '거리'란게 왜 중요한지 알게됐다. 결혼이란 두 남녀에게 행복한 시간이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꽤 힘든 시간이란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그리고 그 힘든시간을 지나 떠난 허니문은 둘에게 '위로'가 될 행복한 시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해외로 간다는 건, 또 결혼과 별도로 신경을 써야 한다. 공항에서, 2~3시간 비행기안에서, 또 수시간을 거쳐 목적지에 도착한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도착'이란 사실에 행복함과 이국의 경치에 감상에 빠질 시간이다. 하지만 호텔까지 가는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거나 가는 길에 자신들이 가져온 짐이 너무 무겁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허니문의 환상이 한순간에 깨지는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보라카이는 개인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가장 환상적인 허니문여행지라고 생각한다. 작은 섬에 모든 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
보라카이는 개인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가장 환상적인 허니문여행지라고 생각한다. 작은 섬에 모든 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

 

사실 패키지상품으로 된 허니문을 떠나는 신혼부부에게 내가 이야기하는 '거리', 그리고 그 외에 철저한 준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 후배와 같은 여행사 직원들이 알아서 준비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약간의 준비는 필요하겠지만 상품만 잘 골라서 가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요즘 추세는 신혼여행 역시 스스로 계획하고, 또 기간도 과거에 비해 34일이 아닌 일주일, 15, 한달 이상 등 아주 다양해지고 있다. 요츰 추세에 맞춰 여행을 떠난다면 준비할 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행지가 결정된 것을 기본으로 준비할 항목들을 살펴보면 항공권, 호텔, 호텔과의 거리와 이동방법, 호텔시설, 호텔주변환경, 여행지에 맞는 옷, 쇼핑장소, 유명 관광지, 관광지 이동방법, 레스토랑, 관광지 및 레스토랑 예약 여부, 지역 1일 투어 상품, 지역 날씨 등이 있을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사안이다. 이 외에도 허니문이란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이것저것 더 준비가 필요하다.

 

만약 이 모든 걸 혼자 준비한다면 준비하는 사람도 힘들고, 그 힘든걸 상대방에게 표현하기라도 한다면 상대방도 힘들어진다. 그리고 힘들게 준비했는데 도착해서 마음에 안들어한다면 그것또한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게 틀림없다.

 

물론 이 모든 건 두 남녀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기왕이면 '극복'이란 단어를 쓰기 전에 '완벽'한 상황이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특히 함께 만들어가는 완벽은 서로에게 더 큰 행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다른 허니문 여행지 태국의 코사무이, 그리고 완벽한 숙소로 불리는 반얀트리! 둘만의 공간에서 바라보는 해변은 생각만으로도 황홀하다. ⓒ김영
또 다른 허니문 여행지 태국의 코사무이, 그리고 완벽한 숙소로 불리는 반얀트리! 둘만의 공간에서 바라보는 해변은 생각만으로도 황홀하다. ⓒ김영

 

이 글을 읽고 혹자는 '그냥 패키지여행가야 하겠다'란 사람이 있을테고, 또 혹자는 바로 자신의 연인에게 전화해 '우리 여행준비 하자'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전자와 후자 중 어떤 상황이 더 바람직한 것일까!

다음번 칼럼에서 '여행사의 이용, 그리고 혼자 준비하는 허니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예정인데 조금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

 

허니문은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사실 내가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글을 쓰는 이 순간 역시 이제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다. 에스프레소를 먹는 이 순간은 나만 행복하다고 느끼면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허니문은 두 사람 모두가 행복하다고 느껴야만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칼럼니스트 김영은 과거 항공사와 여행사, 관광청들이 보는 여행관련 전문지 취재부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문유학 및 어학연수 업체인 유학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전문지에서 경험한 세계 곳곳의 여행지, 그리고 현업에 있으면서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를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uhakcompany)를 통해 보다 많은 칼럼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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