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애 어린이집 들여보내는 엄마 맘은 오늘도 찢어진다
우는 애 어린이집 들여보내는 엄마 맘은 오늘도 찢어진다
  • 칼럼니스트 이미연
  • 승인 2020.06.13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이맘 Says] 언제나 씩씩하던 영이, 요즘 왜 이렇게 엄마 찾으며 울까?

영이는 어린이집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영이가 ‘어린이집’이라는 사회를 경험한 후부터 지금까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고 운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번 주엔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어린이집에 도착하기 전까진 신나게 가다가 막상 들어가야 하는 순간 입구에서 대성통곡하며 엄마와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어찌어찌 우는 영이를 달래 어린이집에 들여보낸 뒤,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영이가 이러는 이유가 뭘까? 지난주에 감기를 앓았는데 아직 컨디션 회복이 덜 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주말에만 오던 아빠가 요즘 휴가여서 집에 있는데, 아빠랑 더 놀고 싶은 것일까? 원인을 찾고자 이런저런 생각들을 떠올려 봤지만, 그저 추측에 불과할 뿐이었다.

엄마가 괜히 다시 일을 시작해서 네게 분리 불안이 생긴 걸까? 아니면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영이가 이러는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이미연
엄마가 괜히 다시 일을 시작해서 네게 분리 불안이 생긴 걸까? 아니면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영이가 이러는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이미연

힘겨운 등원 삼 일째 되던 날. 영이는 정말 말 그대로 ‘껌딱지’가 되어 내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하원 후엔 더 심했다. 아빠도 가까이 못 오게 하고 “엄마, 엄마”만 부르며 아무것도 못 하게 했다. 종일 나와 붙어 있다가 잠들었는데, 자다 깨서는 “엄마~”를 목 놓아 부르며 장장 30분을 운다. 막상 달래려 다가가면 “싫다”라며 울기만 한다. “영이야, 괜찮아. 엄마 여기 있잖아”라고 이야기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진 모양이다. 겨우 다시 잠들었지만 깊이 못 자고 내가 있는지만 자꾸 확인한다. 

정말, 우리 영이가 이러는 이유가 뭘까? 엄마가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영이는 어린이집도 잘 다녔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잘 표현했으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나는 그래서 우리 영이가 잘 자라고 있다고, 이 정도면 우린 정말 잘하고 있다고 내심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혹시라도 내가 출근하면서 영이에게 분리 불안이 생긴 것일까? 일하지 말았어야 했나?

영이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모든 것이 부질없고, 불안감만 가득해졌다. 자만하지 말고,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듯 ‘영이’라는 롤러코스터는 오늘도 예측 불가다.

교사 생활을 할 땐 아이가 등원을 거부하더라도 일관성이 있게 보내야 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그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해야 하는 양육자에게 얼마나 힘든 결정이었을지, 그리고 설명이나 선택의 기회 없이, 두렵고 힘들게 어린이집에 등원해야 했던 아이들에게 얼마나 힘든 과정이었을지 새삼 생각해본다.

영유아기 아동권리 이행을 위한 일반논평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동의 인격, 재능 및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최대한으로 계발하는 데 부모, 전문가 및 기타 사람들 간의 적극적인 협력과 파트너십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양육은 엄마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양육자를 넘어 전문가와 모든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고, 당사자인 아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자다 깨서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할까 아예 영이 옆자리에 누웠다. 울다 잠든 영이를 바라보며 과연 영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그리고 그걸 제일 잘 아는 것은 누구일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결정했다. 내일은 영이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영이와 특별한 시간을 보내봐야겠다.

*이 글은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작성한 글입니다. 

*칼럼니스트 이미연은 아동인권옹호활동을 하는 국제아동인권센터의 연구원으로, 가장 작은 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0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