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주거권 보장은 아이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아동의 주거권 보장은 아이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 기고=김순규
  • 승인 2021.05.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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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9. 김순규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열악한 주거환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열악한 주거환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생태 체계적 관점에서 아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요인들 중 빈곤은 아동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그리고 주거빈곤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빈곤과 중첩돼 아동의 신체 및 정신건강, 심리·정서, 행동 등 발달의 전 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아동의 주거빈곤은 다른 대상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이를 통제하기 힘들다는 아동의 발달적 특성과 아동의 주거권에 기반을 둔 사회적 책무성 등을 고려할 때, 시급하게 다뤄야 할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아동은 다른 대상보다 훨씬 쉽게 환경의 희생양이 된다. 실제로 2020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북종합사회복지관과 아동주거권보장사업인 ‘집다운 집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만났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아이들도 그러했다.

비가 오면 전기누전을 걱정하고, 눈이 오면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과 씻는 일을 힘들어 했으며, 사계절 내내 창문과 방바닥이 흔들릴 정도의 소음과 진동, 곰팡이, 바퀴벌레 등으로 편하게 잠을 이루기 힘든 상황이었다. 비좁은 공간에서 온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집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도 버거운 환경이었다.

이러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학업에 집중하고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파생되는 생명과 안전의 위험요소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한 아동은 건강권, 발달권, 보호권 등 다른 권리도 침해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순히 공간으로서 집을 제공하기보다 통합적 차원에서 아동의 주거복지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소득불평등과 더불어 부동산 자산에 근거한 우리 사회의 주거불평등 문제가 아이들에게도 전이되면서 집이 자신감의 조건이고, 친구를 사귀는 기준이며, 차별의 근거가 되는 등 아동들에게도 중요한 불평등 문제로 자리하게 됐다. 이는 아동의 주거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적 영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아동이 주거욕구와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이를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적어도 집이 아동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나아가 집과 주거환경이 아동에게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동의 주거빈곤이 해소된다고 아동의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아동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여름, ‘집다운 집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방문했던 아이들의 집이 생각나면서 마음 한쪽이 무거워지는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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