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초대할 수 없는 우리 집
친구를 초대할 수 없는 우리 집
  • 기고=방예슬
  • 승인 2021.08.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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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21.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 방예슬 대리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비닐하우스 주거공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비닐하우스 주거공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명사로서 주택(住宅)의 정의는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게 지은 건물을 말한다. 주택의 정의를 살펴보면 사람이 ‘살 수 있게’ 지은 건물이어야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는 ‘살 수 없는’, 주택이 아닌 비주택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있다.

◇ 캠핑장의 텐트가 아닌 지하 창고 냉기를 막기 위한 텐트

초등학교 3학년 지은이(가명)는 상가 건물 지하에서 엄마와 텐트를 치고 지낸다. 맨 바닥에 그냥 이불을 펴고 자기에는 한여름에도 왠지 서늘한 냉기가 돌아 결국 텐트를 치게 되었다. 씽크대, 보일러 심지어 화장실도 없어서 상가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어린 지은이는 엄마와 함께 누울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런 해맑은 딸을 지켜보는 엄마는 내내 마음이 저릴 뿐이다.

◇ 벌레 가득한 비닐하우스

중학교 1학년 서준이(가명)는 태어나면서부터 나무판자에 비닐을 덧댄 비닐하우스에서 지내왔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비닐하우스의 온도는 늘 고스란히 서준이에게 전해졌고, 나무판자가 오래되면서 생기는 각종 벌레들은 아무리 약을 뿌려보아도 그 번식력을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다들 이런 집에 사는 줄 알던 서준이가 초등학교 때 놀러 가서 본 친구네 아파트 모습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지금도 가끔씩 잠자리에 누우면 떠오른다고 한다.

◇ 낯선 어른들이 오가는 모텔

추운 겨울날, 엄마와 윤호는 아빠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몸만 빠져나오기 급급했다. 당장 학교에 가져가야 할 학용품, 책가방, 심지어 내복과 양말 하나 챙겨오지 못해 덜덜 떨며 겨우 모텔 방을 찾아 들어갔다. 며칠만 지내고 나오려던 엄마의 생각과 달리 체류기간이 길어졌고, 달방 월세를 내기위해 엄마는 쉼 없이 일했다. 혼자 모텔에 들어가는 게 무서운 윤호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제일 늦게까지 남아 엄마를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되었다.

전국적으로 94만 명(9.7%, 국내아동 10명 중 1명)의 아동이 최저주거기준 이하의 주거 빈곤상태이며,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비주택)에도 8만 7천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 아동의 10명 중 1명은 주거빈곤아동이며, 100명 중 1명은 주택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들에게 집은 세상의 전부이며, 삶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이들이 집다운 집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은 어른들이 지켜줘야 할 그들의 권리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아동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옹호활동을 비롯하여 비주택 거주 아동 가정의 안전한 거주지 이전을 위해 보증금 및 긴급 생계비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그저 단순히 비바람만을 피할 곳이 아니라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에서 행복한 하루를 꿈꿀 수 있기를 바라며, 아무 걱정 없이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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