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번 달,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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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신은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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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이 난 아침, 엄마를 떠올렸다

아이 낳은 후로 팔이 종종 시리다. 한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도 유독 팔에만 오소소 닭살이 돋는다. 시린 감각을 따라 뼈의 형태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날도 있다. 그럴 때는 관절 인형 마냥 어깨에 경계선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몸살 기운에 팔이 시려오자 문득 서글퍼졌다. 다시는 이 감각을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살이 심해졌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7.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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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아버지'의 자리는 어디인가

연이의 초등학교 첫 참관 수업에 가는 길.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쩐지 들떴다. 아이를 키우는 건 매번 처음의 연속이고, 언제든 처음은 설렌다. 날씨는 화창했다. 연이는 햄스터처럼 앙증맞을까. 왈가닥일까. 대답은 잘할까. 남편과 나란히 걸어가며 연이를 떠올렸다. 남편의 옆얼굴을 올려보다 문득 참관 수업에 아빠들은 얼마나 올는지 궁금했다. 학기 초에 열린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6.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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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을 환기하는 '기점'은 어디입니까

요즘 연이와 윤이를 데리고 주말마다 미술관에 다니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실은 나를 위해 움직인다. 그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잠시 자유로움을 느낀다고나 할까. 온전히 나의 주관대로 작품과 마주할 수 있어서 좋다. 틀린 건 아닌지, 더 잘 할 수는 없는 건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어려울 때도, 사람과의 관계가 복잡할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4.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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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이 된 연이, 널 불안해하지 않을게

연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오후 1시 10분, 새내기들이 급식을 먹고 교실을 나올 시각이다. 어른 배꼽 높이의 아이들이 줄줄이 서서 같은 그릇에 같은 반찬을 담는다. 웃음소리를 고명으로 얹고서는 오물조물 앙증맞게도 먹는다. 숟가락이 오르내릴 때마다 남몰래 아이들은 키가 자라고 생각이 굵어질 것이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양식에 천천히 길들어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3.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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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육아, 나를 너그럽게 만들었다

지난 연말·연초, 치앙마이에 한 달 넘게 머무르면서 거의 요리를 하지 않았다. 아침은 주로 빵이나 과일 정도로 남편이 간단하게 차리고, 점심 저녁은 밖에서 해결했다. 워낙 먹을거리도 많은 데다가 물가도 싸서 태국 음식을 원 없이 맛있게 먹었다. 가끔 한국의 매운맛이 그리운 날이면 남편은 숙소 근처 마트에서 삼겹살을 사다가 고국에서 고이 모시고 온 통조림 김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2.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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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맘 8년차, 내가 짓고 싶은 표정은

명절을 며칠 앞두고 거창 시골 할머니의 부음을 들었다. 아흔이 넘으신 친할머니께서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 생을 마감하셨으니 말하자면 호상이었다. 부랴부랴 짐을 싸서 거창에 마련된 빈소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거창에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결혼하기 전에는 명절마다 다니던 거창이었다. 결혼 후에는 시댁이 있는 논산으로, 친정이 있는 부산으로만 다니니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2.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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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도 더럽지 않을 수 있다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드는 곳이 있네~"라고 말했을 때, 연이가 처음 한 말은 "으, 드러워!"였다. 그리고 "어떻게 똥으로 종이를 만들어~?"라고 물었다. 늘 조심해야 한다고 배웠던 고정관념은 성장의 비밀열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의 생각은 의외로 확고하다.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이라서 귀여운 맛이 있는 자기 확신. 연이 말대로 똥을 두고

칼럼니스트 신은률2019.01.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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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여행

지금 우리 가족은 태국 치앙마이에 있다. 요즘 유행하는 '한달살기' 중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 달 조금 넘게 살다 갈 계획이다. 여기는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어디쯤에 속해 있다. 아침에는 제법 선선해진 공기를 느끼며 눈을 뜬다. 해가 더 높아지면 물놀이도 가능할 정도로 따가운 햇살이 정수리를 향해 덤벼들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일 텐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12.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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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정할 거야"

며칠 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퀸(Queen) 콘서트를 보고 나온 기분이라고 하더니 그말이 정말 맞았다. 평소에 흘려듣던 노래들이 귀를 압도하며 마음을 쿵쿵 때렸다. 프레디 머큐리는 무언가를 더 알았구나. 저이의 섬세함 덕분에 이렇게 멋진 노래를 듣는 거구나. 예술가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도장 찍듯 생각하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12.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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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거짓말'이 필요한 이유

드디어 연이에게 자전거가 생겼다. 연이가 일곱 살이 되면 자전거를 가르쳐줘야겠다, 마음을 먹고 있긴 했었다. 여전히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줄 때 ‘빠른 것보다는 조금 느린 게 좋다’는 주의이기도 하지만 자전거는 왠지 아빠와의 추억으로 남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자전거 얘기만 나오면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아빠가 한가해지면 사줄게” 했다. 다행히 겨울이 오기 전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11.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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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개별성'을 볼 줄 아는 엄마가 되고 싶다

겨울을 바라보는 가을이 깊다. 자신의 일에 점점 흥미를 잃어버리는 듯 해는 매일 서둘러 자리를 뜬다. 해가 떠난 자리에는 오소소한 공기가 냉큼 와서 빈틈을 채운다. 무심한 찬바람에 거북이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나면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두 아이를 모두 겨울에 낳아서인지 아이가 없던 시절보다 겨울이 덜 춥고, 더 좋다. 지나간 유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10.3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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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연말, 딸에게 줄 엄마의 선물

연말 가족여행 계획을 세우려고 연남동에 있는 작은 책방에 들렀다. 이곳에선 여행 서적들이 당당히 주인공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책들은 물론, 어느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초등학교 선생님의 유럽여행기 같은,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책들도 모여 있다. 작은 공간은 특유의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대형 서점에 가면 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는 유명 소설가의 작품은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10.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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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아이의 말… "우리 집에 놀러와"

연이는 세 명의 재인이를 안다. 정확히 말하면 두 명은 재인이, 한 명은 제인이다. 첫 번째 재인이는 연이와 출생 예정일이 똑같았다. 만삭에 다리가 부러져(빗길에 미끄러졌다)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나는, 하루라도 빨리 몸이 가벼워지길 바라며 연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11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 연이와 예정일이 같았던 아이가 제왕절개로 먼저 세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9.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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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지금도 늦었다는 말에 대하여

무더위가 가시고 나자, 유치원 등원 시각 즈음 학습지 선생님들이 아파트 단지 앞에 나온다. 전단지를 내밀면서 말을 건다. 지금까지 서너 번, 만나는 사람은 달라도 대화 패턴은 유사하다. 우선 아이들이 몇 살이냐고 물어본다. 연이가 일곱 살이라고 대답을 하면 한글을 다 떼었냐고 이어 묻는다. 어느 정도 한글을 익혀가고 있다고 얘기하면 다음 말을 찾는 동안 눈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9.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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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둘이라 행복한 이유… '둘째맛'이 따로 있다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몇 년이 지났는데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하루종일 보채던 두 아이가 다행히 평온을 찾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이 밤잠에 들 무렵, 폭풍 같던 하루가 한꺼번에 그를 덮쳐왔던 걸까. 겨울이라 붙여놓은 전구들이 눈치없이 반짝이는 고요한 밤, 아빠는 돌이 안 된 아이 둘을 한꺼번에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8.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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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스마트폰을 주지 않았다

바야흐로 방학과 휴가의 계절이 돌아왔다. 새로운 작품 촬영에 들어간 남편은 일주일에 한두 번 ‘아, 내게도 남편이 있었지’ 잊지는 않을 정도로 집에 들어온다.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는 '독박육아'의 시간. 반사적으로 주변이 한층 더 소란스럽게 느껴진다. 누구는 괌으로, 어느 집은 제주로, 잠시 일상을 버리느라 분주하다. 그야말로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 아이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8.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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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느냐가 나를 말해준다

칼럼을 쓰면서 엄마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도 어릴 때는 ‘엄마처럼 살기 싫었어’를 외치는, 저 혼자 잘났다고 생각하는 딸이었다. 엄마의 결혼 전 모습을 아는 이모들이 종종 “네가 엄마를 닮아 공부를 잘 하나보다”라거나 “엄마도 아침에 눈뜨면 벌써 일어나 공부하고 있었어”라는 말을 전해줬지만 별로 기쁘지가 않았다. 사진첩을 뒤지다가 예기치 못 하게 발견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7.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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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은 연이, 조수석에 앉은 엄마

◇ 엄마가 운전할 때 “원래 이렇게 운전해?” 미국 생활을 하는 대학 선배가 잠시 귀국해 우리집에 찾아왔다. 아이들이 모두 유치원에 가 있는 평일 한낮.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그동안의 안부를 한참 늘어놓았더니 배가 고팠다. “언니~ 나가요. 근처에 맛집 있어요” 하며 자신 있게 운전대를 잡았다. 지하주차장을 조심히 빠져나가고 있는데 조수석에 타고 있던 언니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7.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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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칭찬하고 사랑하기

연이는 몇 달전부터 동네 피아노 학원에 다닌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연이 손을 잡고 처음 피아노 학원에 다녀온 날, 학원 문을 나서며 연이는 “피아노에서 유리 소리가 났어”라는 예쁜 말로 나를 감동시켰다. 내 눈을 올려다보던 연이의 해사한 얼굴. 겨울이었다. 윤우는 네 살,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등하원 시각이 자유로웠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6.20 11:35
오피니언

일곱 살, '죽음'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

“엄마~ 쓰러졌다고 얘기해야지!"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가능하면 매일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아이들과 한 침대에 누워(작년에 이사를 하면서 아이들 방에 부부가 쓰던 퀸 침대를 놓았다) 천장을 보며 치르는 의식. 한날은 동화책을 읽다, ‘매미 찌르는 죽고 말았어요’라는 문장을 그대로 읽어버렸다. 평소에는 신경 써서 고쳐 읽으려 하지만 너무 피곤하거나 의식

칼럼니스트 신은률2018.06.0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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