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환경 속에서 살아갑니다. 특히 먹을거리에 있어서만큼은 더욱 그렇습니다. 문제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오히려 몸에는 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비만에 의한 성인병 환자의 증가는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외관상으로 비만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영양 불균형으로 질병을 앓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 건강에 해가 되는 음식은 줄이고 영양적으로 뛰어난, 좋은 음식을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전 세계적으로 슈퍼푸드로 인정받은 ‘견과류’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견과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땅콩’입니다. 땅콩은 남미가 원산지이지만 정월 대보름에 먹는 부럼을 대표할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견과류입니다. 식재료로서의 쓰임새도 다양해서 술안주부터 간식, 반찬, 과자나 소스의 재료 등 널리 애용됩니다.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한 게 땅콩이지만, 영양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체내에서 합성이 불가능한 필수 지방산의 섭취를 위해서라도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든 음식을 평소 습관처럼 찾아서 먹어야 합니다. 땅콩은 비록 성분의 절반 가까이가 지질이지만, 올레산(oleic acid)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식사로 적절한 양의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자신할 수 없다면 땅콩과 같은 견과류를 하루 일정한 양 꾸준히 먹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가 고민인 사람들은 식사 전에 조금씩 땅콩을 먹는다면, 식사량을 줄이면서도 단백질은 부족하지 않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식이섬유도 풍부해 변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영양가로 따지자면 아몬드는 견과류 중 첫손에 꼽을 만합니다. 땅콩과 마찬가지로 불포화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 함량 또한 높습니다. 노화를 막는 항산화 물질이자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E를 많이 함유한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또한 채소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이 들어 있습니다. 평소 채소를 잘 먹지 않는다면 대신 간식으로 아몬드를 틈틈이 먹는 것이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뇌 기능 향상과 뇌 건강 유지를 위해 각광을 받는 DHA는 등 푸른 생선에 가장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비린 향이나 식감 때문에 생선을 기피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DHA가 많이 함유된 호두를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중년기에 접어들면 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특히 불포화지방산과 칼륨 등의 영양소가 풍부한 아몬드, 땅콩을 비롯하여 잣과 같은 대다수의 견과류는 중년기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뇌 건강과 혈관 건강 그리고 뼈 건강까지 말 그대로 장수하고 싶다면 평생 꾸준히 먹어야 할 식품이 바로 견과류입니다. 근래에는 브라질너트,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 캐슈넛 등 외국산 견과류들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평소 견과류와 친하지 않은 이들도 입맛을 맞는 견과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견과류에는 지질이 많은 만큼 칼로리 또한 높은 편이기에, 되도록 다양한 종류를 섞어 하루 한 줌 정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견과류는 공기와 닿거나 습도가 있는 환경에서는 쉽게 곰팡이가 피며 견과류가 상하면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보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밀폐해서 냉장 및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지만 많은 양을 장기보관하기보다는 신선한 것으로 적당량 구입해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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