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 나영정입니다. 작년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나왔을 때 진보신당을 비롯해 여성, 사회,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방침이 오히려 여성에게 부담만 가중하고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며 1인시위도 하고 공청회에 가서 항의도 하고 기자회견도 했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여기 베이비뉴스 독자님들을 뵙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과 남성,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고민하는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고 기뻤습니다. 저도 좀 더 열심히 정부에 대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서 좀 더 여성과 아이, 사회구성원 모두의 삶이 나아졌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특히 작년 말 예산안 날치기로 날아갔던 보육과 관련된 예산은 조속히 돌아오기 바랍니다.
아이가 행복한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요? 아이는 결국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보육정책이 잘 되어 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회 전체적인 행복지수와 연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부모들이 일자리, 집, 건강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사회가 아이가 행복한 사회일 것입니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부담이 여성에게만 전가되지 않으면서도, 임신과 출산의 당사자인 여성이 존중받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또한 아이가 행복한 사회일 것입니다.
특히 저는 마지막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들면, 보육정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일자리가 불안하면 여성이 가장 큰 고통을 받습니다.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이고, 사회안전망이 무너지면 특히 돌봄노동은 가정의 역할로, 결국 여성의 역할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여성의 경제적인 능력은 점점 줄어들고 독립성과 자아를 실현해가는 시민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악순환에 빠지겠지요. 여성의 사회경제적 권한이 낮은 사회일수록 임신과 출산에 대한 결정권도 보장받기 어려운 사회입니다. 많은 국가에서 유의미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임신중지(낙태)를 여성이 결정할 수 있도록 존중하는 사회에서 임신중지(낙태)의 비율도 낮고, 여성의 권한도 높고, 아이를 위한 복지도 잘 되어 있는 사회입니다. OECD 30개국 중 23개국이 낙태 합법화 혹은 낙태 사유에 사회/경제적 요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연초부터 낙태고발과 낙태단속으로 떠들썩했었습니다. 산부인과의사단체에서 낙태를 줄이겠다며 낙태시술병원을 고발하고, 애인과 남편에 의해 여성들이 고발당했고 실제로 처벌받은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대책없이 금지하기만 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천정부지로 띤 낙태비용으로 인해 중국 등으로 원정 시술을 받으러가기도 하고, 때를 놓쳐 여성의 생명까지 위험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단지 불법화한다고 해서 낙태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나 저출산을 해결하겠다고 낙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여성의 몸을 정책적 필요에 따라 국가에서 통제하겠다는 발상입니다.
실제로 낙태를 해본 여성이나,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들의 대다수는 성관계를 통해 임신을 하고나서 임신중지할 것인지 출산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고 연속적인 과정임을 경험하기 때문에 생명권 vs 낙태권의 구도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진보신당 여성위원회와 성정치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는 <여성의 임신출산 결정권을 위한 네트워크>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소개하면서 인사를 대신하려고 합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 임신중지(낙태)를 선택한 여성들을 처벌하지 말라!
2. 본인 요청에 의한 임신중지(낙태)를 허용하라.
3. 여성을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체로 인정하라
4. 안전하게 임신중지(낙태)할 여성의 건강권을 보장하라
5. 피임 등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적 정보 접근권을 강화하고 응급 피임약을 보편적으로 시판하라.
6. 여성이 처한 불평등한 사회 경제적 조건을 개선하라.
*베이비뉴스는 2011년 새해를 맞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새해 소망을 들어보는 특집원고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여러분들의 새해 소망을 이뤄드리기 위해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특집원고로 실리면 원고료를 드립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문의: 02-3443-3346
어찌 보면 참 답이 없는 것 같아요.
낙태를 정말 해야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데도 하는 경우도 있고..
낙태를 하고 산모의 건강을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고
생명존중 낙태를 말려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인 것은 확실하네요.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상담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