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얼마 전 새해를 맞아 평소 친분 있는 여행사 대표님을 만났다. 유럽허니문 여행 및 배낭여행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서 매년 두 번 정도 짧게는 2주, 길게는 두달에 가까운 시간을 유럽에서 보내고 오는 분이었다. 그런 분에게 질문을 던져 봤다. “허니문 여행 중 한 곳을 선택한다면 어떤 곳을 추천하시겠어요?”라는 극히 단순한 질문에, 대답도 심플했다. “매번 비슷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다보면 이곳저곳 이야기하지만 꼭 한 곳 베스트 여행지에서 안 바뀌는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랍니다”란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나 역시 내가 다녀본 유럽 중 꼭 한 곳만 다시 가라고 한다면 다시 피렌체를 갈 것이다. 그래서 감히 누구나에게 주어지는 단 한번의 허니문에 '이탈리아'를 추천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유럽허니문을 꿈꾸지만 재정적인 문제, 그리고 시간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하지만 이건 너무 가고 싶은 도시를 많이 선택했을 때 생겨나는 문제다. 만약 단 하나의 국가만 선택해서 간다면 비용도 줄이고, 그리고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목적지로 이탈리가 적당하다.
그리 크진 않지만 이탈리아 역시 지역별로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밀라노와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 등의 도시들은 각자의 매력이 있다. 지난 칼럼에 방콕이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이탈리아 역시 도시별도 색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두 남녀가 가진 다양한 생각들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허니문 목적지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방콕과는 달리 비용적인 부분에서는 ‘유럽’인 만큼 일부분 감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유럽 중에서도 물가가 저렴한 편에 속한다는 점에서 그나마 ‘저렴한 유럽여행’이 가능한 곳이 이탈리아다.
먼저 여행의 기본 요소부터 살펴보면 교통부분에서 이탈리아는 꽤 많은 항공사들이 경유지로 활용하고 있는 '밀라노'가 있다는 점에서 항공요금과 루트를 짜는데 편리하다. 또한 이탈리아 내에서는 기차로 모든 것이 연결돼 있어서 국가 내 이동도 '유레일패스'만으로도 충분히 도시간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밀라노를 제외하고는 그리 큰 도시가 없기에 걸어 다니면서 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교통에 이어 숙소 역시 다양한 옵션이 가능하다. 흔히들 허니문 하면 '리조트' 또는 '부티크호텔'을 생각하는데, 내가 본 이탈리아의 숙소들은 깔끔한 시설과 이미 갖춰진 고급스러운 건물 외관들 덕분에 고급 호텔과 비교해도 멋스럽다. 겨울시즌에 간다면 하루 10만원 정도로 숙박비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호텔도 즐비하게 있다. 물론 고급 호텔들도 있으니 선택은 개인에게 달렸다.
이탈리아의 최고 자랑은 바로 숙박과 교통 다음으로 기본 요소인 “음식”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커피는 미국의 대형 브랜드가 매장문을 닫을 정도로 현지 이탈리아 커피 맛은 일품이다. 가격도 우리나라 브랜드 커피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피렌체에 머물면서 아침마다 조식에 함께 나온 커피맛도 잊을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스파게티, 리조또, 커피 등 우리가 흔히 '서양음식'이라고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요리들이 이탈리아 출신이다.
마지막으로 분위기다. 허니문은 두 사람이 함께 한 집에 살기로 약속을 한 후 처음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많은 사랑 영화에서 배경이 된 이탈리아의 경치와 분위기, 그리고 예술품들은 사랑하는 연인이 걸으며 경치를 구경하고, 서로를 사진에 담기에 완벽하다. 또한 작은 음식점도 우리나라 고급 레스토랑에 온 기분을 들게 하기도 하며, 엔틱한 건물들과 잘 어울리는 조명들로 장식된 야경은 우리나라나 외국 대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빌딩숲 야경’과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우리가 허니문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하지만 분명한 건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의 시작이란 점이다. 그 시작을 완벽한 분위기에서 만끽하고 싶다면 '이탈리아'는 완벽한 허니문 목적지가 될 것이다. '유럽허니문'이라고 여러 국가를 다닐 이유는 없다. 단 한곳 이탈리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