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확산과 대선 정국이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지만 어느샌가 봄의 정령은 성큼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제주의 봄을 만나러 오실 많은 분들을 위해 오늘은 봄 꽃 향기 가득한 제주의 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어수선하고 마음 한켠이 늘 불편한 요즘이지만 오늘 칼럼만큼은 눈으로라도 잠시 제주를 여행하실 수 있도록 해보려 합니다. 제주에 찾아온 봄을 맞아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2022년 봄,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1. 붉게 타오르는 치유와 희망의 불꽃 – 들불축제
매년 3월이 되면 새별오름에서는 제주 들불축제가 개최됩니다. 오름에 불을 놓아 일렁이는 붉은 불꽃에 과거의 나쁜 것들을 모두 태우고 새로운 상생을 염원하는 들불축제는 올해로 24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행사는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약을 통해 드라이브인 행사로 진행됩니다. 올해는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축제도 개최되니까요.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주들불축제 신청 : www.jejusi.go.kr/buriburi/main.do
▲새별오름 :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 59-8
2.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 벚꽃
발그레한 볼처럼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며 꽃망울을 터트리는 제주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제주의 3월은 만개한 벚꽃이 완연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입니다.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벚꽃 명소는 제주도민도 즐겨 찾는 ‘전농로’입니다. 양쪽 도로변을 따라 왕벚꽃나무가 길게 늘어서 벚꽃 터널을 따라 봄비처럼 살랑이며 떨어지는 모습을 꼭 감상해봐야 합니다. 전농로 끝자락에 위치한 삼성혈에서는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기도 하는데요. 전농로를 시작으로 제주 원도심을 산책해 보는 것도 아주 특별한 제주여행이 될 것입니다. 봄의 기운과 함께 젊음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제주대학교 벚꽃길과 캠퍼스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여행지이니 꼭 메모해 두세요.
▲제주시 전농로 벚꽃거리: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사거리
▲삼성혈 : 제주시 삼성로 22
▲제주대학교 : 제주시 제주대학로 102
3. 상춘객 맞이, 샛노랗게 물든 봄 – 유채꽃
제주 곳곳 가장 먼저 피어난 샛노란 유채꽃은 그의 꽃말처럼 쾌활하게 제주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입니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늦겨울부터 노란 물결을 일렁이는 유채꽃이 시린 손을 부여잡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존재감을 뽐내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에머랄드빛 바다 빛에 유채꽃 노란 물결이 맞닿아 진귀한 풍경을 자아내는 함덕 서우봉, 유채꽃과 벚꽃의 향연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녹산로, 계곡 사이사이 흩날리는 유채꽃과 벚꽃의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엉덩물 계곡, 웅장한 산방산과 겹겹이 시간이 만들어낸 용머리 해안 등 제주 유채꽃 명소는 이번 봄 다 돌아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것입니다.
▲서귀포시 엉덩물계곡 : 서귀포시 색달동 3384-4
▲성산일출봉 :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1 일대
▲녹산로 유채꽃&벚꽃길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51-5
▲산방산 일대 :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로
4. 봄빛 아래 푸릇푸릇, 고개를 빼꼼 - 고사리
제주에서 고사리는 봄을 알리는 식재료입니다. 4월이 오면 본격적인 고사리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2021년 4월 제 첫 번째 칼럼을 꼭 참고해주세요.) 한라산 자락의 들판, 오름, 곶자왈 등지에서 자라는 제주의 ‘먹고사리’는 다 자란 잎이 아니고 끝부분이 둥글게 말려 있는 어린 고사리입니다. 특히 비가 내리고 그친 새벽, 비를 흠뻑 맞은 고사리는 하루 만에 키가 쑥쑥 크고 통통해진다. 고소한 고사리 나물볶음, 노릇한 제주 흑돼지와 같이 구워내는 고사리, 수육과 고사리를 넣고 푹 끓여 낸 육개장 등 제주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사리를 즐기는데요. 혈액을 맑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몸속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인 고사리는 4월 지친 몸을 달래기에 제격입니다.
5. 제주도민의 불타는 의지를 상징하는 제주의 도화(道花) - 참꽃
한라산이 자생지인 참꽃나무는 진달래 무리에 속하는 나무로 아름다운 꽃 모양과 화려한 색상으로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는 꽃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그 모습이 제주도민의 삶과 닮았다 하여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한라생태숲 초입에는 참꽃나무 숲길이 조성되어 있고 머체왓숲길에도 참꽃나무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으니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한라생태숲 참꽃나무 숲길 : 제주시 516로 2596(용강동)
▲머체왓숲길 참꽃나무 군락지 :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755
6. 하얀 꽃에서 퍼지는 은은한 꽃내음 - 귤꽃
제주 마을 길 짙은 돌담 넘어 봄으로부터 향긋한 향이 날아듭니다. 아카시아 향과 닮은 달달한 하얀 귤꽃의 향기가 제주 봄의 끝자락에 매력을 더하는데요. 매년 5월이면 감귤밭이 있는 귤꽃 카페에는 봄을 즐기기 좋은 감성 포토존들로 꾸며집니다. 초록빛 짙은 감귤나무 사이사이 조그맣게 피어난 하얀 귤꽃이 뿜어내는 향기에 흠뻑 취해 봄의 피크닉을 즐겨보면 좋습니다. 돌담길 넘어 진하게 베인 귤꽃의 향기로운 기억이 제주를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테니까요.
우리 삶을 바꿔놓은 코로나 때문에 계절을 잊고 산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봄은 또 우리 곁으로 찾아왔습니다. 힘겨운 몸짓으로 한 걸음씩 다가오려는 봄을 맞이하러 봄의 왕국 제주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물론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여행을 하면서 말이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