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운항 중단, 무너진 허니문의 꿈
룸얼랏코리아 대표 "적자 운영으로 운행 중단"
오는 3월 결혼을 앞두고 몰디브 허니문을 계약한 예비신랑 김민식 씨는 최근 뉴스를 보다가 몰디브로 가는 비행기 운행이 전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 씨는 단 한 번뿐인 허니문을 위해 이미 지난해 7월 970여만 원을 결제한 상태다. ‘당장 결제한 돈을 날리는 것은 아닌지, 신혼여행은 떠날 수 있는 것인지…’ 불안한 마음에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인천-몰디브 직항 항공 메가몰디브 항공권을 한국에서 독점 총판하는 여행사 룸얼랏코리아(대표 이동근)가 몰디브 항공 운행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해 몰디브로 허니문을 떠나려고 계획했던 수백 명의 예비부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룸얼랏코리아는 지난 10일 자사 홈페이지(www.roomallotkorea.com)를 통해 ‘2월 3일부터 3월 3일까지 운행하는 인천공항-몰디브를 연결하는 메가몰디브항공편을 운휴한다’라고 공지했다. 이 공지에는 ‘개별적으로 연락하겠다’는 말만 있었지 왜 항공편이 운항되지 못하는지 이유가 없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룸얼랏코리아 사무실에는 뉴스를 접하고 사실 확인을 하러 찾아온 제휴 여행사 관계자들과 예비부부들로 붐볐다. 전화벨은 쉬지 않고 울렸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룸얼랏코리아를 통해 몰디브 여행상품을 판매했다는 B 여행사 관계자는 “룸얼랏코리아가 2월, 3월 비행기를 띄우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니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라고 봐야 한다. 룸얼랏코리아는 일반 여행사가 아니라 몰디브의 국적기인 메가몰디브 항공권을 한국에서 독점 총판했던 랜드사다. 여행사 중 도매상 같은 역할을 하는 여행사라는 뜻이다. 룸얼랏코리아의 메가몰디브 직항 상품을 판매했던 수많은 소매 여행사들이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여행사도 피해자가 있다. 다행히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금전적인 손해를 입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신혼여행 고객이라 금전적인 피해보다 심리적인 피해가 더 크다. 다른 항공편을 준비해 몰디브로 가도록 조치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한다면 신혼여행 장소 자체를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룸얼랏코리아가 공지한 것과 달리 2~3월 항공편뿐만 아니라 1월 항공편 운행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결혼식이 코앞으로 다가온 예비부부들은 멘붕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현재 룸얼랏코리아를 통해 메가몰디브 상품을 판매한 소매 여행사들은 서둘러 다른 항공편을 준비 중이거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룸얼랏코리아가 진행했던 몰디브 현지 리조트 등 숙박시설 예약에 대한 불신도 깊어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룸얼랏코리아 사무실에 찾아온 예비신랑 김아무개 씨는 “룸얼랏코리아와 직접 계약한 고객과 다른 여행사와 계약한 고객과의 대처가 각각 다르다고 해서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왔다. 나는 룸얼랏코리아와 직접 계약했는데 대체 항공편을 마련해주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예비신부와 의논 후 어떻게 할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며 사무실을 떠났다.
또 다른 피해자 예비신부 한아무개 씨는 “신랑을 졸라 신혼여행을 몰디브로 가기로 하고, 계약했다.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항공편은 여행사에서 알아봐 준다 해도, 현지 리조트 예약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봤는데 어떤 사람은 예약은 확인했는데 돈이 입금되지 않아 예약이 취소될 수 있다고 했다고 하더라. 당장 결혼식이 다음 달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날 사무실에서 만난 룸얼랏코리아 이동근 대표는 “적자가 쌓여가서 더는 (비행기를) 운행하기 어려웠다”며 “경유 비행기를 알아보고, 한국 국적기와 몰디브행 비행기를 논의하는 등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항공편 취소 책임의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몰디브 국적기 메가몰디브 항공사와 관련된 몰디브 항공편 취소가 2011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앞으로 메가몰디브가 다시 직항을 띄운다 해도 아마 한국 여행사들이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룸얼랏코리아는 17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잃은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소비자 혹은 고객사에서 (현지) 리조트로 직접 송금하는 방법으로 행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아울러 신용카드로 항공권을 구매하신 모든 고객 취소접수를 시작한다. 접수 후 1~2일 이내 취소 완료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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