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혼자 일본 여행을 떠나다
엄마 혼자 일본 여행을 떠나다
  • 칼럼니스트 한민정
  • 승인 2013.02.14 13: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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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혼자 떠난 지지리 궁상 일본여행 1편

[연재] 한민정의 엄마의 여행

 

◇ 엄마 혼자 여행을 떠나다

 

결혼 생활도 어언 만 7년 반. 큰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둘째 아이는 6살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골골거리면서도, 다행히 별탈 없이 일하고 있고, 저는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점심을 먹으면서도 '저녁에 뭐 해먹지?'를 고민하는 귀요미 주부이고요.

 

그.런.데. 이게 뭔 봉창 터지는 소리냐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습니다. 저 혼자 일본여행 갔다왔어요. 오롯이 혼.자. 말입니다. 사실, 일본에 아는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본어의 '일'자도 모르며, 일본도 처음 가는 거였어요. 도대체 무슨 배짱에서 그런 무모한 도전을 했는지, 아직도 신기합니다.

 

하지만, 전, 정말 어디로든 강렬히 떠나고 싶었고, 저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출발했습니다. 미지의 세계로.

 

드디어 출발. ⓒ한민정
드디어 출발. ⓒ한민정
 

하늘에서 본, 서울의 모습이에요. 저곳에서 왜 그렇게 지지리 볶으며 살고 있는지. ⓒ한민정
하늘에서 본, 서울의 모습이에요. 저곳에서 왜 그렇게 지지리 볶으며 살고 있는지. ⓒ한민정

 

◇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 신주쿠를 찾아라!

 

저의 여행 스타일은 '사전 정보 약간에, 무조건 길가는 사람 잡고 물어보며 대책 없이 돌아다닌다'입니다. 일본에 와서까지도, 일본 사람들에게 민폐 촥촥~ 끼얹어가며, 신나게 돌아다녔습니다. 스미마셍~ 어쨌든, 2시간 30분 소요해서 일본에 오긴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신주쿠까지 갈 것인지, 솔직히 두려웠어요. 무조건 안내소를 찾았고, 외국인에게만 발행되는 스이카 통합카드를 구입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스이카 카드. 외국인 관광객만 이용할 수 있는 3500엔의 넥스&스이카(NEX & Suica) 패키지를 사용하면, 공항에서 신주쿠까지 나리타 급행을 타고 갈 수 있고, 2000엔 상당의 스이카 카드를 받을 수 있어요! (환불 보증금 500엔과 1500엔 상당의 열차 탑승 가능). ⓒ한민정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스이카 카드. 외국인 관광객만 이용할 수 있는 3500엔의 넥스&스이카(NEX & Suica) 패키지를 사용하면, 공항에서 신주쿠까지 나리타 급행을 타고 갈 수 있고, 2000엔 상당의 스이카 카드를 받을 수 있어요! (환불 보증금 500엔과 1500엔 상당의 열차 탑승 가능). ⓒ한민정

 

◇ 혼자만의 공간, 작은 침대 하나

 

나리타 급행열차를 타고, 한번에 신주쿠까지 도착한 저는, 두 번째 과제. 숙소를 찾아야하는 상황에 봉착했죠. 여행사를 통해 에어텔 상품을 선택해서 왔는데요, 주소와 대략적인 약도밖에 없어서, 무거운 여행가방을 끌고 한참을 헤맸습니다. 아이패드에서, 구글번역기와 구글맵을 실행시키고, 현지지도와 설명을 들으며, 무슨 첩보요원처럼 처절하게 호텔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곳. 선루트 비지니스호텔을 찾아냈죠.

 

싸늘한 방에, 침대 하나와 화장대 하나. 그리고 작은 화장실. 저의 작은 숙소입니다. 오롯한 혼자만의 공간. ⓒ한민정
싸늘한 방에, 침대 하나와 화장대 하나. 그리고 작은 화장실. 저의 작은 숙소입니다. 오롯한 혼자만의 공간. ⓒ한민정

 

◇ 이젠 어쩔 셈인가? 일단 먹고 보자

 

다리 힘이 벌써 풀려버린 저는, 침대에 한참을 누워있었죠. 그러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뽕을 뽑고 가야하지 않겠어?' 라는 '아줌마 정신'으로 벌떡 일어났드랬습니다. 아뵤! 그리고 찾은 곳은, 일본의 고즈넉한 거리 '가쿠라자카'를 찾아갔죠. 

 

가쿠라자카는 우리나라의 삼청동 같은 곳으로 골목길로 들어가면 조용하고 정갈한 카페와 맛집이 있다고 합니다. ⓒ한민정
가쿠라자카는 우리나라의 삼청동 같은 곳으로 골목길로 들어가면 조용하고 정갈한 카페와 맛집이 있다고 합니다. ⓒ한민정

 

여행서에서는 고즈넉한 거리라고 했는데, 솔직히 제가 늦은 오후에 가서 그런지, 대형오락실도 몇군데 있고, 거리 풍경도 우리나라 도심가와 너무 흡사해서 살짝 실망은 했어요. 골목길로 들어가보니, 식당가이고 특색있는 음식점은 몇군데 있는 듯 했지만,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목조풍의 따뜻해보이는 한 식당에 들어가서 저녁을 주문했죠.

 

야채밥이라고 하는데, 야채랑 닭고기 몇 점을 죄다 튀겨서, 살짝 느끼하면서도 레몬으로 맛을 잡아줘서, 나름 맛있게 먹었죠. 근데 왜 이렇게 양이 적은거죠~ '한쿡사람은 많이 먹는다데쓰네~.' ⓒ한민정
야채밥이라고 하는데, 야채랑 닭고기 몇 점을 죄다 튀겨서, 살짝 느끼하면서도 레몬으로 맛을 잡아줘서, 나름 맛있게 먹었죠. 근데 왜 이렇게 양이 적은거죠~ '한쿡사람은 많이 먹는다데쓰네~.' ⓒ한민정

 

야채볶음밥을 시켰는데, 첫 느낌은. '아니 왜 이렇게 양이 적은거야~?' 였드랬습니다. 저... 사실 많이 먹거든요. 그래도 아쉬운 맘을 달래가며 맛있게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도심형 온천 '라쿠아'에서 여독을 제대로 풀다

 

온천은 나중에 가려고 했는데, 온 뼈마디가 쑤셔대는 통에, 첫 날에 아껴둔 곶감을 빼먹고 말았습니다. '라쿠아' 온천은 도쿄돔 맞은편에 있는 유명한 도심형 온천이에요. 구글맵을 보니, 가쿠라자카에서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무작정 걸었죠. 근데, 이걸 왠걸 밤이라 방향도 감이 안잡히고, 도대체 어떻게 가야할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영어를 할 것 같은 대학생에게 길을 물었더니, 너무나 친절하게, '라쿠아'까지 직접 자전거를 끌어가며 안내해줬죠. 정말 고마웠어요.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수요일은 여성만 특별할인가로 입장할 수 있어, 저는 할인받고 들어가 목욕을 했는데요, 굉장히 깨끗하고 물이 좋았어요. 소금기도 있었고요. 아이 낳고 나면, 우리 여자들 몸이 많이 상하는데요, 저의 경우 어깨에 석회가 생길 정도로 어깨가 안 좋거든요. 따뜻하게 찜질도 하고, 평소에 스트레칭도 하며 몸관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라쿠아의 내부사진을 찍을 수 없어, 목욕 후 외부정경을 찍었어요. 도쿄돔 근처의 놀이동산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민정
라쿠아의 내부사진을 찍을 수 없어, 목욕 후 외부정경을 찍었어요. 도쿄돔 근처의 놀이동산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민정

 

◇ 첫째 날 밤은 깊어가고

 

휴... 첫째 날이 끝나가네요. 호텔에 돌아와보니, 밤 9시 30분. 사실, 이번 여행은 가족들을 정말 많이 설득하고 회유하고 야단도 맞아가며, 강행한 여행이에요. 비행기 표조차 혼자 힘으로 끊어본 적이 없고, 늘 알게 모르게 남편에게 의존하며 살아왔던 제가, 꼬깃꼬깃 쌈지돈 꺼내서, 혼자 아무도 모르는 곳에 여행을 왔습니다. 무엇을 얻고 갈지는 마지막 날 어렴풋이 알 수 있겠죠?

 

To be continued.

 

< 참조>

 

- 나리타 공항 및 일본교통 안내 http://kr.japan-guide.com/travel/kanto/narita/narita-airport

 

- 가쿠라자카 소개 블로그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pansisa&logNo=110104476913

 

- 라쿠아 소개 블로그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nanoki71&logNo=20105162878

 

▶ 칼럼니스트 한민정은?

 

대학시절부터, 성우, 연극배우, 의학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다. 24살에 10살 많은 노총각과 눈에 콩깍지 잔뜩 씌어 결혼. 20대에 여자인생 최대 4대 산맥이라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정신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정신없이 살 것 같다. 그리고 장난꾸러기 두 아들래미와 아주 지지리 궁상을 떨며 싼티여행을 할 계획이다. http://www.facebook.com/minjeong.han.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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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 2013-02-21 15:43:00
대단하시네요
혼자만의 여행 상상도 못해봤는뎅.........아.... 나두 떠나고싶다......그치만.....두려움이......
참 부럽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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