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피해영아 안전을 위해 촘촘한 보호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학대피해영아 안전을 위해 촘촘한 보호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 기고=강경민
  • 승인 2022.08.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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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25. 강경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학대피해아동이 분리보호를 위한 이동 중 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의 손을 잡은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학대피해아동이 분리보호를 위한 이동 중 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의 손을 잡은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어느 날, 한 음식 배달원은 배달하던 중 방문한 가정에서 먹물을 뒤덮은 것처럼 전신에 멍이 든 영아를 목격하고 지체 없이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 빠른 신고로 학대피해영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지만 이후 보호조치는 순조롭지 못했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인력 부족으로 경찰은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 조사 협조를 요청했다. 사회에 충격을 안긴 다수의 아동학대 사건으로 아동학대 조사업무를 각 시·군·구에 배치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시행하는 ‘아동학대 공공화’가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대응을 위한 현장 공무원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대피해영아가 발견된 지역의 아동학대 전담 의료시설이 부족하여 맞춤형 보호가 어려웠다. 당시 출동한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응급한 아동 건강 상태를 인지하고 병원 진료를 받으려 했으나 병원 측은 대기 순번을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 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지자체들은 아동학대 원스톱 의료시설 구축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지만 지역별로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의료 전담기관 운영 유무 등 편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게 어린 아동은 입소하기 좀 그렇죠.”

의료적 처치 이후 학대피해영아의 시설 입소를 문의했을 때 돌아온 쉼터 관계자의 말이다. 지역 내 보호시설은 그 수가 매우 적었고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른 입소 인원을 제한했다. 2021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대피해아동쉼터는 2021년 8월 기준 전국 105개소에 불과하며, 학대피해 영·유아 전용 쉼터는 단 1곳 운영 중이었다. 아동 권리와 발달 측면에서 학대피해아동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전용 쉼터가 마련되지 않은 현 상황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2020년 10월, 아동학대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국가가 아동학대 현장조사, 피해아동 보호조치 등을 실시하는 ‘공공화’가 시행되었지만, 인프라 확충과 관련하여 현장에서 체감되는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 부족한 시설로 인해 적정 수용 인원을 초과한 학대피해아동쉼터, 피해아동을 위한 원스톱 의료기관 구축의 미미함 등 아동학대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의 확충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아동학대 예방만큼 그 대응 또한 매우 중요하다. 빠른 신고로 학대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아동, 특히 영·유아일수록 발견 이후 심신 회복과 후유증 방지 등을 위한 응급 처치와 보호조치가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재학대 위험으로부터 학대피해아동을 보호하고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아동학대 신고 이후 더욱 촘촘한 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도 끊임없이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발견하고 학대로부터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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