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기침은 감기에 동반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발생한 기침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좋아집니다. 아무리 심한 감기에 걸렸다고 해도 2~3주면 기침이 뚝 떨어집니다. 하지만 감기로 인한 기침인 줄 알았는데 한 달이 지나도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만성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는 역류성 식도염입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의 섭취, 과식,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 커피나 탄산음료의 잦은 섭취, 잠들기 직전의 야식 등이 원인이 됩니다.
정상적으로는 식도에서 위로 음식물이 넘어가게 되면 경계 부위가 닫히면서 음식물이나 위산이 역류하지 않는데,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음식물이 역류하며 식도를 손상시키고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소화기 문제이기 때문에 기침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침이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면 역류한 위산이나 음식물들이 식도를 자극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후두나 인두까지 자극하여 염증을 유발시킵니다. 더구나 후두나 인두의 경우 식도보다 훨씬 약한 부위이기 때문에 강한 위산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염증이 생기면서 목에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고 기침도 나타나서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나 축농증, 비염이 있는 경우에도 만성 기침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아가 알레르기성 천식이 있는 경우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인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동반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신경 써서 살펴봐야 합니다. 만성 기침이 천식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아이가 계속 기침을 한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축농증이나 비염이 있는 경우 높은 확률로 만성 기침이 나타날 수 있는데, 콧물이나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감기로 인해 발생한 기침이 감기가 나았음에도 오래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기도를 비롯해 호흡기의 상피 세포 손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상피 세포는 외부의 다양한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손상되면서 자꾸 목에 불편감이 나타나고 기침 또한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만성 기침은 만성 기관지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연속적으로 2년 이상, 한 번에 3개월 이상 기침하는 경우에 만성 기관지염일 수 있습니다. 만성 기관지염은 아침에 노란색을 띠는 가래도 많이 생기고 운동 시에 호흡 곤란이 발생해서 호흡이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흡연을 포함해서 공기 오염 등 여러 외부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발생하고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감기에 걸린 후 기침만 오래 남아 있거나, 먼지가 많은 곳에서 특히 기침을 하거나, 천식이 아닌데 기침을 하거나, 아침이나 밤에 기침이 심한 경우에 기침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혹시 만성 기관지염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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