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제주 로컬 여행 추천, ‘성안올레’를 아시나요?
특별한 제주 로컬 여행 추천, ‘성안올레’를 아시나요?
  • 칼럼니스트 김재원
  • 승인 2023.02.02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66. 제주 원도심 올레길에서 만난 특별한 로컬 여행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는 슬픈 소식을 접했습니다. 올해 1월 제주 입도 내국인 관광객은 100만 11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1만 9117명에 비해 10.5% 줄어들었는데요. 지난해 11월 -5.2%, 12월 -8.3%를 기록한 데 이어 감소 폭이 더 커졌습니다. 그동안 해외여행에 발이 묶여 제주를 찾았던 여행객들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야말로 제주에 비상이 생긴 셈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 특별한 제주 여행을 제안해보려 하는데요.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가는 '성안올레' 코스. ⓒ제주시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가는 '성안올레' 코스. ⓒ제주시

제주의 과거와 현대사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제주의 원도심. 도심 곳곳에서 만나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는 숨은 보물을 찾는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제주시 원도심 지역은 견고한 성(城)으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성의 안쪽이라는 의미로 ‘성안’으로 불렸습니다. 어느 역사에서든 중요한 거점지역은 성을 쌓아 외적의 침입을 막으려 했었죠. 나라의 중심에는 종묘와 왕궁을 둘러싼 도성(都城)이 있었고, 관아(官衙)가 있는 지방의 읍치(邑治) 고을들은 읍성(邑城)이 둘러싸고 있었고요. 제주에는 일찍부터 관아가 있었기에 원도심에는 둘레 3㎞가 조금 넘는 제주읍성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원도심을 ‘성안’이라고 불렀던 것이죠.

제주도민의 삶과 애환이 담긴 '산지천'. ⓒ김재원
제주도민의 삶과 애환이 담긴 '산지천'. ⓒ김재원

제주뿐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든 밝고 화려한 도시의 풍경보다 로컬스러움과 문화와 역사의 흔적들을 머금고 있는 원도심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그 속에서 풍기는 은은한 옛 정취를 느껴보고 싶은 것일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제주에서는 2019년부터 3년 동안 운영했던 ‘원도심 심쿵투어’를 보완해 방문객들이 도보 코스가 있는 원도심의 가치를 접하고 더 오랜 기간 체류할 수 있도록 지난해 ‘성안올레’ 코스를 개장했습니다.  

제주도가 재현한 조선시대 '김만덕 객주'. ⓒ김재원
제주도가 재현한 조선시대 '김만덕 객주'. ⓒ김재원
나눔과 봉사 정신으로 유명한 제주 출신 김만덕 객주를 기리는 '김만덕 기념관'.ⓒ김재원
나눔과 봉사 정신으로 유명한 제주 출신 김만덕 객주를 기리는 '김만덕 기념관'.ⓒ김재원

이 코스는 산지천을 출발해 동자복, 김만덕객주(김만덕기념관), 건입동벽화길, 산지등대, 사라봉, 모충사, 두맹이골목, 운주당지구역사공원, 제주동문시장 등을 거쳐 다시 산지천으로 돌아오는 약 6km 코스로 구성되었는데요. 코스마다 성안올레 표지와 리본을 달아 방문객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성인 기준으로 2시간 내외면 충분히 돌 수가 있고요. 

제주도민이 산책길로 즐겨 찾는 해발 148m '사라봉' 입구. ⓒ김재원
제주도민이 산책길로 즐겨 찾는 해발 148m '사라봉' 입구. ⓒ김재원
'사라봉'을 탐방하고 있는 사람들. ⓒ김재원
'사라봉'을 탐방하고 있는 사람들. ⓒ김재원

옛 제주성 내 원도심의 주요 역사·문화 유산을 볼 수 있도록 조성된 성안올레는 동자복, 모충사, 운주당 지구 역사공원 등이 포함돼 있어 제주의 역사탐방을 비롯해 사라봉에서는 제주항과 제주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고, 두맹이골목은 60~70년대의 운치가 느껴지는 벽화마을이 조성돼 있어 인생 사진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고요. 제주 전통의 먹을거리와 청년 상인들의 재기 발랄한 음식이 가득한 동문시장은 걷기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1916년 첫 불을 밝힌 이후 105년째 묵묵히 제주 북부 바다를 지켜온 '산지등대'. ⓒ김재원
1916년 첫 불을 밝힌 이후 105년째 묵묵히 제주 북부 바다를 지켜온 '산지등대'. ⓒ김재원
제주의 관문인 '제주항' 전경. ⓒ김재원
제주의 관문인 '제주항' 전경. ⓒ김재원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성안올레에서 잠시 벗어나 제주목관아 주변을 탐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주 원도심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거리부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칠성로상점가와 중앙지하상가 등이 성안올레 코스 주변과 가까우니까요. 남문사거리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도 좋습니다. 옛 남문터 주변으로 제주성지와 오현단 그리고 제이각이 존재하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함께 그 주변으로는 도심 속 휴식공간인 신산공원이 있고, 주변에는 국수거리가 있어 따뜻한 국물로 추위를 달랠 수도 있으니까요. 

'두맹이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보면 골목길을 놀이터 삼아 뛰놀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김재원
'두맹이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보면 골목길을 놀이터 삼아 뛰놀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김재원
1960~70년대 풍경이 남아있는 벽화마을 '두맹이골목'. ⓒ김재원
1960~70년대 풍경이 남아있는 벽화마을 '두맹이골목'. ⓒ김재원

제주를 많이 여행 왔던 분들도 ‘이런 곳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성안올레 코스는 볼걸리와 먹거리 등 여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제주의 자연과 함께 걷는 올레길도 좋지만 원도심을 깊이 느끼며 걷는 올레길 탐방은 또 다른 재미와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특별한 제주 로컬 여행 성안올레길을 걸어보시면 어떨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