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과 휴가가 맞물리는 7월 중순 이후부터 8월 초까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여행을 많이 떠나는 피서철입니다. 코로나로 몇 년간 여행은커녕 외출조차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던 만큼 올해는 여행에 대한 욕구가 더욱 커지면서 해외여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여행길에 오르게 되면 이것저것 성인보다 챙겨야 할 것이 많은데 ‘멀미’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아이들의 경우 성인보다 멀미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멀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귀에 있는 평형감각 기관인데 아이들의 경우 이 기관의 발달이 미숙해서 성인보다 멀미를 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2~12세 아이들에게 멀미가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멀미는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감지한 정보가 불일치할 때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책을 읽을 경우에 멀미가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창문을 통해 차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경우에 진정이 되기도 합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멀미를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적은 편이지만 예외는 아니라서 밀폐된 차 안에서 장시간 머물거나 차의 흔들림이 심한 경우에 멀미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날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정신적 스트레스, 위장 기능의 저하 등도 멀미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멀미를 하게 되면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두통, 구토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여행에 상당한 지장을 주기 때문에 멀미를 자주 하는 편이라면 미리 멀미 예방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은 여행 당일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 역시 여행에 들뜬 마음에 잠을 설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여행 며칠 전부터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행기나 기차, 차 등을 이용해서 이동할 때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는 만큼 편한 옷차림도 중요합니다. 몸을 압박하는 옷차림은 혈액 순환을 저하시킴과 동시에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멀미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거나 영화를 보는 등 불편한 자세로 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고 멀미가 발생할 것 같으면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잠을 청하거나 창밖으로 시선을 멀리 두고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멀미가 느껴지면 지압으로 진정시키는 방법도 효과가 있는데, 복사뼈 안쪽과 아킬레스건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에서 위로 손가락 다섯 마디 정도 되는 지점인 ‘축빈혈’을 강하게 자극해줍니다. 축빈혈은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체내 독소 배출을 촉진합니다. 특히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을 다스리며 멀미로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가 발생했을 때도 도움이 됩니다. 속이 좋지 않아 설사가 날 때 이를 진정시키기도 합니다.
손바닥을 위로 하고 손목을 굽혔을 때 손목 주름의 중심에서 팔 쪽으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올라온 지점인 ‘내관혈’ 지압도 멀미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관혈은 차를 타기 전에 미리 지압을 하면 멀미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데, 여행의 긴장을 풀어주고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소화기에 작용하기 때문에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도 효과가 있고, 멀미로 인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에도 좋습니다. 임신부들의 입덧을 진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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