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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에나 1등과 꼴등이 있다

1등 될 수 있을 것이란 망상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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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기교육 열풍에 빠진 대한민국

필자는 진로적성 및 심리상담, 문화사업을 하는 회사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에 3회에 걸쳐 칼럼을 서술해 가면서, 학문적인 내용을 배제한 체 실 경험을 토대로 글을 풀어 보고자 한다.

요즘같이 조기교육의 열풍에 휩싸인 부모들의 교육지식은 어지간한 전문가 못지않다.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1등에서 꼴등까지 있으며, 이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내 아이는 분명 탑이 될 수 있을 거야~’라는 망상이 지속되다 보면,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많은 세월을 보내게 된다. 아이의 인성은 아이가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삶에서 만들어져 가는 것이 더 지배적이며, 대부분의 인성은 가정에서 형성된다.

◇ 조기교육, 내게 무얼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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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필자의 이야기를 풀어보자. 우리 어머니는 엄청난 교육열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삶보다는 자식에게 인생을 거는 몇 안 되는 극성부모였는데, 그러한 이유는 어머니의 성장환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할아버지는 보성전문대(현 고려대)를 나와 일본 유학까지 한, 당시로서는 찾기 힘든 엘리트였다. 하지만 문제는 공부를 잘 한다고 해서 인생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외할아버지는 일본인 친구와 손잡고 인천에 자전거 공장을 차리셨고, 얼마간은 운영을 잘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인의 사기로 지주의 아들이자 사업가에서 쫄딱 거지로 신세가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어머니가 중 2때였는데, 2층집에 땅바닥에선 자 본적도 없다는 어머니는 기운 가세 때문에 생활고를 떠나 학교도 제대로 다닐 형편이 못 돼 야간고등학교도 몰래 다녀야만 했었다. 이 마음의 상처 즉, 자신이 못 이룬 것을 자식에게서 풀어 보려고 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난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학원(당시에 영어학원은 서울에 몇 개 없었다), 컴퓨터학원, 원로시인에게 작문교육(논술고사 대비) 등 별의별 학원을 다 다녔다. 중학교 때는 과외는 물론이고, 당시에 입시학원은 재수생만 다닐 수 있었는데, 재수생에게 학원을 끊어 달라고 하고, 재수생처럼 보이기 위해 삭발을 하고 남영동까지 학원을 다녔다.

문제는 중3때부터 벌어졌다. 학교수업이 유치해서 딴청을 부리기 일쑤였고, 고등학교 가서는 공부에 흥미를 잃고, 노는 아이들과 섞여 놀았다. 이러다 보니 대학은 당연하게 포기가 됐고, 학교를 3번이나 퇴학 맞을 뻔했으며, 졸업할 시에는 879명 중에 872등이라는 경이로운 등수로 졸업을 하게 됐다.

어머니는 그래도 강인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20만 원을 주시며, 무전여행을 다녀오라고 하셨다. 경험을 쌓으라는 이유였는데, 난 이 돈으로 20여 일간 전라도와 제주도 일대를 다녔다. 그리고 서울로 와서 공장에 취직했다.

공장일은 정말 단순하고, 졸리고 지루했다. 한 보름정도 다녔을까? 중학교 때 같이 스터디 하던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서울대를 다니고 있었다. “너 뭐하냐?” “응, 과외해” “얼마나 버는데?” “한 200만원.” -_- 이 친구를 만나고 더 이상 50만 원 받고 공장 다닐 흥이 나지가 않았다. 그래서 군대를 지원해서 다녀온 후 또 일반직장에 취직했다.

한 석 달 정도 다녔는데, 사장님이 나를 불렀다. “자네 이야기 좀 한번 해 보게, 난 자네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 나왔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난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야….’

현재 대한민국은 조기교육 열풍에 휩싸여 있다. 어린 시절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들이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황현수
현재 대한민국은 조기교육 열풍에 휩싸여 있다. 어린 시절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들이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황현수

◇ 천재와 둔재

천재와 둔재의 차이는 현실에 맞닥뜨렸을 때 벌어지는 것이다. 천재는 없는 기회도 찾아서 만들고, 둔재는 있는 기회도 차 버린다. 나는 이 일을 계기로 어릴 때 기회를 발로 차 버린 것을 시행착오 삼아 다시 공부를 시작했으며, 내신등급이 너무 낮아 좋은 대학은 갈 수가 없었고, 말 그대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대학을 나오게 됐다.

대학에 공부하러 간 것은 아니었다. 사회가 졸업장을 요구하니, 구색만 맞추려고 한 것이었고,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대학교도 꼴찌로 졸업했다. 실제적으로는 학교 다니면서 나름대로 공부한 것은, 전공과는 무관하게 나 같이 인생의 핸들을 잘못 트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진로와 인생전반에 대한 심리와 철학 등을 공부했다.

10여년이 지난 뒤, 그간 공부했던 것을 차츰 인정받기 시작해 내 학벌로는 어림도 없는 대학교나 문화센터 초빙강사를 하기 시작했고, 내가 쓴 학술서가 그 분야 주간베스트에도 오르는 일이 생겼다.

◇ 친구가 나를 거부한다

군대 다녀 온 이후로 친구들한테 원양어선 타러 간다고 하고 10년 이상 만나지 않았었는데, 성공한 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고, 어렵게 연락해 친구들을 만났다. 당시 내 친구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내가 공부를 안 하기 시작할 때,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나는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만난 친구들의 직업은 ‘막노동’, ‘노점상’, ‘영세공장 직원’ 등으로 한마디로 최하의 직업군들이었다. 고등학교 때 힘 좀 쓴다고 아이들을 때리고 무시하던 패기는 다 사라지고, 사회를 꾸짖고 비판하는 전형적인 좀팽이들로 바뀌어 있었다.

친구들과 석 달 이상 계속 만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연락을 해야지만 만나지 먼저 전화 오는 적이 없었다. 그래서 먼저 전화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연락을 안 했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만났던 애들이 6개월 이상 연락을 안 하더라. 참다 참다 친구 한명에게 전화를 해서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왜 먼저 연락 안 하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친구는 “야! 솔직히 너 만나면 술은 사서 좋은데, 맘이 안 편하다. 네가 학교 다닐 때 제일 꼴찌였고, 문제아였는데, 지금 잘 나간다고 하니 별로 기분이 안 좋고, 다른 친구들도 다 내 생각과 같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 하는데 정말 충격이었다. 이제 이들은 내 친구가 아니었다.

◇ 진로와 적성

위의 글들은 첫째 내가 못한 것을 자식에게 전가시키지 말고, 둘째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은 아이를 망칠 수가 있다는 것과 셋째 학교 다닐 때 놀던 아이들은 성공하기 극히 힘들다는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서 서술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모르고 있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인데, 문제는 장점을 활용하는 법을 모르는 것이 첫째 문제요,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모른 것이 둘째 문제이다. 우리 집에서 어머니께서 나를 부르는 애칭은 ‘시행착오’이다. 왜냐하면 위에 기술한 내용 말고도 너무도 많이 숱한 실패를 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여겨 볼 것은 ‘실패를 너무 많이 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번 실패하게 되면 주저앉고 만다. 하지만 난 실패를 하더라도 솔직히 재밌었다. 이것이 경험이 된다는 사실이었고, 다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지나고 보니 나를 이끌어 주는 인생의 멘토가 있었다면, 좀 더 빨리 원위치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비뚤어 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기에 지금 그러한 진로 적성 설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칼럼은 진정한 자식교육을 하기 위해 부모가 할 일을 서술해 보고자 한다.

*칼럼니스트 황현수는 (주)마인드 솔루션(Mind solution)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마인드 솔루션은 부설기관으로 엠에스 평생직업교육학원, 향지출판사, NLP최면센터, 대한역학학회가 있으며, 주로 진로적성 상담사 양성, 심리상담 및 문화콘텐츠사업을 하고 있다. 필자의 글에서 볼 수 있듯 자신의 성장기 경험을 바탕으로 인성과 문화교육에 매진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종합 솔루션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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