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때문에 울지 않는 엄마는 없다
아이 때문에 울지 않는 엄마는 없다
  • 칼럼니스트 박수영
  • 승인 2013.03.23 11:1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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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넘게 집에서 아이 키우면서 느낀 엄마어록

예전에 정말 좋아하던 글이 있었는데 바로 '김제동 어록'이다. 그 글을 읽으면 속이 정말 시원해졌다. 문장 하나에 많은 뜻을 함축 하고 있었고 우리의 사랑, 삶,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정말 그런 어록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묻혀지는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3년 넘게 아이와 집에서 직장을 다니지 않고 육아를 하면서 정말 느낀 것은 '아이 육아하는 동안은 사찰에서 명상하는 것 이상의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아이화'되어감을 느낀다. 작은 것에 분노하고 질투하고 화를 내게 마련인데 그렇게 감정적으로 자기 자신이 변해가면서 육아하는 과정에서 좌충우돌을 겪게 된다.

 

아이에게 늘 버릴것은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은데 작은 것 하나라도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수가 있다. 젓가락, 비닐, 색지를 이용해서 나비를 만들어 주었더니 아이는 행복해한다. ⓒ박수영
아이에게 늘 버릴것은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은데 작은 것 하나라도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수가 있다. 젓가락, 비닐, 색지를 이용해서 나비를 만들어 주었더니 아이는 행복해한다. ⓒ박수영

 

아이를 보면서 기쁨이나 보람도 얻지만 자기 자신의 작은 그릇으로 인해서 남과 비교하고 터무니 없이 우울해지고 삶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일을 관두고 집에서 아이와 하루종일 육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그런 심리가 작용한다. 심지어 심한 경우에는 최근에 뉴스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주부 우울증'에 걸리면서 자기 자신은 물론 자녀와의 동반 자살을 했다는 슬픈 보도를 듣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양육하는데에는 정답이 없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가 콘트롤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사람은 실수를 하게 되고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간에 주양육자는 성인도 아니며 정말 평범한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실수했지만 그 실수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깨닫고 얻고 배워 나간다면 한 걸을 나아갈 수 있지만 그 실수에 갇혀서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면 정신건강은 물론 자기 자신과 자녀까지에게도 해를 범할 수 있다.

 

아이와 주말에 공터에서 삽으로 그린 그림 <나만의 태양>. ⓒ박수영
아이와 주말에 공터에서 삽으로 그린 그림 <나만의 태양>. ⓒ박수영

 

누구나 아이 때문에 울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필자는 자라면서 엄마가 우는 모습을 종종 본적이 있다. 그것이 나 때문이었든 나의 동생 때문이었든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서 철이 들었다.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내가 못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니깐 인정하고 대신에 잘할 수 있는 걸로 엄마를 기쁘게 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 부모의 삶속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룹이 형성이 된다. '누구 자녀가 공부를 잘 했다더라, 좋은 대학에 들어 갔다더라, 결혼을 잘 했다더라' 하는 자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가 없었다. 필자의 어머니 역시 그런 군중의 심리에 동요되기도 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그 순간에는 동요되었더라도 결과에 대해서 나에게 탓을 하거나 그렇게 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자유로운 육아와 자녀지지를 하고 있었다.

 

버려진 쓸모 없는 식물이라도 이렇게 플라스틱 폐병에 흙을 담아 재활용하면 멋지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박수영
버려진 쓸모 없는 식물이라도 이렇게 플라스틱 폐병에 흙을 담아 재활용하면 멋지게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박수영


나 또한 자녀 때문에 울었던 적이었고 남의 자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느낀다. 이것이 정상이다. 나는 군자도 아니고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좋은 점은 바로 실수나 부족한점을 인정하고 새롭게 다시 출발하고 일어설 수 있다는 가치관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잘 활용한다면 자녀 교육에도 줏대 있는 양육, 스스로가 기준이 되는 자유로운 양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가 떨어지려하지 않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아이가 엄마인 나와 잘 떨어지고 또 새로운 환경에서도 낯설어하지 않고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따르면서 사람을 인식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깨치게 된다는 이론을 너무나 망각하고 내 자신을 괴롭히고 있음에 반성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잘 알고 지내던 아이 친구 엄마에게서 전화가왔다.

 

"여보세요! 승현이 어린이집에 나온다고 했는데 안 와요?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심심한 것 같아요. 빨리 와서 친구들과 북적북적 놀고 싶어서 전화 했어요."

 

사실 우리에겐 아이 친구의 엄마가 동료이기도 하지만 때론 선의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아이 친구의 엄마에게 전화가 오니 나도 모르게 또다른 전환점을 발견하게 돼서 오늘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적응기간 동안 시간제로 맡기기로 했다.

 

엄마로부터 요즘엔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아이가 왜 안 떨어지나?' 걱정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세상에 대해서 탐색하고 호기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엄마로부터 분리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 있는 부모가 현명하다고 칭찬하고 싶다. ⓒ박수영
엄마로부터 요즘엔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아이가 왜 안 떨어지나?' 걱정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세상에 대해서 탐색하고 호기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엄마로부터 분리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 있는 부모가 현명하다고 칭찬하고 싶다. ⓒ박수영


정말 기쁜 것은 주말에는 자유롭게 숲 유치원을 엄마들과 품앗이로 하기로 해서 인원이 약 6명 정도가 모였고 호응도가 있어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엄마들이 모였다. 그렇게 품앗이를 하다보면 아이의 사회성이나 품앗이를 통한 공동의식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소수의 엄마들은 아이를 한 명만 키우면서 자기 자신의 뜰 안에 가두려고 한다. 아이가 병아리라고 생각하고 병아리집을 나가면 금방이라도 여우나 다른 사자에게 잡아 먹힐까 두려워 아이의 시작을 막으려하는 경우가 있다. 어찌보면 나도 그러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서 아이의 가능성을 잠시나마 잊지는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 반문하게 된다.

 

아이가 때론 넘어져서 다칠수도 있고 울 수도 있고 누군가와 싸워서 다칠 수도 있고 때릴 수도 있다. 이런 변수에 대해서 늘 걱정하지 말고 항상 현명하게 객관적으로 생각하면서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정의를 잊지 말고 모든 엄마들이 우울함, 그리고 자녀로 인해서 걱정하고 울고 자기 자신을 그 틀안에 가두는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 값진 것은 없고 직장생활을 잠시 못해서 경력단절이 오고 또 사람들과 사회 관계를 하지 못해서 오는 낙인감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시간 동안 내가 잘할 수 있는것을 취미삼아 배우고 도전해본다면 제2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육아하며 개인의 시간은 늘 촉박하지만 새로운 삶에 대해 개척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아이와 함께 집근처에 공원에 가서 젓가락, 비닐봉지, 색지를 이용해서 나비를 만들어주었더니 너무나 행복해했다. 그리고 버려진 나뭇잎이 달려있는 가지를 모아서 커피잔을 재활용해서 흙을 담고 심어 주었더니 너무나 즐거워하고 신기해했다. 봄을 맞이하면서 '아이와 이렇게 실외놀이를 했더니 너무나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서 틈이 날때마다 꼭 해 보겠다'라는 다짐도 해보았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숲 유치원, 생태 유치원이다. 전일제로 이렇게 하는 곳도 있지만 그것을 경험하지 못하는 유아들을 위해서 주 1회씩 체험형 숲 유치원을 산림청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것이 이슈가 되는 이유는 바로 부모 스스로가 의미있는 교육에 대해서 자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부터 너무나 많은 공부가 스트레스가 돼서 아이가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정서적으로 올바른 발달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다수 생겨나고 있고, 아이가 진정으로 유아시기에 필요한 것은 바로 자연을 벗하면서 즐겁게 뛰놀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성을 길러야 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이다.

 

필자가 학교 들어갈 시절에는 학교 들어갈 즈음인 7세가 돼서 한글을 다 떼는 것이 보편화가 돼 있는데 지금은 못해도 5세에는 한글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되고 초등학교 들어갈 시점에는 간단한 생활영어 회화는 할 수 있어야 되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높은건 높게 사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을 놓치면서 아이로 인해서 괴로워하고 울고 있는 엄마, 그로인해 슬퍼지는 아이들이 느는 불행한 세상을 우리 스스로가 자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소수의 사람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공부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적성교육을 시켜주고 또 열심히 뛰놀면서 자연의 이치를 통해서 지식보다는 지혜를 먼저 배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최근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보면 요즘은 핵가족화로 인해서 아이들이 집에서 독자, 독녀로 자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망수용 능력'이라는 것이 부족하다고 한다. 남과 어울리면서 남의 감정을 헤아려주고 배려하는 것들에 대한 능력이 점점 부족해진다고 한다. 과거에는 다자녀 세대가 많았었는데 그러면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였는데 지금은 스스로가 어린이집이나 친구들을 만나는 곳에서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떨어지고 학교폭력이라는 최후의 비극적인 사태까지 가는 것이라고 본다.

 

어느 누군든지 울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자녀로 인해서 밤잠을 설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고 남을 배려하고 또 나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을 먼저 배울 수 있는 환경과 그러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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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wa**** 2013-03-26 11:58:00

소소하고 작은 일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가르쳐주는

mch**** 2013-03-24 22:12:00

맞아요.
저도 플라워님 말씀에 동감해요.
정말 아이때문이지

wo**** 2013-03-24 15:49:00

정말이요.
아이때문에도 울게 되지만 제 마음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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