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님들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 반 아이들은 유난히 잘 이른다. 친구가 옷 정리를 하지 않는다고, 뒤에서 밀었다고, 자신을 놀렸다고 시도 때도 없이 ‘선생~니임~~’을 찾아댄다.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고 싶다면 친구에게 가서 직접 이야기해주면 될 텐데 왜 그러는 것일까? 바로 관심 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관심이란 사랑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관심 받을 수 있다면 어떤 행동이라도 불사한다. 심지어 그것이 옳지 못한 행동이라도 말이다.
-우리 아이가 자꾸 손톱을 물어뜯어요.
-눈에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계속 깜빡거려요.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조건 떼를 써요.
-먹기 싫으면 구역질을 해요.
위와 같은 문제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를 한 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하게 된 행동 혹은 주목받고자 했던 행동에 부모가 크게 반응하는 경우 아이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채야한다. 부모의 관심을 끄는 데 좋은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더욱 강화하게 된다. 우연히 하게 된 사소한 행동이 문제행동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도 동생처럼 기어 다닐래
동생을 보게 된 아이의 경우에 퇴행현상을 보이는 때가 종종 있는데 이는 부모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동생에게 더 관심이 기우는 것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동생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동생에게 되찾아 오고 싶은 마음에 동생처럼 소변을 못 가리거나 말을 아기처럼 하고 또는 동생을 꼬집거나 때리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불안하고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동생이 부모의 관심을 빼앗아가는 대상이 아닌 함께 돌보아 주어야 하는 대상임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아기가 낮잠을 자거나 돌보아줄 다른 어른(아빠, 할머니 등)이 있을 때 함께 놀아주며 아이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도록 하고, 형님으로써 동생이 하지 못하는 일 또는 동생을 도와줄 수 있는 일들 중에서 간단한 것(예를 들어 아기 기저귀 갈 때 필요한 용품들 준비 돕기, 아기에게 음악 틀어주기, 이불 덮어주기 같은 것들)부터 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면 아이는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수인가,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인가
아이가 우연히 혹은 부모의 관심을 얻고자 옳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지나치게 혼을 낸다거나, 반복해서 주의를 주고, 다른 행동에는 무관심하다가도 옳지 않은 행동에 관심을 보이는 등의 과민한 반응을 피해야 한다. 부모는 강하게 이야기해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혼이 나는 건 둘째, 관심을 끌기 위해 같은 행동을 또 하게 된다.
아이가 옳지 않을 행동 및 태도를 보였을 때 그것이 실수인지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인지 먼저 생각해보자. 실수라면 실수임을 인정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야기해주어야 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주의를 주되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걸 빼놓지 않도록 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에게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동물이다. 부모에게, 친구와 이성에게, 남편 또는 부인에게, 그리고 자식에게…….
요즘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 중 자녀와의 대화 단절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야기 하고 싶어 말을 걸라치면 귀찮다며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가 버리는 그 아이들도 불과 몇 해 전에는 이렇게 관심 받고 싶어 하던 아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그 눈망울을 쉽사리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칼럼니스트 정보람은 유아교육과 졸업 뒤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력 9년차 보육교사다. 장애인야학 활동을 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장애통합어린이집의 통합지원교사로 장애아와 비장애아를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친구같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교사가 되어 눈높이를 맞추고, 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더욱 즐거운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회·정서적 적응문제로 성장발달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놀이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는 자칭 꿈꾸는 애벌레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져야겠군요.
무작정 떼를 쓰는게 아니라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