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말고, 결혼생활 준비를 하라
결혼식 말고, 결혼생활 준비를 하라
  • 칼럼니스트 이수경
  • 승인 2013.05.02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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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30분, 결혼생활은 50년 이상

 [연재] 가정행복코치의 한 마디

 

‘전쟁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전쟁도 위험하고, 바다는 더 위험하지만 정말 위험한 것은 준비하지 않은 결혼생활이다. ⓒ베이비뉴스
‘전쟁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전쟁도 위험하고, 바다는 더 위험하지만 정말 위험한 것은 준비하지 않은 결혼생활이다. ⓒ베이비뉴스

 

5월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5월, 초목은 싱그러운 녹색 향기를 발하고, 온갖 화려한 꽃들은 날 보러 오라고 손짓하며,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은 또 얼마나 상쾌한가. 정말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5월하면 또 생각나는 단어,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등 가정의 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첩장을 가장 많이 받는 달이다.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이다.

 

어느 결혼식. 웨딩홀 입구에 양가 부모, 형제들이 평생 가장 진한 화장을 하고 하객들을 맞는다. 시간이 되어 사회자가 신랑 입장을 알리자 신랑이 늠름한 걸음으로 주례를 향해 걸어 나오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조금 있다 조명이 약해지면서 입구에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 나오자 그 곳에 하이라이트가 켜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이다.

 

신부와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느린 걸음으로 혹시나 웨딩드레스를 밟을까 싶어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입장하자 모든 하객이 기립하여 박수를 보낸다. 이어 신랑이 나와 장인에게 큰 인사를 하고 신부의 손을 넘겨받아 자신의 팔짱을 끼게 한 다음 단상으로 나아간다. 신부의 호적이 아버지에서 신랑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어서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하고 주례가 혼인서약을 받고,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주례사를 낭독하는 등 일사천리로 결혼식이 진행된다. 대개의 경우 결혼식은 30분 내외에 끝난다.

 

이 30분의 결혼식을 위하여 신랑신부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던가. 같이 살 보금자리를 알아보고, 혼수, 사회자/주례 섭외,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축가 등 준비할 게 얼마나 많은가. 더러는 결혼식 준비하느라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지만 신랑신부는 그들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결혼식 준비에 많은 돈과 시간, 정성을 들인다.

 

피로연이 끝나고 그들은 신혼여행을 떠난다. 오늘의 행복이 마냥 이어지기를 소망하면서...아니 마냥 이어질 줄만 안다. 다른 것은 생각지 않는다. 이미 결혼한 선배나 친구들이 결혼생활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역설해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신혼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끝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또 “신혼 = 한 사람은 ‘신’나고 한 사람은 ‘혼’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누가 신나고, 누가 혼나는지 모르지만...

 

결혼식은 30분이지만 결혼생활은 50년 이상이다. 30분의 결혼식을 위해 몇 달을 준비하면서 정작 50년의 결혼생활은 준비하지 않는다. 결혼식은 이벤트이지만 결혼 자체는 이벤트가 아니다. 결혼 연습이란 없다. 열렬히 사랑한다고 열렬히 행복하다는 말은 아니다. 한 번 결혼해보고 아니다 싶어 헤어지고 다시 결혼한다면 이미 실패한 결혼이다. 그러나 결혼 준비는 있다. 많이 준비하면 할수록 결혼생활의 시행착오가 줄어들게 되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결혼 대비 이혼건수가 50%나 되는 현실에서 모 결혼예비학교를 수료한 800쌍 가운데 이혼한 부부가 단 3쌍이라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전쟁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전쟁도 위험하고, 바다는 더 위험하지만 정말 위험한 것은 준비하지 않은 결혼생활이다. 진정한 결혼 준비란 결혼식, 혼수, 스드메가 아니다. 결혼의 진정한 의미와, 결혼생활을 통해 부부가 이루고자 하는 꿈, 두 가문의 결합, 양가 부모에 대한 처신,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것, 재정 문제, 성(性) 문제, 대를 잇는다는 것, 자녀의 결혼, 노년생활,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진솔한 대화가 결혼하기 전에 이미 충분히, 아니, 아주 조금이라도 소통되어야 한다.

 

5월에 결혼하는 모든 부부에게 축복이 임하길 빈다.

 

*칼럼니스트 이수경은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의 저자로, (주)짚라인 코리아의 부회장과 행복한 아버지학교 회장을 맡고 있다. '모든 가정은 행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다수 강연을 뛰고 있다. 기업인으로 불리기보다 가정행복코치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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