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어린이집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위탁을 제안한다
[특별기고]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대표
이제까지 유보통합 관련 연구나 논의에서는 국공립유치원과 마찬가지로 국공립어린이집을 교육청이 직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졌으나, 유보통합 과정에서 교육청 직영 체계로의 전환은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는 민간위탁을 해오던 국공립어린이집은 기존 국공립유치원과 운영 방식이 다르며 학교에 비해 소규모이며 개소 수가 많고 같은 국공립어린이집인 경우에도 지자체 설립, 기부채납, 장기무상임대 등과 같이 설립과 운영 형태가 다양하므로 직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보통합 과정에서 그동안 민간위탁으로 운영해오던 국공립어린이집의 운영방안을 개선하고 정립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은 법인위탁 중심으로 운영되던 것이 점차 개인위탁으로 변화되어왔고 현재 개인위탁이 70%를 넘고 있다. 국가가 설립한 국공립어린이집의 운영 권한과 책임이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는 올해 6월에 발표한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을 사립지정형으로 분류하였으나 철회했다. 이후 민간 대규모 위탁체가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려 했으나 이 또한 국공립어린이집의 강력한 반발로 진행되지 못한 적도 있다.
◇ 국공립어린이집 공공위탁 운영 사례가 주는 시사점
이러한 상황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면서도 실현가능성 있는 공공위탁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동안 몇 개의 지자체에서 공공위탁, 즉 공공기관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해온 사례가 있는데 향후 국공립어린이집의 공공위탁 방안을 모색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동작복지재단이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위탁받고 다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 시작하여 10년 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2024년 기준으로 동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67개의 어린이집을 위탁관리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선 시설관리공단이 위탁운영을 하고 있으며, 사회서비스원(재단법인)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사회서비스원이 다른 위탁체들과 함께 국공립어린이집의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이들 지자체에서는 길게는 10년부터 짧게는 4~5년 정도 공공위탁을 해왔는데 위탁운영의 각 체계는 인사권, 회계관리, 책임과 권한 등에서 차이를 보이며, 특히 인사와 회계 권한의 분담이 어린이집 운영의 효과성과 효율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영유아, 부모, 교사에게 장점이 많은 공공위탁 어린이집 운영
모든 공공위탁 운영이 동일한 상황은 아니며 공공위탁 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지만 공공위탁을 하는 경우 대체로 영유아, 부모, 교사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
공공기관이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영유아중심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며, 바깥놀이와 체험활동이 원활하다. 특히 발달지연 아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되는가 하면 친환경 급식과 충분한 급간식비 지원을 통해 영유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보육 환경을 갖추게 하기도 한다. 또한 전통음악과 신체활동이 연계된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부모는 공공기관이 위탁운영하는 어린이집의 교사들에 대한 신뢰가 높고, 공공기관의 교육과정 컨설팅과 프로그램 지원으로 교육의 전문성이 보장된다고 평가한다. 또한 교사의 근속 연수가 길고 교사들이 고용이 보장된 안정된 근무 환경에서 일하므로 어린이집을 신뢰할 수 있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공공기관에서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집 교사들은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근무 환경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다. 공공기관 소속의 교사로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급여와 다양한 수당과 혜택을 지원받는 경우가 있으며, 보다 철저하게 근로기준법이 준수되고 교사와 원장의 정년이 보장되면서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승진 체계가 마련되어있기에 주임, 원감, 원장으로 승진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동기부여도 된다. 학습공동체 구성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교사로서의 역량을 높일 수 있으며 다른 교사들을 지원하며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받는 경우도 있다.
◇ 교육청 직영이 어렵다면... 경험과 전문성 있는 보육 인프라 최대한 활용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은 전국에 6000여 개가 있다. 현재 개인위탁을 하는 곳만 공공위탁을 한다고 하더라도 17개 시도에 다수의 어린이집을 운영할 규모가 큰 공공위탁 기관이 설립되어야 한다.
대규모 공공위탁 기관을 설립하여 운영할 때 영유아 교육에 대한 전문성, 안정성, 효과적인 인사관리, 그리고 교육 현장의 자율성과 공공성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 특히 원장의 인사권과 자율성 존중, 교사 근무 환경 개선, 정치적 영향에 의한 혼란의 배제가 필수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과 기관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육에는 17개 시도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하여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인프라가 존재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을 교육청에서 직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직영과 민간위탁의 중간 형태로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위탁 방안을 대안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며 공공위탁 기관을 설립하여 운영할 때 기존의 보육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 있는 보육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란다. 이와 관련된 보다 다양한 논의와 검토가 기존 교육부의 운영 형태인 직영이냐 사립이냐의 선택지를 뛰어넘는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방안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보통합이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이 아닌 행정과 영유아교육 현장의 질적 성장과 풍부함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유아교육계와 보육계, 그리고 행정이 오랜 시간 각자 축적해왔던 역량을 바탕으로 집단지성을 꽃피울 수 있다면 유보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베이비뉴스는 유보통합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 고민하는 각계 관계자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유보통합 추진 방향에 대해 기고를 원하는 분들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기고문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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