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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가 꼭 멋질 필요가 있을까요?"

[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133. 여행의 이유도.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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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여행지에 와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일상에서 보이지 않던 나의 모습을 확인하게 되거나 그때는 미처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안목과 지혜가 생기기도 하고요. 잊고 지냈던 정말 소중했던 그 무언가가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이집트 피라미드. ⓒ김재원
이집트 피라미드. ⓒ김재원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는 그때그때마다 생겨나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고 사느라 정신이 없지요.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다른 사람을 살펴봐줄 공간도 없이 그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가 가고 또 다른 하루가 오곤 합니다.  그런 삶을 살다 보면 언제나 변함없이 다정한 안부와 따스한 온기를 더해주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곤 합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전경. ⓒ김재원
헝가리 부다페스트 전경. ⓒ김재원

그런데 여행을 떠나오게 되면 그제서야 비로소 깨어나는 감성들이 있습니다. 말로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묘한 감정들 말이죠. 일상의 공간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아주 세밀하게 되돌아보게 만들어버리죠. 그동안 평범했던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 여행이 주는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들이 차츰차츰 쌓이게 되면 이제 여행의 매력에 완전히 빠지게 되는 것이죠. 

오스트리아 빈의 호프부르크궁전. ⓒ김재원
오스트리아 빈의 호프부르크궁전. ⓒ김재원

또한 여행을 떠나게 되면 한없이 느려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그 어떤 사람보다 바쁘게 살다가도 여행지에 가면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인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인위적인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죠. 여행지에 오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느슨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죠. 그러다보면 보면 어느순간 섭섭했던 일도 잊히고요. 마음속에 남아있던 사람에 대한 미련 같은 것들도 없어지고요. 그런 시간들로 인해 서서히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고 다시금 삶과 일상에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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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 ⓒ김재원
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 ⓒ김재원

그리고요. 일상을 살면서도 취미활동을 통해서나 지인들과의 만남이나 가족들과 지내는 평범한 시간 속에서도 충분히 자극과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면 여행을 떠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삶 자체가 어쩌면 여행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요. 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무조건 내 삶이 행복해지거나 새로워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지에 가면 오히려 더 피곤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여행의 이유도.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도. 분명 존중받아 마땅하기 때문인데요.  

케냐 나이로비 전경. ⓒ김재원
케냐 나이로비 전경. ⓒ김재원

특히나 여행의 이유가 꼭 멋질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좋으면 된 것이지요. 주변 사람들의 화려한 여행의 목적과 이유 부러워할 것도 눈여겨볼 것도 없습니다. 여행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할까요? 여행지에 가서 느슨하고 나른한 하루를 보내도, 누군가 나의 여행을 보고 전혀 기대감이 전혀 생기지 않아도, 심지어 나는 요즘 여행을 떠나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도 그것 역시 나란 존재에 대한 충분한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라면 믿음 그대로 살아가시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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