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아우성이 부족했던 것 아닐까요?
부모들의 아우성이 부족했던 것 아닐까요?
  • 기고/하정훈
  • 승인 2011.03.28 18:3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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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삐뽀삐뽀119소아과』 저자 하정훈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삐뽀삐 119 저자 하정훈 원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삐뽀삐 119 저자 하정훈 원장.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우리나라는 현재 저출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애 하나를 낳아서는 저출산이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를 낳아야 저출산이 해결됩니다. 우리나라처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나라에서는 아이 둘 이상 키우는 엄마들은 애국자입니다. 아이를 여럿 낳아 키우려면 우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 키우는 것이 쉬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아이 키우는데 돈이 적게 들어야 합니다.

 

말로는 저출산이 심각하다면서 마치 애만 낳으면 국가에서 책임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더니 정작 애만 낳으면 아이 키우는 비용을 부모들이 전부 다 부담해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가요? 저출산 문제 때문에 정말로 국가가 비상사태라면 아이 키우는 부모들에 대한 지원도 비상사태에 걸맞아야 합니다.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고요? 애 키우는 엄마들 붙잡고 물어보십시오. 무슨 지원을 받았는가. 아이 출산 비용과 보육비만 달랑 지원한다고 애를 더 낳겠습니까?

 

저출산으로 국가 비상사태라는 인식이 있다면 출산비용만 지원하지 말고 아이 키우는 데 들어가는 육아 비용도 당연히 국가가 부담을 해야 합니다.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아이 아파서 병원 가는 비용과 국가가 꼭 맞으라고 권장하는 필수 예방 접종비용 정도는 반드시 국가가 부담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아파도 내 돈 내고 치료해야 하고 아이의 접종도 내 돈 내고 접종해야 하는 현재의 이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6년 전부터 필수예방접종 무료로 맞게 하겠다고 말들이 많았지만 작년에도 여지없이 예산을 삭감해버렸습니다. 다시 아이 키우는 부모들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보건소에 가면 필수예방접종은 무료로 해준다고 말들을 합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로 부모들의 고충을 모르는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선 보건소에서 접종이 몇 시에 끝나줄 아세요? 그 시간 맞추려면 직장 다니는 부모는 휴가라도 내야 합니다. 부모들이 그나마 시간을 낼 수 있는 토요일은 같이 쉽니다. 아이 접종을 위해서 휴가를 낼 수밖에 없다면 맞벌이 부모들에게는 큰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보건소는 수가 적어 거리가 먼 곳이 많아서 애 봐주시는 할머니가 둘 데리고 다니는 것이 정말로 힘듭니다. 그리고 보건소에서는 선택접종을 하지 않습니다. 이미 수많은 부모들이 아가의 건강을 위해서 접종하고 있는 선택접종을 하기 위해서 다시 시간을 내서 병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 접종을 위해서 두 번의 휴가를 내야하는 부모는 정말로 괴롭습니다.

 

다른 나라처럼 동시접종으로 한 번에 끝내는 것은 꿈도 꿀 수가 없습니다. 그럼 보건소 접종은 공짜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게 부모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서 그렇지 국민의 세금으로 맞는 것입니다. 건물과 공무원 월급과 집 앞의 병원을 두고 멀리 다니느라 드는 시간과 교통 유발 비용과 휴가 한 번 더 받아서 병원과 보건소 왔다갔다는 그 인건비를 따지면 국가적으로 그게 결코 더 싼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보건소는 국가 보건행정의 중추적인 기관입니다.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병원과 중복되는 일을 하는데 자원을 사용하면 정작 중요한 일은 할 수도 없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필수예방접종 다 무료로 해도 돈 별로 많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 돈이 없다기보다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게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일 것입니다. 그 필요성은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파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 키우는데 필수예방접종을 무료로 해달라는 부모들의 아우성이 좀 부족했던 것 아닐까요? 우리 아이 표가 엄마 아빠 적어도 두 표라는 것만 알게 하면 그 비싼 선택접종도 무료로 해줄 지 누가 알겠습니까?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한국진보연대, 서울여성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한나라당의 영유아 예방접종비 및 국민 70% 양육수당 확대 예산안 전액 삭감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한국진보연대, 서울여성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한나라당의 영유아 예방접종비 및 국민 70% 양육수당 확대 예산안 전액 삭감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스트셀러 『삐뽀삐뽀119소아과』(그린비출판사)의 저자로 유명한 하정훈 원장은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내에 구성된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국가 예방접종사업의 확대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예방접종 예산이 삭감됐을 때 트위터(@drha119)를 통해 개념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하정훈소아청소년과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d2825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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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011-04-18 13:09:00
속이 시원합니다.
정말 너무 옳은 말씀을 해 주셔서 제 속이 너무 너무 시원합니다.
사실 둘째, 셋째 낳고 싶습니다.
너무 이쁜 내새끼 또 더 이쁠 것 같은 내새끼 낳고 싶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경제적으로 부담인지라 망설이게 됩니

kb94**** 2011-04-15 11:29:00
완전 대공감입니다...
필수예방접종이 가능한 곳이 우리나라에서 5군데 신가.. 그정도만 있는줄 압니다.
필수예방접종이 무료가 된다해도.. 그 이상 몇배가 되는 선택접종비는 정말 감당이 안됩니다..

아이 하나 낳으면, 기본적으로 접종비만 적어도 한달에 15만원, 기

brose**** 2011-04-14 00:51:00
맞는 말씀이십니다..
정말 부모들의 아우성이 부족한것일까요?? 그랬으니 윗선에서 저런식의 정책을 내놓고
있는것도 삭감을 했겠죠.

ken**** 2011-04-13 17:53:00
동감~~~~~~
정말이지 병원비도 무서워~아기못낳는다는 현실이 넘 슬프

wo**** 2011-04-11 10:45:00
공감해요~!
저희도 둘째계획을 못하는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접종비를 무시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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