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고유 전통혼례, 현대식으로 올리기
우리의 고유 전통혼례, 현대식으로 올리기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3.05.24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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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의 깊은 뜻 담긴 전통혼례 절차와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남자와 여자가 시집·장가 드는 것을 혼인, 그 약속 의식을 치르는 것을 혼례라고 칭했다. 혼인을 한 글자씩 풀면 혼(婚)은 남자가 여자에게 장가가는 것을, 인(姻)은 여자가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우리의 전통 혼례는 말 한마디에도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전통혼례는 식에 참여하는 가족과 하객 모두 즐겁게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 절차가 다소 번거롭고 식을 올릴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는 장소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다 시민에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공공장소를 개방하는 곳,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진행하는 곳도 늘고 있어 전통혼례를 올리기 한결 수월해졌다. 길고 딱딱했던 절차를 조금 변경해 현대식으로 올리는 이들도 생겼다. 오는 25일 첫 전통혼례가 치러지는 서울시 시민청의 현대식 한식 결혼식 순서를 기준으로 전통혼례의 순서와 어려운 용어를 정리했다.

 

최근 시민에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공공장소를 개방하는 곳이 늘고 있는데다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진행하는 업체도 늘고 있어 전통혼례를 올리기 한결 수월해졌다. 사진은 부부의 날인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서울놀이마당에서 신부 박미첼(33, 필리핀) 씨와 신랑 박홍교(47) 씨가 서울시새마을부녀회가 마련한 다문화 가족 한국 전통혼례식에서 맞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기태 기자 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최근 시민에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공공장소를 개방하는 곳이 늘고 있는데다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진행하는 업체도 늘고 있어 전통혼례를 올리기 한결 수월해졌다. 사진은 부부의 날인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서울놀이마당에서 신부 박미첼(33, 필리핀) 씨와 신랑 박홍교(47) 씨가 서울시새마을부녀회가 마련한 다문화 가족 한국 전통혼례식에서 맞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기태 기자 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전통혼례 순서

 

- 손님맞이, 혼례 알림 : 양가부모님은 손님을 맞이한다. 신랑은 초례청 동쪽, 신부는 초례청 서쪽에 마련된 대기공간에서 하객을 맞이한다. 양가부모님은 손님들이 초례청 앞으로 모여들 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

 

집례자(사회자)가 초례상 앞에서 혼례의 시작을 알린다. 집례자는 손님들에게 당일 혼례를 소개하되, 홀기(혼례 순서)를 현대어로 풀어 알아듣기 쉽게 말한다. 하객이 혼례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다.

 

- 양가부모 상견례 : 신랑 부모님은 초례청 동쪽 앞, 신부 부모님은 초례청 서쪽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있다가 신랑과 신부의 어머니만 초례청으로 나와 하객에게 인사하고 신랑 어머니는 홍초, 신부 어머니는 청초를 밝힌다.

 

- 신랑 입장, 전안례(奠雁禮) : 신랑은 대기하고 있다가 기러기의 머리를 왼쪽으로 해서 안고 입장한다. 신랑 등장과 함께 음악이 시작되고 신랑은 음악에 맞춰 신부 부모님 앞으로 걷는다.

 

들고 온 기러기는 신부 어머님께 드리고 신부 부모님께 큰절을 올린다. 신부 어머니는 기러기를 전안상에 내려둔다. 신랑은 초례청에 차려진 초례상 동쪽에 선다.

 

- 신부 입장, 교배례(交拜禮) : 신부는 대기하고 있다가 음악에 맞춰 입장한다. 이때 친인척의 어린아이가 청사초롱을 들고 신부 입장에 앞장서는 것도 좋다. 신부는 초례청에 차려진 초례상 서쪽에 선다.
 
초례상을 두고 신랑과 신부가 마주 선다. 시자(신랑의 친구)는 세숫물과 수건을 신랑의 남쪽, 신부의 북쪽에 놓는다. 신랑 신부는 각각 손을 씻고 집례자의 집행에 따라 서로 큰절을 한다.

 

- 합근례(合巹禮) : 시자는 신랑신부 앞에 놓인 술잔에 술을 각각 따르고 신랑과 신부는 술잔의 술을 모두 마신다. 시자는 신랑과 신부 앞에 놓인 표주박에 술을 따른다. 신랑과 신부는 표주박에 담긴 술을 서로 바꿔 마신다. 이때 신랑 잔을 위로, 신부 잔은 아래로 바꾼다. 시자는 표주박을 받아서 술상에 서로 포개어 놓는다. 집례자는 예를 마치고 부부의 연을 맺었음을 선포한다.

 

- 현구고례(見舅姑禮) : 초례상의 물품을 아래로 내리고 밤 대추 고임과 육포를 올려놓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다. 신랑 신부는 집례자가 서 있던 초례상 뒤쪽 자석에 양가부모님을 모시고 차례로 큰절을 올린다. 이때 신부 친구가 수모 역할을 한다. 양가부모님은 초례상에 차려진 폐백(밤과 대추)를 던져주며 덕담한다. 신랑 신부의 선택에 따라 현구고례를 생략하거나 어른들의 축사, 신랑신부 서약서 낭독, 축하 공연 등 순서를 추가해 구성해도 좋다.

 

- 혼례 맺음, 손님 대접 : 순서가 끝나면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인사하고 하객에게 인사한다. 집례자는 혼례의 맺음을 알린다. 하객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신랑신부, 양가부모가 함께 하객에게 인사를 드린다.

 

◇ 용어정리

 

- 초례청 : 혼례를 치르는 장소. 전안청이라고도 한다.

 

- 전안례 :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백년해로하겠다는 서약의 뜻을 담아 기러기를 드리는 것으로, 신부집에서 신랑을 맞이하는 의식절차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아들을 둔 집에서 기러기를 기르다가 아들 혼례 때 신부에게 전달했다. 이런 풍습이 차츰 나무 기러기로 대체돼 이어져 왔다. 혼례에 사용한 나무 기러기는 개인이 직접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에서 공동으로 마련해 오복을 고루 갖춘 집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는 공동체로부터의 소망을 대변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 교배례 : 교배례는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나누는 인사다. 절을 하는 뜻은 서로에 대한 허락의 약속이다. 교배례 전에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한다는 의미로 손을 씻는다.

 

- 합근례 : 합근례는 술잔과 표주박에 술을 마시는 의식이다. 술잔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로서 인연을 맺는 것을 뜻하고, 표주박에 마시는 술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 표주박은 원래 하나였는데 둘로 나뉘었다가 이제 다시 합친다는 상징성을 담은 그릇으로 신랑과 신부가 원래 하나였는데 따로 태어났다가 이날 부부로 합쳐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현구고례 : 현구고례는 신부가 시부모님께 폐백을 드리고 친척들에게도 상하의 순서로 상호례를 나누는 것이다. 이때 대추를 쓰는 것은 시아버지의 장수를 바라는 뜻이다. 신부에게 큰절을 받고 신부의 치맛폭에 대추를 던져주는 것은 아들 낳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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