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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평등한 전통혼례식 올리고 싶었어요"

[인터뷰] 서울 시민청 첫 한식결혼식 올린 신부 이민수 씨

ssy@ibabynews.com

25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2층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신랑 이민수 씨와 신부 신혜성 씨가 한식 결혼식을 갖던 중 결혼서약서를 읽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25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2층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신랑 이민수 씨와 신부 신혜성 씨가 한식 결혼식을 갖던 중 결혼서약서를 읽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금 저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엄숙한 약속을 하거나 성스러운 서약을 교환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희는 여러분과 함께한 자리에서 어른으로서 하나됨을 공식화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배우자가 돼 함께 성장하겠다는 선택을 큰소리로 선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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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결혼식을 올린 이민수, 신혜성 부부의 결혼선언문 일부다. 두 사람은 수 십 여명의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써온 A4 1장 분량의 결혼 선언문을 함께 읽었다.

 

두 사람은 이날 검은색 턱시도와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았다. 신부는 초록색 당의와 붉은 치마를 입은 채 족두리를 썼고, 신랑은 비취색 두루마기와 바지를 입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두 사람의 결혼식은 전통혼례식과 조금 달랐다. 전통혼례처럼 초례청이 마련되고, 신랑 신부가 하나 되는 의미의 술잔은 오갔지만 신랑이 네 번 절하고, 신부가 두 번 절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결혼식 직후 만난 신부 신혜성 씨는 “틀에 박힌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전통혼례도 고증을 중요시해 똑같은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어요. 우리가 그리고 싶었던 결혼식은 전통혼례와 또 달랐어요. 알아보니 전통혼례는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죠. 그보다는 부부가 평등한 혼인식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통혼례를 복원하기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그려냈죠. 자청해서 한복을 입고 결혼식에 온 친구도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동갑인 두 사람은 올해 서른일곱 살로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5년을 교제했다. 결혼 적령기를 조금 넘긴 늦은 나이의 결혼이었다. 신 씨는 “나이가 있었지만 결혼을 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경제적인 문제나 서로에 대한 사랑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죠. 결혼이란 한 가정을 이루고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지고, 배려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결혼이 장난도 아니고,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됐어요”라고 말했다.

 

연애 초반부터 결혼을 원했던 신랑 이만수 씨도 점점 신 씨의 생각을 존중하게 됐다. 신 씨는 “결혼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내 말에 신랑과 많이 다투기도 했다. 그러나 신랑도 점점 주변에서 ‘결혼준비’ 없이 결혼해 불행한 커플을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내가 말하는 ‘결혼준비’가 어떠한 의미인지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연애하면서 서로가 원하는 결혼식과 결혼생활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리고, 결혼생활에 대해 공부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편 이 씨가 먼저 시민청 결혼식을 제안했다. 의식적인 부분에서 결혼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었기 때문에 결혼준비 과정에서 큰 갈등은 없었다. 신혼부부가 결혼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하는 신혼집 장만도 두 사람은 양가가 힘을 모아 함께 했다. 다만 2년 후가 걱정이라고.

 

신 씨는 “정부가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많이 보급해줬으면 좋겠어요. 2년이야 어떻게 살겠지만 2년 후에 이 돈으로 이 동네에서 살 수 있을까 답이 안 나와요"라며 "아이들 교육문제도 정부가 좀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요.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교육문제가 정말 걱정이에요. 나이 드신 정부 어르신들 제발 책상에 앉아서 말고,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막상 결혼을 하고나니 벌써부터 집과 아이교육이 가장 큰 걱정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신 씨는 결혼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배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결혼은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를 통해 나를 보고, 지금까지 짊어지고 온 상처와 잘못된 습관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해요. 기회를 잘 활용해 우리 부모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우리 가정이 사람을 위한 행복의 자리가 되도록 노력하면서 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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