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창고인 구제숍과 재활용센터
진주 찾는 재미가 쏠쏠한 구제가게와 재활용센터
[연재] 임의선의 힐링인테리어
쌀쌀했던 날씨가 어느덧 따사로워지면서 두툼한 옷은 장롱 깊숙이 들어가고 가볍고 시원한 여름옷을 꺼내게 된다. 항상 옷 정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옷가지의 수는 많으나 왜 이렇게 입을 옷은 없는 걸까 생각하고는 자주 가는 구제 가게와 온라인 빈티지 샵을 폭풍 검색 한다.
물론 새 상품도 좋지만 구제 가게나 재활용 센터를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면 아직도 나에게는 쓸 만한 아니 보물 같은 물건들이 나를 반겨주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공짜로 물건을 얻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남이 쓰던 물건은 헌 물건이라는 편견만 버린다면 구제 가게와 재활용 센터는 유행에 따르지 않고 유니크한 물품이 가득 찬 보물창고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위의 조끼는 몇 년 전인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오래 전 구제 가게에서 구입한 뜨개 조끼이다. 알록달록 캔디 같은 톡톡 튀는 색감에 반해 구입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입은 적은 별로 안 되고 주로 집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했다. 보통 의자 등받이 부분에 커버 대용으로 펼쳐 놓으면 바탕색이 어둡던 밝던 간에 그 자체로 포인트가 되었다. 색감도 예쁘지만 오래전 누군가가 직접 손수 뜬 핸드메이드 작품이기에 그 가치 또한 뛰어나다.

파도 소리가 철썩 철썩 들릴 것만 같은 커다란 소라가 내 품으로 오게 된 것은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장 에서였다. 누군가에게는 필요 없는 부피감만 큰 쓰레기였겠지만 나에게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귀한 인테리어 소품이었다. 길이가 무려 30~40cm 나 되는 소라 껍데기로 무게감도 있고 색감도 깨끗했다. 화장실 욕조 옆이나 야외 정원 조형물로 사용하면 시원한 분위기로 멋이 날 듯 하여 집으로 들고 와 정원 철제 선반에 올려두었다. 역시나 제 자리를 찾은 듯 위풍당당 보배로운 몸을 뽐내고 있다.

이 진열장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얻어 왔는데 모양도 예쁘고 자리도 그리 차지하지 않을 것 같아 누가 들고 갈 새라 얼른 갖고 왔다. 누군가 나를 본다면 왜 이리 저이는 남이 버린 물건을 들고 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물건을 필요한 사람이 가져와 가치 있게 다시 쓴다면 그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예전엔 칸칸이 나뉘어 있는 진열장에 여러 가지 소품을 올려놓고 사용했지만 현재는 옥상 정원에 두고 모자나 정원용품 등을 올려두고 사용한다. 사실 공으로 얻은 것이라 쓰기에도 맘 편하다.

누군가 버린 귀중한 물건은 또 있었다. 수태로 감아 말 모양을 만든 이 토피어리는 식물이 죽어서 버려진 듯 했다. 그러나 그 모양 자체로도 예뻐 집으로 가지고 와 옥상 수전 옆에 세워 두었다. 분무기로 수태를 촉촉이 적셔주면 온실 습도도 맞춰 줄 것이고 헐벗은 말의 몸에 덩굴 식물을 감아두면 초록색 색감으로 온실 분위기를 상쾌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 사진은 유행 지난 빈티지 드레스인데 책 속의 주인공 빨간 머리 앤이 입고 싶어 했을 만큼의 화려한 색감의 고풍스러운 디자인이다. 글쓴이가 바닷가에 놀러갈 때 용기를 내서 입기도 했지만 이 드레스도 인테리어소품 역할을 한 몫 제대로 하고 있다. 겨울 내내 집안에서 에어컨 가리개로 사용했기에 말이다.
빈티지 옷들은 새 상품이 아니기에 입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의외로 빈티지 의류들은 구석구석 세밀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손작업 되어 있는 경우도 많고 흔하지 않은 패턴과 색감으로 희소성의 가치도 크다. 물론 빈티지 의류 중에는 실제 사용하지 않은 재고품인 경우도 있다.
이렇듯 새 상품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면 구제 가게나 재활용 센터에서도 가치 있는 나만의 물건을 재미나게 선택할 수 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니 일거양득의 행복도 누릴 수 있으며 필요 없는 우리 집 물건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글쓴이도 가지고 온 토피어리 말에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하는 숙제가 생겼으니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열심히, 또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칼럼니스트 임의선은 상명대학교에서 배웠다. 생각나는 대로 만들고 오리고 그리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바느질과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동네 엄마들에게 수다와 바느질을 가르치고 소피의 오물리조물리(http://blog.naver.com/ken2002)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개구쟁이 아들 녀석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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