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엄마들은 오늘 어떻게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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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되면 모유 영양이 없어진다?

근거도 없이 퍼지는 모유수유 속설

redist96@naver.com

[연재] 김나희의 불량정보 거기 서!

 

국제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모유수유 최소 기간은 2년입니다. 아기의 면역, 영양, 정서, 지능 발달 및 엄마의 건강을 위해서 생후 2년간은 모유를 먹일 것을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생후 1년은 꼭 먹일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지요. 최소 생후 2년간 모유를 먹일 것을 권유하고, 그 이상 오래 먹일수록 모유수유의 장점은 계속 누적된다고 공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상한 속설이 퍼져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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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생후 6개월에 모유수유를 중단한 사례를 봤습니다. 아기 어머니는 당분간 육아에만 집중하면 됐고, 아기와 어머니 둘 다 즐겁게 모유수유를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모유수유를 중단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6개월 넘어가면 모유 영양가가 떨어지니 수유를 딱 끊는 것이 좋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괜히 단유하게 된 겁니다. 6개월이라 이유식만 먹일 수 없으니 분유는 분유대로 새로 먹이기 시작하고요.

 

6개월에 모유에 영양가가 없어진다는 속설의 다른 버전도 있더군요. 돌 되면 그렇다는 것이죠. 얼마 전 어린이집 원장님이 ‘돌 되면 모유에 영양가가 없어지니까 끊어야 하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육아 전문가마저 잘못된 속설을 그대로 믿고 있다니!

 

왜 이런 속설이 퍼지게 됐는지 짐작이 갑니다. 생후 6개월째에는 모유만으로는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형식(이유식)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말이 와전돼 ‘모유의 영양분이 없다’고 변형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어른들이 먹는 음식의 세계를 아기에게 소개시키면서, 모자라는 영양분을 고형식이 채워주는 것이지요. 모유에는 여전히 영양이 풍부합니다만, 고형식‘도’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바나나에 영양이 풍부하지만 바나나만 먹고 살 수 없고, 달걀에 영양이 풍부하지만 달걀만 먹고 살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모유는 막강한 영양과 면역물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돌 전에는 모유를 주식으로 삼고 고형식(이유식)을 간식으로 먹어도 무방합니다. 모유 양은 점차 줄어들게 되지만 양이 줄어들어도 면역물질의 농도가 높아져서 아기에게 전달되는 면역물질의 양은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면역물질이 농축되는 6개월 이후의 알짜배기 모유를 끊어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또 생후 1년째에는 모유와 고형식(이유식)의 비율이 역전돼 이제 아기는 어른들처럼 세상 음식을 주식으로 삼게 되고 모유는 간식처럼 먹어도 됩니다. 모유를 끊어도 생존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모유가 영양가가 없다는 속설의 ‘1년 버전’은 아마 생후 1년에 아기가 모유에 의존하는 비중이 적어진다는 사실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유를 끊어도 아기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 모유를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아기는 여전히 모유를 원하고 모유의 영양과 면역과 안정감을 필요로 합니다. 1년 넘어서까지 아기는 모유를 먹어야 건강합니다.

 

다른 동물이 젖을 언제 떼는지 비교해볼까요? 포유동물 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금니가 다 났을 때 ▲어른 체중의 1/3까지 자랐을 때 ▲자기가 먹이를 직접 구할 수 있을 때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잠시만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습니다. 이빨이 나기 시작하고 소화기관이 준비가 되면 이유식을 시작하기는 하지만, 젖을 완전히 떼는 것은 이유식 시작부터 한참 뒤의 일입니다. 왜냐하면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되거나 먹을 것이 엄마젖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갑자기 굶게 될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이유식과 엄마젖을 오랫동안 병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사람의 아기는 더욱 미숙하기 때문에 더 오래 엄마젖에 의존하게 됩니다. 다른 종과 비교해보고, 전통 사회의 모유수유문화를 관찰해보면 사람의 자연스러운 젖 떼는 시기는 세 돌부터 일곱 돌 사이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자기 힘으로 산딸기라도 따먹을 수 있을 때가 돼야 젖을 완전히 뗄 수 있는 것이죠.

 

영양이 풍부하다며 우유는 간식으로 먹이는 집이 많지요. 그보다 소화가 잘 되고 영양이 더 풍부하고 아기에게 맞춤형으로 나오는 모유를 간식으로 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연히 더 좋겠지요? 모유를 오래 먹일수록 아기는 병에 덜 걸리고 더 똑똑하고 더 독립적이고 더 행복하게 자라납니다. 엄마에게도 좋아요. 모유를 오래 먹일수록 유방암이나 골다공증, 당뇨, 관절염 등 많은 병의 예방 효과가 더 커집니다.

 

가능하면 세 돌 넘어서까지 모유를 계속 먹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셨나요? 그럼 몇 년 동안이나 아기에게 매여 있으란 말이냐고 묻고 싶으신가요? 너무 놀라지 마시길. 생후 6개월부터 고형식(이유식)을 시작해서 서서히 고형식은 늘리고 모유수유는 줄입니다. 그래서 돌 때에는 모유는 간식 수준으로 줄여서 먹이면 됩니다. 아침에 한 번, 낮에 한 번, 자기 전 한 번 정도면 됩니다. 돌 이후에는 더 줄여서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만 먹일 수도 있고요. 일하는 엄마라도 가능한 스케줄이지요? 이렇게 하면 젖몸살 앓으며 힘들게 젖을 끊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젖이 줄게 됩니다.

 

모유수유를 지속하면 보너스가 더 있습니다. 아기가 아플 때 모유는 맞춤 면역을 제공하고, 다른 음식을 소화시키기 힘들 때 모유가 비상식량이 되어줍니다. 또 아기가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정서적 충격을 겪을 때 모유수유는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안정감을 준답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며 국제모유수유상담가이다. 진료와 육아에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둘 다 필요하다고 믿는다. 궁금한 건 절대 못 참고 직접 자료를 뒤지는 성격으로, 잘못된 육아정보를 조목조목 짚어보려고 한다. 자연출산을 통해 낳은 아기를 모유수유로 키우고 있는 중이며 대한 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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