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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통하고 쉴 틈 없다… 결혼이주여성 3명 중 1명 ‘우울’

언어 장벽·과도한 가사노동, 신체·정신 건강에 모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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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결혼이주민의 유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06년 9만 3786명이었던 결혼이주민은 2020년 16만 8594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베이비뉴스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결혼이주민의 유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06년 9만 3786명이었던 결혼이주민은 2020년 16만 8594명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이후 코로나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3년에는 17만 4895명으로 다시 많아졌다. 

특히 성별로 보면 결혼이주여성이 2006년 8만 2828명에서 2010년 12만 3093명으로 늘었고, 이후 12만~13만 명 수준을 유지하다 2023년 14만 369명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낯선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과 불안 등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취약한 모습을 보여,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러한 취약성의 배경에는 언어 능력 부족이나 과도한 가정 내 역할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의, 국립보건연구원의 국제결혼 이주여성 실태조사,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결혼이주여성의 건강' 보고서를 펴냈다. 이 조사는 향후 정례 조사 및 생애주기 맞춤형 건강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결혼이주여성 집단이 겪는 건강 및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조명하고, 현행 조사와 지원 체계의 한계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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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정 내 역할 분담을 살펴보면 집안일·가사노동 및 자녀 돌봄에 대한 결혼이주여성의 부담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45.5%는 대체로 집안일·가사노동은 본인이 맡고 있다고 답했고, 33%는 부부가 똑같이 분담한다고 했다. 항상 본인이 한다고 응답한 여성도 12%에 달했다. 

자녀 돌봄에서도 여성의 44.4%가 주로 본인이 담당한다고 답했고, 부부가 함께 분담한다는 응답은 35.4%였다. 항상 본인이 도맡아 한다는 응답은 12.8%로 적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중한 부담은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활동 참여 및 건강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삶의 질 저하 및 정신적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결혼이주여성의 우울 증상의 비율은 3명중 1명 꼴(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 31.5%, 태국 30.2%, 캄보디아 30.1%)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어 구사 능력이 부족할수록 우울감이 심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응시한 결혼이주여성의 비율은 22.6%에 불과했으며, 응시자 중 5~6급(고급) 취득자는 30%에 그쳤다. 3~4급(중급)은 30.5%, 1~2급(초급)은 23%였다.

보고서는 "결혼이주여성은 이주 과정에서 언어 장벽, 사회적 관계망 부족, 차별 경험 등으로 인해 심리적·사회적 취약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언어 능력은 이들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과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언어 능력은 필수적인 정보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한편, 사회적 교류와 문화 적응을 저해해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결혼이주여성은 자녀 교육 문제와 관련해서 모국 출신 지인과 상담한다는 비율이 35.3%로 한국인 지인(20.7%)보다 높았다. 의논할 사람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26.7%에 달해 사회적 관계망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또한 여가 및 취미생활을 함께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37.3%로 나타나 사회 교류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결혼이주여성의 건강 문제가 부각되고 있음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조사 인프라는 아직 미흡하다. 결혼이주여성의 건강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조사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비 연구에서 도출된 방안을 실행에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례적인 건강 조사를 위한 예산 확보와 제도 설계, 조사 인력 양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결혼이주여성의 건강 각 영역에 대한 세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내 자조 모임 활성화 등을 통해 상호 지원망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이 가족 내 건강 관리자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고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건강 형평성과 사회통합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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