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하지만 멋스런 나만의 인테리어
과감한 장식으로 개성살린 유명인들의 집
[연재] 임의선의 힐링 인테리어
가끔 예쁜 집 소개와 인테리어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보며 한참 생각에 잠기곤 한다. 대부분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보면 깨끗하다, 정리가 잘 돼 있다 등의 칭찬 일색이고 손때가 많이 가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늘어놓을수록 장식이 너무 과하다 비용이 많이 들어 보인다 등의 씁쓸한 평가를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림살이를 숨기고 진열한 물건이 적고 여백이 많은 인테리어가 좋은 인테리어이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꾸며놓은 집은 좋은 인테리어가 아니라는 생각은 어떤 기준에서 나온 것일까. 어느 것이 더 훌륭한 인테리어인가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고 또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인테리어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해온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정관념은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오브제들을 어떠한 규칙이 없이 적절하게 모아놓아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을 조화롭게 만들어 보는 것, 제각기 다른 스타일의 가구들이 함께 있어도 어색하지 않게 장난기 있는 자유분방한 발상들로 뒤섞어 새로운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도 창조적이며 재밌을 것 같다.
우리 집 인테리어는 다른 이의 눈이나 평가에 의식하지 않고 내가 편안하고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자신 있고 즐겁게 꾸미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를 모티브삼아 꾸밀 수도 있고 동서양의 제품을 믹스 매치하여 장식할 수도 내가 만든 핸드메이드 물건들, 가족에게서 물려받은 역사가 있고 유서 깊은 가구들,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보물들, 아이들이나 무명작가의 그림들,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는 가방들, 옷들, 우리 집 책들 이 모두가 나만의 개성을 깃들게 하는 내 스타일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 사진은 식탁 위와 벽에 있는 그릇들이 어지럽고 질서가 없어 보이나 옐로우, 블루, 레드의 색감으로 정감 있는 컨츄리 스타일의 부엌을 완성했다. 수납이라는 것은 감추기 위한 수납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보이고 드러내는 수납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집에서 실 사용하는 그릇일지라도 내 맘에 들고 디자인이 예쁘다면 충분히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배치해 장식적인 효과를 주고 집 주인의 취향도 엿볼 수 있게 된다.
여기는 패브릭 디자이너 카페 파셋의 리빙 룸이다. 사실 카페 파셋의 패브릭 프린트를 보면 색감이 형형색색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채로운 색상을 뿜어낸다. 그의 집 역시 평범하지 않은 스타일로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로 장식 하고 그만이 가질 수 있는 스타일을 맘껏 표출했다. 꼭 디자이너라서가 아니라 우리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도 누구나가 나만의 스타일은 가질 수 있는 법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배우 끌로에 세비니의 집이다. 이 배우를 알게 된 계기는 영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빈티지한 패션 감각에 매력을 느끼고 뭔지 모를 아우라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녀의 패션 감각만큼이나 빈티지하고 몽환적인 방, 과감한 벽지 스타일이 아무나 소화해 낼 수 없을 것 같지만 우리도 다음엔 밋밋한 벽지가 아닌 고풍스러우나 과감한 장식적인 꽃무늬 벽지를 선택할 수도 있음이다.
패치워크 가구들로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 리사 와트머의 쇼룸이다. 그녀는 기존에 버려지는 패브릭들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디자이너다. 색감이 화려하고 다양한 패브릭들의 어우러짐이 독특하며 고급스럽게 보인다. 그녀의 디자인은 하나의 패브릭에 우선순위를 두거나 비중을 두지 않고 동등한 시각에서 조화롭게 작품을 탄생시키며 더불어 환경까지 생각한다.
다음은 배우, 디자이너, 작가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집이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평범치 않은 삶을 살아온 그녀의 집은 그녀의 예술적인 끼가 고스란히 엿보인다. 과감하고 장식적이고 부유한 성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드는데 이것역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그녀만의 스타일이다.
이렇듯 유명인들의 집에 진열해 놓은 장식품들 중에는 고가품도 있겠지만 게 중에는 벼룩시장이나 바자회에서 구해온 것부터 여러 가지 스토리를 담은 물건도 있을 것이고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것도 있을 것이다. 인테리어가 돈이면 다 된다는 색안경은 벗어 던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꾸준히 실천해 보자.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보거나 기존의 것을 리폼 하는 것도 보람되고 좋을 것 같다.
또한 눈에 안보이게 치워 놓으려고만 하지 말고 내 맘에 드는 것은 옆에 두고 볼 수 있도록 진열하고 어떻게 하면 조화로워 보일지 아이디어를 내보자. 눈에 안보이게 감추는 것이 꼭 보기 좋다 할 수 없고 그 공간이 재미없는 죽은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한꺼번에 모든 걸 이루려 욕심 부리지 말고 가끔은 과감한 시도도 하면서 나만의 고유의 개성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칼럼니스트 임의선은 상명대학교에서 배웠다. 생각나는 대로 만들고 오리고 그리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바느질과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동네 엄마들에게 수다와 바느질을 가르치고 소피의 오물리조물리(http://blog.naver.com/ken2002)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개구쟁이 아들 녀석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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