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정위탁, 사회복지 연대로 드러내야 한다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23. 초록우산 경남지역본부 복지사업팀 박혜진 과장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가정위탁 아동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가정위탁'의 다양한 사례를 조명해 제도 보완점과 개선 방안을 찾아보는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위탁가정의 이야기와 제도의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탁아동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과 지지를 모아가고자 합니다. 매주 월요일 가정위탁 제도를 위한 아동, 부모,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아동복지 현장에서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작년 초 지역 사회복지기관의 의뢰로 상담했던 한 가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가정의 상황은 매우 복잡했다. 어린 엄마는 홀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양육을 포기했고, 아이의 조부모도 모두 세상을 떠난 탓에 결국 고모할머니가 아이를 맡아 키우고 있었다. 이 가정은 가정위탁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고모할머니는 제도의 존재를 알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10년이 넘는 양육 기간 동안 생활의 무게를 홀로 견디며 아이를 키워오다가, 필자가 제도를 안내하고 신청 방법을 설명한 뒤에야 비로소 위탁가정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실제 현장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과거보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다곤 하지만 교육 수준과 지역 여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소외된 가정들은 존재한다. 물론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제도를 안내하고 전달하고 있으나, 모든 공백을 해소하기에는 인적·물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현재 가정위탁제도에 대한 홍보는 비혈연 위탁부모 발굴에 집중되어 있고,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나 잠재 위탁가정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안내가 충분하지 않아 이러한 공백은 커진다. 또한 대부분의 사회복지제도처럼 신청주의에 의존하다 보니, 제도를 알지 못하면 지원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차단되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장의 종사자와 보호필요가정이 보다 쉽게 제도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신청주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발굴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교육을 강화하고, 제도가 비혈연 위탁부모 발굴과 함께, 지역사회 내 친·인척 등 잠재 위탁가정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홍보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신청주의만으로는 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충분히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기관 간 정보 연계와 협업을 강화하여 잠재적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진정한 사회복지란, 이미 제도의 혜택을 받는 이들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사각지대 속에서 아직 여전히 보호받지 못한 이들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보호가 더욱 절실한 존재다. 사회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아이들을 먼저 찾아내고, 그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가정위탁제도가 신청해야 하는 것이 아닌 발굴과 연계 중심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보다 많은 아이들이 가정의 품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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