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아기, 억지로 멈추게 마세요
울고 있는 아기, 억지로 멈추게 마세요
  • 칼럼니스트 조연상
  • 승인 2013.08.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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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기가 우는 생리는 뇌를 보호하기 위한 것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사람이 태어나서 맨 처음으로 하는 행동이 울음이고 맨 처음 내는 소리가 울음소리입니다. 그러나 왜 울고 또 울음소리를 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확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흔히 폐에 남아 있는 노폐물을 내보내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노폐물 배출이 중요한 이유라면 자연이 기침이라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두고 울음을 선택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먼저 모든 생명체의 기본 생리인 기의 흐름으로 울음을 이해해 보면 거기서 울음이란 우리 몸의 생리에 왜 중요한 것인지 저절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울어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추론될 것입니다.

 

울음이란 눈에서 눈물이 나오고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합니다. 때로는 눈물은 없고 소리만 있기도 하고 반대로 눈물은 나오는데 소리는 나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만 자연스러운 울음은 눈물과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운다는 것은 눈 코 입귀에서 체액을 배출하고 소리 내는 과정을 통해 눈 코 입 귀의 내부 점막을 울리게 하여 체액배출을 쉽게 해주는 것입니다. 즉 머리의 습을 자연스럽게 배출해주는 생리가 바로 울음의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머리에 습에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습이란 혈을 통해 운반되고 혈은 기를 따라 가는 것이므로 머리에 기혈이 몰리면 습이 생기는 것입니다. 다행이 습이 천천히 몰리면 몸에서는 그에 대해 적응을 하지만 갑자기 머리에 몰리면 적응하기 어렵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므로 습을 배출하기 위한 비상기전을 가동하게 되는데 그것이 울음입니다. 그러면 기혈이 갑자기 머리로 몰리는 이유를 다시 찾아보아야 하겠네요.

 

보통의 경우는 억울할 때입니다. 즉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일을 당하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간(肝) 기운을 발산시키게 되는데 그러나 밖으로 발산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미 간에서 발산된 기는 몸 안에 뭉치게 됩니다. 그러나 몸 안에 뭉치는 것이 용량을 넘어서게 되면 게릴라성 폭우에 배수구 물이 역류해 넘치듯 뭉쳐있던 기는 머리로 올라와 위험수위가 되면 얼굴의 내부 점막을 통해 기를 발산시키게 되는데 그 과정이 바로 울음인 것입니다. 습의 배출은 주로 뇌의 것을 먼저 배출해야 하므로 대뇌에 가까운 눈에서 많이 나오니 눈물인 것이고 눈물로 배출이 충분하지 않으면 콧물이나 입으로 배출되기도 합니다.

 

아기들이 우는 이유는 나름대로 억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젖을 먹을 때가 됐는데 안준다든가 혹은 어디가 아프다든가 혹은 무서움(참고로 공포 자체는 몸을 굳게 만듭니다) 등으로 스스로는 이유 없이 당했다고 생각하기에 억울한 것입니다.

 

만일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울지 않는다면 뇌습으로 인해 아기는 병증이 바로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기가 너무 울면 경기하는 이유는 뇌에 기혈이 몰리는 속도에 비하여 배출하는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습의 배출을 용이하기 위해 체열을 높이는 기전도 동반됩니다. 즉 소위 열성경련이란 열이 올라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뇌에 습이 많아 그 습을 배출하기 위한 기전으로 열을 올리는 것인데 열을 올리는 것으로도 모자라면 뇌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중지해 중풍으로 발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 열성경련인 것입니다.

 

따라서 아기가 울 때는 억지로 울음을 그치게 하지 말고 아기의 억울함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억울한 것을 먼저 해소시켜 줘야 합니다. 우는 것이 귀찮다고 아기를 겁박하여 울음을 그치게 하거나 달래도 소용없다고 울음을 그칠 때까지 그대로 방치하면 아기는 뇌에 습이 몰려 경련 간질 뇌수종 중풍 등의 병증이 생기거나 혹은 중이염 축농증 비염 인후염 등 안면내부의 점막에 생길 수 있는 증상이 악화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갓난아기가 우는 이유를 덧붙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엄마의 자궁 안은 양수로 채워져 있고 그리고 태아는 엄마의 혈액과 양수를 통해 천기를 흡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아기의 호흡기는 양수를 머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오면 바로 외부 공기로 호흡을 해야 하므로 이미 천기가 소모된 양수는 그냥 습으로 남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것을 밖으로 배출하는 기전이 필요합니다. 이 때 기침이 가장 빠르고 강한 배출법이지만 그러나 기침은 그 압력이 뇌를 압박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기의 습은 호흡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태아의 머리 위치 등으로 뇌에 더 많이 몰려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침의 압력은 뇌의 습을 배출하는데 오히려 장애가 됩니다. 결국 기침은 습을 배출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가 없고 울음이 최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아기를 보는데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저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언행이 알고 보면 가장 과학적임을 아셨으면 합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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