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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끌고 인도와 차도 오가는 이유

인도가 엉망... 휠체어 장애인과 시각장애인도 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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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부모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 가고 싶은 유모차

 

사회는 발전하는 것 같지만 행정이나 편의 서비스 등은 도퇴되는 느낌입니다. ⓒ고요나
사회는 발전하는 것 같지만 행정이나 편의 서비스 등은 도퇴되는 느낌입니다. ⓒ고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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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님께.

 

안녕하세요. 33세 결혼 5년차 주부입니다.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신 박대통령님께 기대도 많고 바라는 점이 많습니다. 다른 건 다 제쳐 두더라도 여자이시기 때문에 여자의 맘을 더 잘 아실 것이라 믿지만 벌써부터 무상보육 제정이 바닥나는 현실을 볼 때 너무너무 걱정스럽습니다.

 

5년 동안에 다 바꾸실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공약하신 건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다음 대통령이 여자일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박대통령님께서 꼭 하셔야 합니다. 짧은 제 지식과 견해를 감히 말씀드리지만 가장 평범한 서민이기에 저의 의견과 같은 사람이 많으리라 봅니다.
  
현재 34개월 딸을 기르고 있는데, 아이 키우기가 정말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둘째를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어른들은 다 그렇다면서 말씀하시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힘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육아 비용도 무시하지 못하고 사회는 발전하는 것 같지만 행정이나 편의 서비스 등은 도퇴되는 느낌입니다.
  
저는 자동차 없는 뚜벅이 부모 입니다. 지방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서울로 8년 전 이사왔고 전세로 2년마다 이사 다니며, 내 집하나 장만하고자 그 흔한 자동차 한 대 사지않고 버티고 버텼습니다. 그래도 남편과 둘만 있을 때는 워낙 지하철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자동차의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이 낳고 아이가 커가면서 너무 너무 힘이 듭니다.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아이와 유모차를 끌고 나가는 건 '지옥' 그 자체입니다.
  
2돌 미만에는 아기띠나 포대기로 겨우겨우 데리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2돌이 넘어서고 10kg이 넘어 가면서 유모차는 필수가 되었지만, 유모차를 가지고 대중교통으로 다니기에는 불편한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지하철은 그나마 빙 돌아가더라도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도 계획적으로 설치되지 않고 군데 군데 계단이 병행되어 있어 경사로가 없으면 있으나 마나 입니다. 특히 환승역에는 가관입니다.

 

겨우겨우 승차해서 보면 임산부, 유아동반 좌석에는 항상 아저씨와 아가씨들이 앉아 있습니다. 나름 임산부, 유아 동반자 우선 배려석이라고 해 놨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이지 못한 홍보와 무지한 시민의식 때문에 배려석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가장 다닐 만 하기 때문에 지하철을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버스는 아예 이용할 생각조차 접었습니다. 요즘 저상버스도 많지만 유모차를 가지고 탑승하는 건 하늘에 별 따기 입니다.
  
이건 유모차만 해당되는 게 하니라 장애인분들 휠체어도 해당이 됩니다. 저상버스라도 탈라치면 정차시간도 길고, 뒷문을 열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내리기가 너무 힘들어 아예 태워주질 않습니다.

 

저상버스가 도입된 이후로 딱 한번 휠체어가 타는 거 봤습니다. 그 이후는 몇 년이 지났는데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뒷문열고 발판 빼서 차체를 내리고 하는 것 못하시는 기사님들의 대부분 일 것입니다. 이해는 합니다. 배차시간에 쫓기는데 그걸 어떻게 하고 있겠습니까? 그러니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택시는 가까운 거리면 다닐 만 합니다. 하지만 유모차를 가지고 이용하려하면 승차거부가 태반입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트렁크 열어주시는 기사님 만나면 다행이구요. 내려서 유모차 운반해주시는 기사님은 로또입니다.

 

힘들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인도는 왜 그리 엉망인지요? 유모차 끌고 인도와 차도를 오가며 위험하게 가는 곳이 많습니다. 강남이나 아파트 생활권에는 편한 곳도 있지만, 그외 지역과 각종 편의시설, 관공서 등 이건 유모차뿐만 아니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들도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직접 육아 경험은 없으시지만, 간접적으로 조카나 친척들 많으시잖아요. 보고 듣는 거 많으시잖아요! 이제는 관심 좀 더 가져주시고,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 좀 만들어 주세요.


우선 아이를 많이 낳도록 도와주시고 발판을 닦아 주시는 게 첫 번째 하실 일입니다. 교육비용은 최소한으로 들게 해주시고, 혼자 독립할 나이, 최소한 대학 입학 전 까지는 학교 걱정 없이, 범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도록 초석을 세워 주셨으면 합니다.

 

최초의 여자 대통령으로서 여자의 입장에서, 가장 뛰어난 대통령이었다는 역사를 남겨주세요. 믿고 기다려 보겠습니다. 그리고 훗날, 제 아이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면 '박대통령만큼만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공모 안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 - 가고 싶은 유모차' 공모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습니다. 유모차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했던 점과 유모차를 이용하게 되면서 교통약자에 대한 자신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적어 보내면 됩니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됩니다. ▶ 보내실 곳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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