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중 생리는 보간(補肝)이 꼭 필요
수유 중 생리는 원정의 손실로 평생 건강에 영향을 줍니다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출산 후 아기한테 젖을 주게 되면 보통 생리는 중단됩니다. 이유는 연속 임신은 엄마의 건강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만일 연속 임신이 되었을 때 태아의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세대가 내려갈수록 좀 더 강한 생명체를 원하는 자연의 배려이기도 합니다만 또한 엄마 몸의 생리적인 한계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젖은 아기의 성장에 필요한 정분(精分)을 담고 있는데 이 정분은 결국 엄마로부터 생기는 것이므로 엄마는 그 만큼 정분을 배출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생리로 인해 정분의 기초가 되는 혈까지 배출하게 되면 엄마의 건강은 무너질 수밖에 없으므로 개체의 건강한 생존을 위해서도 수유와 생리가 겹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수유 중에 생리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드물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찾아보면 그런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또한 연년생을 출산한 경우 역시 수유와 출산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줍니다. 요즘은 맞벌이로 인하여 수유기간이 대체로 짧지만 아직도 2년 이상 수유하는 경우도 있고 출산 후 생리도 두세 달 만에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연은 일반적인 원칙에는 반드시 예외를 두어 종(種)의 다양성이라는 더 큰 목적을 실현시키나 봅니다.
자, 중요한 것은 수유와 생리가 겹쳐서 일어날 경우가 엄마와 갓난아기의 생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그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예부터 임신전후나 출산 한 후에는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후손을 중요시한 우리 선조들은 임신 중에는 비록 엄마가 제대로 먹지 못해도 아기는 엄마의 육체로 저장되어 있는 정혈(精血)을 냉혹하게 빨아먹으니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출산 후에는 아기를 먹여 살릴 젖이 잘 나와하므로 그 때부터는 엄마의 몸에 할 수 없이 신경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일반 서민들한테는 당장 부모님 상 차려주기도 힘든데 산부에게 먹일 고기 같은 정분이 실한 음식은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대안이 동네 냇가에 나가서 잉어나 붕어 가물치 등을 민물고기라도 잡아다 고아 먹이는 것입니다. 물론 해안이나 섬 지방에서는 예컨대 자금바리 같은 귀한 어류가 대신하였을 것입니다.
요즘이야 먹을거리가 풍부하니 구태여 옛날과 같은 방법을 따라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예컨대 2000cc 통에 3000cc 의 기름을 다 넣을 수가 없듯이 사람의 신체적 조건에 따라 섭취한 음식을 모두 내 몸의 영양(정분)으로 전환시킬 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수유와 생리를 동시에 겸하는 산부한테는 부족한 정분의 손실을 보충해 주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지쳐있는 산부가 주어진 영양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도록 오장의 기능을 바로 잡아주는 기전을 극대화시켜 주는 것입니다.
몸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순환시키고 배출하는 기관이 오장입니다. 그 가운데 음식을 섭취하여 내 몸의 피(혈분)와 살(정분)을 만들어 내는 장(臟)은 간(肝)입니다. 따라서 수유와 생리가 동시에 하는 산부한테는 간을 보해주는 것이 우선합니다. 필자가 간을 보해야 한다고 하니 독자 분들 가운데 매체를 통하여 간에 좋다는 음식이나 건강보조 식품을 떠올리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절대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닙니다. 필자의 뜻은 간을 보하기 위해서는 왜 간에 피로가 걸리는지 그 병리적인 이유를 알아서 바로 그 병리적인 원인을 없애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간이 약해지는 이유는 심장이 피로하여 간 모세혈관에 기혈이 공급되지 않은 경우, 폐가 약하여 천기를 공급하지 못하여 혈이 탁해진 경우, 신장에 문제가 있어 피를 맑게 하지 못할 경우, 비장이 피로해서 간에 습담이 쌓일 경우 또한 환경적인 이유 등을 모두 살피어 그 사람에 맞는 처방이 필요할 뿐입니다.
끝으로 사례를 들어봅니다. 30대 후반의 엄마가 둘째 아이를 낳고 모유 수유 중이었는데 세달 째에 생리가 나왔습니다. 생리가 나오면서 젖이 줄어들고 소위 산후풍이란 것으로 늘 으스스 춥고 전신 관절이 아프고 어지럽고 체중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아기한테 모유수유를 계속하고 싶어 했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 년 가까이 한약 처방을 받았습니다. 지금 아기가 13개월인데 아직도 수유 중이며 정상적인 생리를 하고 있지만 이제 엄마는 평소의 건강수준보다도 더 나아진 상태입니다. 또한 건강한 엄마젖 때문인지 13개월 남아는 4살 누나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압도하여 늘 누나가 당한다고 합니다.
정분의 손실은 쉽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마치 공장에서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제품의 손상은 쉽게 회복시킬 수 있지만 그러나 한번 파손된 생산설비는 쉽게 회복시킬 수 없는 것처럼 산후의 단순한 증상은 회복이 쉽지만 정분의 손실은 회복이 어려우므로 위의 사례처럼 먼저 예방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댓글을 쓰면 댓글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된 댓글은 24시간 안에 검토합니다 · 문의 [email protected]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