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부모들은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각종 학습지를 시키며 갖은 노력을 한다. 다른 아이보다 뒤처질까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완벽하게 한글을 터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의 성화에 어릴 때부터 공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효율적으로 한글을 익힐 수 있을까? 「아이의 가능성(장유경 지음, 예담프렌드)」이 소개하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글교육’을 실천해보자.
◇ 청각기억능력 키우기
글자를 가르칠 때는 먼저 소리를 듣는 귀를 단련시켜야 한다. 글자와 소리의 조합을 배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약국’이라는 글자는 눈에 보이지만 [약꾹]이라는 소리는 듣고 나면 금방 없어져버린다. 글자를 배우는 데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소리를 기억하는 능력, 바로 청각 기억 능력이다. 청각 기억 능력을 통해 눈으로 보고 있는 글자와 방금 들은 소리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청각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책을 많이 읽어줘야 한다. 책 읽어주기가 한글 학습을 위한 준비운동이다. 책을 많이 읽어줘 아이가 들은 내용을 따라 외울 정도가 되면 이제 소리와 글자를 연결할 준비가 된 것이다.
◇ 낱글자 익히기
[다람쥐]라는 소리를 들으면 [다]와 [람]과 [쥐]라는 3개의 소리가 합쳐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말소리는 그 뜻과 자동적으로 연결돼 [다람쥐]를 들으면 도토리를 먹는 귀여운 다람쥐를 떠오르게 된다. [다람쥐]의 첫소리가 [바다]나 [사이다]의 끝소리 [다]와 같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다람쥐]의 첫소리가 [다]이고 마지막 소리가 [쥐]라는 것을 깨닫는 능력을 음운 인식 능력이라고 한다. 말의 내용보다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 이 소리들을 하나씩 끊을 수 있게 되면 글자 하나와 소리 하나를 짝지어 읽을 준비가 된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글자를 몰라도 뜻만 알면 ‘사이다’, ‘다리’에서 '다'자를 찾아 읽을 수 있다.
◇ 자음과 모음 익히기
아이가 낱글자(나, 다, 라) 단위로 분리해 읽을 수 있다면 아는 낱글자들이 조합된 새로운 단어를 읽을 수 있다. 모르는 낱글자나 받침이 있는 단어들은 읽기 어렵기 때문에 자음과 모음의 이름을 가르쳐야 한다.
만 5세정도가 되면 자음과 모음의 음가를 가르쳐 한글을 깨칠 수 있다. 일단 ‘기역’, ‘니은’이라는 자소의 이름은 외워야 한다. ‘ㄱ’을 [기역]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꾸준히 반복해 외워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쓰기 학습도 병행할 수 있는데 아이에게는 자칫 재미없는 공부가 될 수 있으므로 짧은 시간에 흥미 있게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책을 많이 읽어주고 글자를 가르치고 외우게 하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 아이의 관심사로 한글 깨치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관심사를 활용해 한글을 가르치는 것도 방법이다. 제일 좋아하는 과자 이름을 읽게 하고, 공룡에 관심이 많다면 공룡사전을 통해 한글을 읽어나갈 수 있다.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 익힐 때 컴퓨터 자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자판에는 이미 자음과 모음이 분리돼 있으니 해당 자판을 누르면서 각각의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글자가 만들어지는 걸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은 손으로 글씨를 쓰기 힘든 아이들에게도 유용하다. 단, 아이들이 컴퓨터와 가까워질 수 있으니 이용시간을 부모가 잘 통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