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두 남녀의 사랑의 결실, 마치 선물과도 같은 아기. 엄마의 뱃속에 있는 사랑의 씨앗은 점점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 씨앗은 열 달 동안 완전한 축복과 격려, 그리고 사랑으로 자라는 특별한 씨앗이다. 남편이 아내의 부푼 배 위에 손을 갖다 대자 뱃속 씨앗은 더욱 크게 자라 나무가 됐다.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회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 오프닝 공연으로 펼쳐진 샌드애니메이션 줄거리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500여 명의 임산부와 남편들은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눈을 떼지 못했다.
임산부와 남편들은 김경환 작가의 손에 의해 공중에서 흩뿌려진 모래가 사람의 형태로 변할 때마다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태아와 탯줄의 모습까지 세밀하게 그려내는 손끝의 예술은 경이 그 자체였다. 스크린 속 태아가 관객들을 향해 웃어 보일 때는 임산부들이 저마다 배를 쓰다듬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제8회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는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관한 행사다. 지난해 열리지 않아 폐지된 것으로 알려진 정부 공식행사가 올해는 부활해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그동안 임산부·영유아 건강증진과 저출산 극복에 힘쓴 유공자에게 포상이 수여됐다.
먼저 대통령표창은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1호‘인 부산일신기독병원에서 20여 년간 출산 및 산전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이현숙 부산일신기독병원 수간호사가 단독으로 수상했다.
국무총리 표창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태아치료센터를 건립한 김암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교수, 미혼모들의 산전진료와 건강한 출산을 위해 별도의 진료시간을 배정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김석호 성애병원 이사장, 임산부전용 주차장 등 임산부배려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한 공로로 고영득 의왕시 보건사업과장이 선정됐다.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산부배려 정책에 대한 정보도 제공됐다. 복지부는 현재 남성의 육아참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더하세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퇴근 후 한잔보다 퇴근 후 아이들과 하는 주스 한 잔, 팀 회식보다 아빠가 해주는 음식으로 아이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초기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10월 중 기존 노약자석과 별도로 수도권 전철 1~8호선에 차량 1대당 2석의 임산부 배려석을 설치한다는 계획도 이날 공식 발표됐다.
이날 임산부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았던 프로그램은 ‘100인의 남편이 전하는 사랑 릴레이 영상편지’였다. 남편들은 그동안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어렵게 찾아온 아기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건강하게만 와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영순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예로부터 풍요로운 달을 뜻하는 10월과 귀한 생명을 10달 기다렸다 해서 10월 10일을 임산부의 날로 정하게 됐다. 그동안 임산부를 배려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이날이 올해 8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여러분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서 가정에는 자녀를, 국가에는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가장 중요한 국민을 낳는 일을 감당하길 바란다”며 “국가·사회·가정에서 1년 내내 이런 문화가 형성돼 귀한 생명을 가진 여러분이 제대로 인정받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