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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지 칼럼]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는 왜 문제집 대신 '질문'을 설계했을까?

[이연지의 문해력 미술로 여는 아이의 미래] IB 교육이 요구하는 '첫 번째 질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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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혁신가 일론 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진짜 어려운 것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올바른 질문을 찾고 나면 답을 구하는 건 오히려 쉬워진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역시 기술에 인문학적 질문을 던져 세상을 바꾼 대가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다는 대치동과 청담동에서는 지금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중의 어려운 심화 문제집은 백 점을 맞는 아이들이, 정작 학교에서 ‘스스로 주제를 정해 탐구하고 발표하라’는 초등 융합수행평가 앞에서는 연필도 대지 못한 채 무너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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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지는 질문에 정답만 고르던 아이들이 마주한 위기, 그 해답은 바로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가 가졌던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식 ‘질문 설계 능력’에 있다.

우리가 아는 글로벌 리더들은 어린 시절 정형화된 암기식 공부에 갇혀 있지 않았다. 그들은 정답이 없는 도화지 위에 자신만의 질문을 던지고,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만드는 훈련을 반복했다. ⓒ베이비뉴스

◇ 문제집을 덮고 세상을 기획하는 아이들

우리가 아는 글로벌 리더들의 어린 시절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정형화된 암기식 공부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 앞에서 자신만의 질문을 던지고,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하나의 생각과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훈련을 반복했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을 얼마나 많이 외웠느냐만이 아니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문제를 구조화하며,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아이의 사고력을 키운다. 실제로 질문 생성과 문제해결능력의 관계를 다룬 교육학 연구에서도 학습자가 스스로 질문을 구조화하는 과정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 역량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행평가와 서·논술형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특징이 보인다. 학교 과제를 단순한 숙제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젝트로 받아들인다. 자료를 모으고, 핵심 내용을 골라내며, 이를 시각적·논리적으로 배열한다. 결국 평가의 결과를 가르는 것은 지식의 양보다 생각을 조직하는 힘에 가깝다.

◇ 창의력은 ‘잘 그리는 능력’이 아니다

예술과 창작 활동의 교육적 가치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게 하는 데 있지 않다. 정답이 없는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하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하며,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에 있다.

아이들은 창작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왜 이렇게 해야 할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내가 바꾼다면 무엇을 바꿀까’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들이 쌓이면 아이는 어느 순간 단순한 지식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각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설명하는 과정이다.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설명하다 보면 사고는 더욱 정교해진다. 창의성은 상상력에서 시작하지만, 논리적인 표현을 통해 비로소 하나의 역량이 된다.

◇ AI 시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보다 ‘질문’이다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지식의 양은 더 이상 절대적인 경쟁력이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찾고, AI를 활용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점점 보편화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느냐이다.

AI에게 정교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구분하며,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을 잘 만드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관찰하고, 의심하고, 상상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정답만 빠르게 찾아내던 아이가 어느 순간 성적의 정체기를 겪는다면, 더 많은 문제집을 건네는 것만이 해답은 아닐 수 있다. 이제는 아이의 사고 회로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상상하고, 이미지를 다시 말과 글로 설명하며,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는 경험. 이것이야말로 AI 시대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짜 교육일지 모른다.

우리 아이를 단순히 정답을 잘 맞히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아무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은 세상에서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문제를 정의하며, 새로운 세상을 기획하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

미래의 인재를 가르는 기준은 어쩌면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얼마나 많이 아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하고 어떻게 생각하는가.

*칼럼니스트 이연지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으며, 교육과 예술을 융합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력해온 교육 전문가다. 2017년 9월부터 ㈜책읽는미술관 프랜차이즈 대표를 맡아 교육 콘텐츠 개발과 운영을 이끌어왔다. 현재 ㈜책읽는미술관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육과 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 연구에 힘써왔으며, ㈜인터불고 뮤즈랩 대표로도 활동해왔다. 또한 (사)한국휴먼이미지디자인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으로 학술 활동을 병행해왔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수상 작가로서 공공기관과 대기업 미술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예술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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