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사람들의 생각은 각기 다르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를 모두가 좋아하진 않는다. 허니문 역시 마찬가지로 나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그리고 나와 함께 떠날 사람이 함께 좋아할 만한 곳으로 떠나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저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곳 한 곳을 선택해 중요한 허니문 여행지를 쉽게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선택은 권장하지 않는 편이다. 이왕 떠나는 한번 뿐인 허니문이라면 두 사람이 심사숙고해서 둘에게 '특별한' 허니문을 만들어 보는 것이 평생 사랑하고 함께 살아야 할 서로에게 큰 추억과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이색 여행지뿐 아니라 조금 다른 '테마'를 가진 허니문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유학원을 운영하다보니 이런 형태의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충분히 두 사람에게 좋은 기억이 될만할 듯 해 이번 칼럼을 통해 소개해 본다.
얼마 전 유학원 직원으로 있던 한 분이 함께 결혼할 남자와 함께 '허니문 + 어학연수'를 기획했다. 기왕 돈을 들일꺼면 둘만의 추억을 길게 남기고 싶었던 그들에게 보다 경제적이면서도 또 '영어공부'란 추가적인 선물까지 함께 갖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실제로 최근 허니문에 들어가는 비용이 1인당 300~500만 원 가까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어학연수로 한달 정도 연수를 갈 때 드는 비용에 거의 2~3배에 가깝다. 그들 부부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차근차근 따져보자.
첫 번째 여행지로 선택된 곳은 필리핀! 필리핀은 많은 관광지가 몰려있는 곳이기에 이미 허니문 여행지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며, 저렴한 어학연수를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이다. 즉 이번 테마에서 가장 장점은 '경제적' 허니문을 떠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필리핀으로 허니문으로 떠나는 이들은 입국 후 그리고 귀국 직전 다른 이들의 허니문과 같이 필리핀의 보라카이와 같은 여행지를 찾아 허니문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10만원이 채 안되는 국내선을 이용해 어학원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어학원을 이용하면 된다. 혹시 세부에 있는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한다면 국내선 비용도 필요없다. 물론 리조트 선택에 따라 비용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리조트 비용 역시 타 동남아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또한 어학원에서는 한달에 약 130만 원 전후의 금액으로 공부뿐 아니라 숙소와 식사까지 제공해 주고 있으니, 같은 기간이라면 개인적으로 호텔을 예약하고 식사를 하는 이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주말마다 저렴한 국내서 또는 페리 또는 버스편을 이용해 7000개가 넘는 섬이 있는 필리핀의 여행지를 둘러보면 제2, 제3의 허니문을 다녀올 수 있다. 필리핀 대부분의 어학원이 금요일 저녁부터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허니무너들에게는 한주 한주가 새로운 여행의 준비기간이 되는 것이다.
이번 테마의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영어공부'가 추가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사실 영어공부가 필요없다거나, 한달동안 휴가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번 테마의 허니문은 그저 시간 여유로운 사람들의 '남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시간만 낼 수 있다면 저렴하면서도 항상 고민인 '영어공부'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부에게 꽤 좋은 기억을 남길 허니문이 될 것이다.
물론 부부 어학연수란 점에서 미리 알아볼 것도 많이 있다. 부부가 함께 기숙사를 쓸 수 있는 어학원을 찾아야 하며, 또한 외출 허용과 교통편 그리고 각종 어학원의 규율 등도 잘 체크해야 한다. 일반적인 허니문보다 보다 심사숙고 해야 하지만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허니문이 될 것임을 확신해 본다.
*칼럼니스트 김영은 과거 항공사와 여행사, 관광청들이 보는 여행 관련 전문지 취재부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문유학 및 어학연수 업체인 유학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전문지에서 경험한 세계 곳곳의 여행지, 그리고 현업에 있으면서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를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uhakcompany)를 통해 더욱 많은 칼럼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