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선결제 후 변심해도 환불 가능… 공정위, 불공정 약관 손본다
계약 해지 제한·과도한 위약금 등 시정… 미사용 진료비 돌려받는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시술 비용을 미리 결제한 소비자는 앞으로 단순 변심이나 시술 결과에 대한 주관적인 불만족으로 계약을 중도 해지하더라도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2024년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이 많이 접수된 다시봄날의원, 닥터에버스의원, 미앤미의원, 뷰티라운지의원, 블리비의원, 샤인빔의원, 스노우의원, 상상의원, 아비쥬의원, 예쁨주의쁨의원, 유앤아이의원, 오라클피부과의원, 톡스앤필의원, 톤즈의원, 포에버의원(가나다순) 등 15개 피부·미용 의원의 선납진료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조항을 확인해 사업자들이 이를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선납진료는 소비자가 시술비를 미리 결제하는 대신 할인 등의 혜택을 받는 방식이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이용이 늘면서 관련 소비자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접수된 선납진료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총 1150건에 달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15개 의원 가운데 13곳은 소비자의 계약 해지권을 제한하는 약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계약 후 2개월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능하다'거나 '유효기간이 지나면 시술과 환불 모두 불가하다'는 조항이 대표적이었다. 일부 의원은 환불 과정에서 결제금액의 20~30%를 위약금으로 공제하는 약관도 두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조항이 소비자의 계약 해지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은 진료비 대부분을 위약금 명목으로 돌려주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어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의원들은 소비자가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위약금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하는 방식으로 약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다른 약관도 대거 개선됐다.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과 시술권 양도를 금지하거나 가족 1명에게만 허용하는 조항, 의료진의 고의·과실에 따른 책임까지 면제하는 조항, 지정 의료진이 퇴사해도 환불을 해주지 않는 조항 등이 삭제되거나 수정됐다.
공정위는 선납진료권은 향후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인 만큼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정 의사가 퇴사하거나 휴직했을 때 병원이 일방적으로 다른 의료진을 배정하고 환불을 거부하도록 한 약관도 개선됐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대체 의료진 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잔여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약관 시정 사례를 바탕으로 피부·미용 분야 선납진료 표준약관 제정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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