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아빠보다는 엄마를 더 닮는다
하얀 백지에 첫 색을 입혀주는 것은 엄마의 몸과 마음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생물학에 나오는 유전자이론에 지나치게 심취하면 아기는 엄마와 아빠를 각각 절반씩 닮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아기의 유전자는 엄마의 것과 아빠의 것이 합쳐진 것이니 (n + n -> 2n) 이 이론만 따지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과학적 이론이란 항상 완전한 것이 아니고 다만 완전한 것을 찾아가는 한 부분에 불과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화제의 결론부터 말하면 아기는 아빠보다는 엄마를 많이 닮습니다. 그러면 현대의 유전자조합의 이론이 틀린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유전자 조합이론 자체는 맞겠지만 그러나 유전자의 조합이 각각 절반씩이라고 하더라도 아기가 엄마를 더 닮을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것은 유전자의 조합이 똑 같은 일란성 쌍둥이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유전자가 밖으로 표현하는 생리적 정신적 특징은 유전자의 조합과 항상 합치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유전자가 절반씩 섞여 있다고 하더라도 아기는 엄마나 아빠 한쪽을 더 닮을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엄마를 더 닮는다는 것입니다.
왜 아기는 엄마를 더 닮게 될까요? 유전자와 그 유전자가 발현하는 내용이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면 그 이유는 누구라도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니까 엄마를 더 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상세한 설명보다는 간단하고 포괄적인 설명이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태아를 언제부터 생명으로 볼 것이냐는 생물학적 이유뿐만이 아니라 철학적 법률적 사회적 문화적인 배경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복잡한 개념정의가 필요합니다만 그러나 확실한 것은 태아의 오장과 뇌가 생성이 되면 분명히 태아는 생리적 대사뿐 아니라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때부터는 태아는 성장하면서 외부의 자극에 대해 자신에게 부여된 유전자라는 씨앗을 발아시켜 생명활동을 표현합니다.
외부의 자극이란 엄마의 정기(精氣)와 마음입니다. 즉 아기에게 임신 중의 엄마의 몸과 마음의 상태는 태아에게는 평생 동안 지울 수 없는 경험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하얀 도화지에 맨 처음 색을 칠하면 아무리 그 위에 덧칠을 하더라도 맨 처음에 칠해진 색이 덧칠에 영향을 주는 것과 갑은 이치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아기의 유전자가 엄마 아빠의 것의 절반씩이라고 하더라도 아기는 엄마를 더 닮은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 말은 태중의 아기를 올바르게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임신 중에 엄마의 건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은 몸을 움직이는데 이상이 없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개념에서 아기의 건강에 문제가 생깁니다. 진실로 건강의 가장 본질적인 개념은 오장의 균형이고 오장이 균형이 이뤄져야 생각이 바르고 감성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습니다.
예컨대 엄마의 오장균형이 무너져 간에 피로가 쌓이면 엄마 피부에 발진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 균형이 무너진 기미는 바로 태아한테 영향을 주어 태아는 선천성 아토피를 갖고 태어나거나 출생 후 곧 바로 태열로 그 깨어진 균형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바로 이것은 엄마가 근육활동을 충분히 잘해도 실제로는 이미 건강을 잃은 것을 입증해주는 한 사례입니다. 또한 간의 피로는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아기는 맨 처음의 경험으로 간의 피로를 느낀 것이므로 이 피로를 풀어내기 위해 갑작스럽게 간 기운을 밖으로 표출하게 되는데 이론 이의 결과로 갑작스럽게 화를 잘 내거나 관심의 대상을 쉽게 바꾸는데 이것을 병리적인 정신활동으로 바라보는 것이 소위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라는 것입니다.
이 처럼 아기들의 병증은 거의가 엄마의 임신준비기간과 임신 중의 섭생의 잘못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엄마는 임신 전에 이미 몸을 준비하고 임신 중에는 생활섭생에 주의하여 오장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예비 엄마가 스스로 건강을 진단하는 방법은 불과 한 오 분 동안만 자신의 몸 상태를 관찰하면 충분합니다.
우선 혀를 보아 혀가 커져있는지(커지면 치흔이 생긴다.) 백태가 많은지 색깔이 어두운지 물기가 많은지를 살펴보고 피부를 보아 피부가 어두운지 붉은지 뭐가 나는지 건조한지를 살펴보고 입술을 보아 입술선이 깨끗한지 말라 갈라져 있는지 발을 만져보아 유난히 차가운지 반대로 더운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음식섭생과 생활섭생 그리고 태교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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