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를 따뜻하게 풀어낸 '화이트 고릴라'
'다름'을 존중하게 만들어 주는 에듀메이션

31일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화이트 고릴라'는 신선한 캐릭터, 탄탄한 전개, 박진감, 재미와 감동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 한국에 개봉되기 전 이미 스페인에서는 무려 29주간 극장에서 롱런했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은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화이트 고릴라 '스노우'가 새하얀 털 색깔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던 끝에 평범한 검은 고릴라가 되기 위해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를 찾아 떠나는 모험담을 그렸다.
특별한 외모로 따돌림을 당하는 '스노우'는 지난 196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동물원에 있었던 세계 유일의 화이트 고릴라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된 캐릭터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안드레스 G 슈에 감독은 '화이트 고릴라'를 통해 아이들 사이에서 민감한 '왕따' 문제를 밝고 따뜻하게 풀어냈다. 나아가 따돌림에 대한 가슴 찡한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학교 내에서 따돌림을 당한 경험을 묻는 설문에 초등학생 3379명 중 9.7퍼센트인 328명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주 3회 이상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무려 1.1%. 그 어느 때보다 집단 내 따돌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처럼 '왕따' 문제가 심각해져 가는 요즘, 이 애니메이션 과연 그 '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 왕따에서 벗어나 친구가 생기는 해피엔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왕따 문제를 바라봐야 하는지 현실적인 시선을 제시해 준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막바지, 스노우를 진심으로 위하고 지켜주는 여자 아이 '폴라'가 스노우를 꼭 안아주는 장면은 가슴이 찡하게 저려온다. 이어 "우리에게 모두 다른 점이 있어"라며 왕따 주동자 '론'을 설득하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다름'은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만든다.
스노우를 납치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악당 '루크'와의 추격전을 구경하는 것도 이 애니메이션의 주요 감상 포인트다. 스노우를 위기에 빠뜨리기 위해 등장하는 루크는 다소 과장되면서도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쳐 관람객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특히 루크의 집에서 루크와 스노우의 쫒고 쫒기는 추격전은 세계적인 흥행작품 '나홀로 집에' 속 케빈과 도둑들의 유쾌한 한판승부를 연상케 한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동물들이 아옹다옹 살고 있는 바르셀로나 동물원, 아름다운 건축물로 수놓은 스페인의 전경 등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줄 볼거리도 가득하다. 여기에 훌륭한 그래픽 기술이 더해지니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깜빡 잊고 마치 실제 상황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다.
또 유쾌한 음악과 실력파 성우들의 목소리가 얹어지니 청각까지 만족스럽다. 중간 중간 들려오는 익숙한 유행어도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흥미진진한 모험담으로 '왕따' 문제를 따뜻하게 보여주는 에듀메이션 '화이트 고릴라'. 아이들에게 '다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게 되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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